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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온 일본인들 vs 용산 참사 희생자들




 

관광 온 일본인들 vs 용산 참사 희생자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315579


지난 14일 오후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어느 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일본인들이라는 사실을 너무 의식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고 예방하는 일이다. 또한 이런 일 때문에 한, 일 관계가 악화된다거나 과거사나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되는 일이 없어야 겠다. 그렇다고 과거사나 정치적인 문제를 망각해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문제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정운찬 총리가 일본 사망자들의 가족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상당한 비난이 가해지고 있는데, 필자는 한국의 총리가 일본 사망자들의 가족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그다지 불만스럽지는 않다.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한 두 명도 아니고 8명이나 되는 데 그렇게 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굳이 딴지를 걸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일본을 너무 의식한 지나친 처사가 아니기 위해서는 그러한 비슷한 불행에 대해서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똑 같은 잣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용산 참사의 경우 아직도 정부의 분명한 피해 보상과 공식적인 사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너무 하지 않는가? 관광 온 일본인들의 사망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관광은 커녕 생계를 위해 희생당한 용산 사망자들과 유족들은 방관할 수가 있는가? 이건 진보고 보수고를 떠나 일개 국민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법, 법 한다고 해도 용산 참사 희생자들도 엄연히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거리로 내몰린 그들에게 따뜻한 온정과 피해 보상 정도를 해주는 것이 국가의 도리가 아닌가? 살인자들도 인권이 있다고 하는 데 살인자들도 아닌 이들을 이렇게 방관할 수 있단 말인가?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9/11/16/0200000000AKR20091116117800051.HTML?did=1179m


또한 총리의 행동이 확고한 역사인식의 바탕에서 나왔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총리의 역사인식을 최근의 발언을 통해서 판단해 보았을 때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마루타' 와 '731' 부대를 모르던 총리였기 때문이다. 이런 총리였으니 일본인 사망자들의 유족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행동을 아무리 이해해 주려고 해고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친일파들을 제때에 청산하지 못한 가슴 아픈 역사에까지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진정성의 문제인 것이다. 일본인들 앞에서 아무리 무릎을 꿇어도 저 사람은 우리 역사에 대한 진정성은 믿고 있다는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마루타도, 731 부대도 모르고 있는 총리가 일본인들 앞에서 무릎을 덥썩 꿇는 모습에서 무슨 권위가 설 수 있다는 말인가? 정말 허수아비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교육자라면 청문회 당시에 깊은 자기 성찰과 함께 겸허한 모습으로 물러났어야 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교육적으로도 할 말이 없어진다.

제발, 정치인들을 비롯해서 가진 사람, 배운 사람들, 우리 사회에서 오블레스 오블레주를 몸소 실천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국가도, 법도, 도덕도, 교육도 존재할 당위성이 어디에 있는가.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 서 있는 대한민국이 도덕은 소말리아 수준이라고 한다면 소말리아 인들이 분노하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