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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문명 속에 감추어진 야만적인 광기



세련된 문명 속에 감추어진 야만적인 광기


무기는 인간들에게 혐오스러운 대상이다. 인간을 죽이기 위해 만든 더러운 발명품이다. 정의를 위해 불의를 응징하는 무기가 결코 아니다. 세상의 모든 무기들을 녹여서 쟁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황당하게 여겨질 것이다. 인간의 역사의 일부에는 전쟁의 역사가 있다. 그 전쟁의 역사만큼 인간은 야만적이다. 역사는 인간의 야만으로 얼룩져 있는 것이다. 때때로 역사를 배우는 인간이 그 야만적인 역사를 되풀이 하는 것으로 판단해 볼 때 인간은 교육이 불가능한 동물처럼 보인다.

무기의 발전이 진보일 수 있을까? 무기를 개발하고 성능을 높여가면서 진보라고 외치는 인간만큼 위선적일 수 있을까? 야만적인 수 있을까? 전쟁의 잠재 가능성이 아직도 인간을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무기 개발에 혈안이 되어 수많은 무기가 만들어지지만 그 한 켠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지 않는가? 고상하게 보이는 인간의 문명이지만 사실 거대한 정신병자들의 불가사의한 문명의 탑이다. 필자도 그 작은 일부가 되고 있는 거대한 탑이다. 하늘에 도달하기 위해 인간이 세운 바벨탑은 하나님이 파괴를 하셨지만 작금 인간이 세우고 있는 이 광기의 탑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평화와 희생을 역설한 교리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이 오만한 인간의 철의 탑은 언제쯤 응징하실까? 푸코의 <광기의 역사>에서 이성이 조직하는 합리성과 논리, 그리고 그것에 바탕한 중심 개념으로서의 권력이 바로 광기 그 자체이다. 정말 추방해야할 광기가 있다면 가장 이성적이라는 인간 그 자신이다.

미국은 자유와 평등의 상징이라고들 하지만 동시에 야만의 상징이기도 하다. 적어도 무기라는 측면에서는 그렇다. 아이언 트라이앵글이 의미하듯이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무기를 팔아 자본을 끌어 모으는 이익집단이다. 워싱턴이라는 고상한 그 이름과는 달리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이런 이익 집단의 소굴이기도 하다. 흑인들을 노예로 삼았던 그 잔혹하고 야만적인 본성이 고상한 모습으로 워싱턴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그 한 곁에 링컨 기념관이 있고, 워싱턴 기념비가 있다. 참으로 가관이다. 군수산업체, 국방부, 여기에 의회주의의 상징이라는 의회가 가세하고 있다. 무기를 줄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돈벌이 때문이다. 미친 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을 살상하는 무기를 만드는 인간들이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국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러시아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다.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서로 미쳤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서로 미친 짓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http://kr.news.yahoo.com/servi


현실론자들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강변할 것이다. 광기가 정상이 된 상태에서 '국방력' 이란 이 말은 딜레마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이 국방력이란 이름으로 이 광기가 법의 보호를 받는다. 무기가 나쁜 것은 알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이 광기의 표현. 세상은 항상 이런 식이다. 광기위의 평화 참 아늑도 하겠다.

소시지 참 맛있다. 느닷없이 왠 소고기인가? 예를 들어보기 위해서이다. 이 소시지가 포장되어 나와 있는 걸 보면 참 멋진 상품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과정을 역으로 추정해 보면 그 처음에 칼자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도축된 소나 돼지의 잔인하게 죽는 시체가 나타난다. 그리고 발라진 살이 등장한다. 그 다음 아주 먹음직한 살코기로 포장이 된다. 이렇듯 점차 고상하고 세련된 모양을 갖춘다. 인간의 문명도 이와 같지 않을까? 야만성이 고상하게 포장된 문명. 지금 인간의 문명은 고상해 보이지만 그 과정은 그야말로 야만적이다. 바로 포장된 소고기의 살코기와 같다. 멋진 무기의 이면에는 비인간적인 생각과 잔인한 인간의 본성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신형 무기를 소개하는 인터넷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정말 성능이 좋은 무기였다.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 폭탄이 그것이다. MOP폭탄은 3만 파운드급(약 13톤)으로 재래식 폭탄 중에서 최고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하 60m 이상을 파고들어 타격을 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인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MOAB’(Massive Ordnance Air Blast bomb)보다 거의 4톤이나 더 나가는 것이다.(http://service.nownewsnet.com/news/newsView.php?id=20091012601007.) 이 MOP이 실전 배치가 된다고 한다. 이렇게 성능 좋은 무기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을 더 많이 더 강력하게 죽일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사람을 대량으로 효율적으로 쉽게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연구한고 개발한다는 것은 731부대의 직접적인 인체 실험의 야만성이나 홀로코스트 대학살보다 고상하고 세련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무기가 한 번 사용되는 순간 그 야만성은 극에 달한다. 또한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서 개발한 무기라면 그 수요 창출이나 투자비 회수를 위해 무슨 짓이던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라크 전쟁이 스마트 탄의 실험장이 된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세련되고 고상하게 보이는 인간의 문명은 야만성이 가려져 있다. 고도의 수사이다. 이런 세상에 살아가면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신실한 기도가 응답없는 메아리가 된 지금 인간은 현실 속에서 어떻게 평화를 꿈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