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훈의 정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호기심 유발이 시청률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한경훈의 정체가 시간이 갈수록 궁금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연호가 재직중인 초등학교에 생수를 배달하는 인부이자, 택시 기사에 원서를 읽고 번역을 하고, 방학중에는 영어교사까지 그 실체가 정말 호기심을 자아내었습니다. 그기다 준이라는 애까지 달고 있으니 삶 자체가 모조리 의혹투성입니다. 이런 한경훈이다 보니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한경훈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한경훈의 정체를 빨리 밝히기 보다는 적당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의도적으로 질질 끌어온 성격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우선 한경훈의 연인처럼 한 여자가 나타나 연호를 애태우기도 했는데요, 알고 보니 한경훈의 누나(변정수 분)더군요, 이 누나가 한경훈의 정체를 드러내는 결정적인 단서는 아니었습니다. 한경훈의 가족 관계가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에서 누나라는 인물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이 누나의 존재에 무언가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냥 누나라는 것이었죠. 그러니 맥이 좀 빠졌구요. 호기심을 잔뜩 가졌는데 누나의 존재는 한경훈에게 누나가 있구나, 그리고 이 누나의 행색으로 볼 때 유복한 가정이구나 하는 정도의 정보를 얻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한 가지가 더 있다면 필자의 추측이지만 혹 이 누나가 준이의 엄마가 아닐까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엄마는 아니더군요. 고모가 맞았습니다. 


사실 한경훈의 정체를 한꺼번에 다 드러낼수는 없고 보면 이렇게 순차적으로 드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누나의 존재를 한경훈의 정체와 관련하여 너무 신비롭게 가져간 것은 약간 군더더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누나와 어머니를 동시에 나타나게 하는 것이 극의 전개상 더 적합 한 것 같구요. 물론 한경훈과 엄마와의 사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누나 혼자 나타났겠지만, 누나는 한경훈에게 어머니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거든요. 누나가 한경훈과 엄마 사이에 매개적인 존재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 굳이 궂이 혼자 한경훈에게 다타날 이유가 없었던 거죠. 


그 다음으로 나타난 사람이 한경훈의 어머니(선우은숙 분)입니다. 한경훈의 정체를 드러내어줄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33회에서 어머니는 연호를 만나 가족의 이력을 자세히 말해주는 데요, 경훈의 누나는 아티스트에 공연기획자로 위트먼 스쿨을 졸업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위트먼 스쿨은 뮤지컬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경훈의 아버지는 재미 물리학자 한승재 박사입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대법관을 거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한치형 의원입니다. 한경훈은 항상 검소하고 청빈한 삶을 강조한 할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하는데요, 정말 한경훈의 현재의 삶은 너무나도 검소하고 청빈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연호와 나누는 어머니의 대화를 통해 한경훈의 가문이 정말 대단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쯤되면 지금까지 궁금했던 한경훈의 정체는 얼추 드러난 셈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경훈이 왜 이렇게 쟁쟁한 집안 배경에도 불구하고 홀로 준이와 함께 살고 있는지가 연속적으로 궁금해지는데요, 이 궁금증이 풀리는데도 1~2회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네요. 34회의 내용으로 대충 짐작해 보면 한경훈의 아내가 죽은 것이 어머니(선우은숙 분)가 직,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문제로 한경훈이 준이와 함께 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구요. 말하자면 고부간의 갈등 같은 것일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그 갈등의 원인은 자격이 되지 않는 며느리란 딱지가 아닐까 싶구요. 이런 과거의 사정이 있다보니 이번에는 경훈의 뜻에 따라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연호를 예비 며느리로 인정하는 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연호가 경훈과 어머니 사이의 관계를 매개해 주면 더욱 좋겠구요. 아무튼 34회에서 어머니와 경훈과의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대체로 드러났습니다. 한경훈이 왜 준이와 함께 힘들게 독립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경훈의 정체는 어떤 의미에서는 신파적인 요소가 다분해서 드라마의 전개상 군더더기 같은 면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한경훈은 평범한 애 딸린 홀아비가 더 났다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한경훈이 대단한 자신의 집안 백그라운드와는 관계없이 연호를 만나서 연애를 하고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한경훈의 정체가 드러나고 나니 약간 맥이 빠지긴 합니다만, 새로운 호기심들이 생겨나 반갑기도 합니다. 한경훈과 어머니의 갈등 원인과 한경훈의 아버지 한승재 박사의 정체 말입니다. 근데 아버지까지 나간 건 너무 앞서 나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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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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