정임이 가수가 된다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의외의 난관에 부딛쳤습니다. 얼굴없는 가수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얻은 후 첫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노래를 부르는 정임이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라디오 방송이지만 첫무대에서 정임은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도 못하고 허둥거리다 마이크까지 쓰러뜨리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39회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엔딩컷으로 마무리가 되구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0302256481&code=960801



정임이 가수가 되기를 기대하던 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당황하고 가슴 아파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필자도 예외가 아니구요. 가수의 자리가 어떤 자리입니까 자라입니다. 정임의 꿈입니다. 세속적인 인기와 돈을 추구하는 그런 가수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녀가 꿈꾸어 오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가수의 꿈이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40회에서 정임이 자신의 실수를 어떻게 수습할지 또 어떤 반전이 일어날지 아니면 가수와는 영영 멀어지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정임은 가수가 된다고 봅니다. 아니 되어야 합니다. 가수가 꼭 되어야 하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가수라는 것에 무게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가수라는 그 상징성이 중요한 것입니다. 정임이 태호와 별거를 하고 이혼을 하는 과정은 한 마디로 자기 정체성의 문제였습니다. 자신은 그저 아내, 며느리, 격에 맞지 않는 교수의 부인 등으로만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그녀가 가수가 된다는 것은 성공의 의미보다는 자기 정체성 찾기의 의미와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임이 가수가 되는 과정에서 가수 인순이가 직접 나와 정임의 연습을 돕습니다. 가수 인순이와 함께 하는 장면은 정임의 자기 정체성 찾기와 관련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인순이가 어떤 존재입니까? 자신의 정체성에 평생 괴로워했던 분입니다. 그런 그녀가 노래를 부르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고 이제는 자기의 힘들었던 과거를 노래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39회에서 인순이의 <기러기의 꿈> 일부가 부려지는 데요, 이 노래는 참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순이의 노래에는 진심이 담겨있고, 인내와 관용의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38회, 39회에서 가수 인순이가 잠깐 등장했지만 정말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찡해지기도 하더군요.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0101715281739143&outlink=2&SVEC



정임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가수 인순이와 정임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구의 삶이 더 어렵다, 더 힘들다라고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인순이의 삶이 더 힘들고 극적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는 인순이가 정임의 멘토나 스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임이 첫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 자신의 택시로 정임을 방송국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던 자신의 아버지 남기남의 말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도 그렇지만, 정임의 노래 연습을 위해 잠시 등장하기만 했지만 인순인의 존재만큼 감동적인 장면도 없었습니다.  필자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순이의 존재만큼 정임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실수는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상의 일시적인 고난일 뿐이지 그러한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 방송은 남아있습니다. 그녀가 그 자리에서 좀 더 솔직하고 진심을 내 보인다면 라디오 청취자들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와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일시적인 위기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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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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