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임의 오랜 꿈이 이제 이루어졌습니다. 가수의 꿈 말입니다. 청소부에서 가수가 되는 이 ‘신데델라 되기의 과정’ 이 좀 마뜩찮긴 하지만 정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이 다 이렇지 않았을까 싶네요. 가수가 되고픈 그녀의 꿈은 진정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라는 입장에서 7년 동안 태호의 뒷바라지만을 하면서 접어두었던 꿈이기만 했습니다. 남편 태호는 물론이고 시댁의 가족 그 어느 누구도 정임에게 그런 꿈이 있었고, 또 그런 꿈이 있다고 해도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해 본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시어머니 오순옥여사도 어떨지 모르겠군요. 정임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저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뒷바라지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을 삶의 이상으로 삼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은 먼지가 뒤덮인 지나온 삶의 한 모퉁이에 버려져 있었을 테구요.


이미지출처: KBS드라마 포토 갤러리


그런데 이런 꿈이 정임에게 다시 일어나는 일대 혁명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도대체 자신과 자신의 삶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의문은 남편 태호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삶에서는 결코 생길 수 없는 의문이었습니다. 사회와 가정에서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편 태호나 고고한 직장인 윤서영이 아니었다면 정임은 자신이나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갈등이 있는 곳에서만 인물은 성장하는 것이겠지요. 정임이 겪은 소외, 별거, 이혼등 일련의 고단한 과정이 정임에게는 피와 살이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정임을 다시 일어켜세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갈등이고 노뇌였던 입니다. 정임에게 다시 일어서도록 한 것은 그녀의 깊은 외로움과 소외감이었습니다. 또한 열등감이었습니다. 나는 왜 이것 밖에 될 수 없나 하는 오기나 분노 같은 것도 치솟아 올랐을 것입니다. 교수 남편과 세련된 아나운서 서영이 벌이는 그 애정 행각을 지켜보면서 정임은 질투보다는 자기 처지가 한없이 불쌍했을 것입니다. 그 외로움을, 소외감을, 열등감을 훌훌 털고 일어나고 싶었던 것입니다.

 

태호는 이런 정임의 속마음을 전혀 알지도 못하고 눈치채지도 못했습니다. 최현욱의 말처럼 아내 정임의 진가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수인 자신의 뒷바라지나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윤서영과 애정 행각을 벌여도 정임의 마음이 어떠할지, 어떤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정말 화가 나는 것은 태호는 사회학과 교수로서 TV의 남녀관계를 다루는 인기 프로그램인 <결혼해주세요>를 진행하다는 사실입니다. 남의 고민과 갈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인지는 모르지만 자기 아내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몰랐던 것입니다. 사회적 이미지와 가정적인 이미지는 너무나도 다른 위선적인 인간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미지출처:Epochtimes.co.kr


그런데 태호는 여전히 정임의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임이 가수가 되고자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이해할질 못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자신이 교수가 되기 위해 정임이 뒷바라지를 한 사실과는 너무 나도 상반된 태도입니다. 만약 정임이 교수가 되겠다는 태호에게 무슨 교수가 되겠다고 하느냐는 식의 태도를 보여주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인간은 자기 중심적입니다만, 교수인 태호는 너무나도 자기 중심적입니다. 자기 출세는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정임은 단순히 가정에서 자신을 뒷바라지나 하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교수 아내라는 네임 밸류에 걸맞게 정임을 대우했더라면 경우는 또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수가 되고 난 후 정임에 대한 태호의 태도는 자신의 사회적인 지위에 걸맞지 않다는 식의 무시에 가깝습니다. 교수 부인에 걸맞는 자기 노력을 정임이 하지 않은 것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뭐 교수가 대단한 자리인가요? 교수 부인은 뭐 고상하기만 해야 하는 것인가요? 정임을 무시한 태호의 태도는 정말 교수 답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참 철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철 없는 교수.


아무튼 정임이 가수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부른 <Come closer>라는 노래가 라디오 데뷔를 하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모양입니다. 비록 얼굴 없는 가수 정임이지만 이제는 라디오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이 확정되었습니다. 아마도 태호가 윤서영과 함께 진행하던 TV 프로그램 ‘결혼해주세요‘ 를 그만두고 맡게 된 라디오 프로그램이 아닐까합니다. 과연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태호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정임이 인기 가수로서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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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