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제빵왕 김탁구

김탁구, 사랑을 포기하고 복수를 선택한 신유경



18회까지 신유경은 김탁구와의 사랑과 구마준이 속삭이는 복수 사이에서 조금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9회에서 신유경이 다시 김탁구를 만나면서 탁구와의 사랑을 선택합니다. 김탁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유경은 그녀가 거성식품에 들어간 애초의 의도를 모두 놓아버리고자 합니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거성과의 모든 악연을 떨쳐버리고자 합니다. 신유경은 이토록 아름다운 아이입니다.



그러나 운명은 그녀를 복수의 편으로 몰아넣고 맙니다. 서인숙이나 한승재가 보낸 괴한들에 의해 유경은 강제로 사직서를 써야하는 수모를 당합니다. 서인숙을 설명하는 데 어떤 표현이 가능할까요? 서인숙 정말 악녀입니다. 달려가는 기차도 브레이크를 잡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인숙은 그런 걸 모르는 여자 같습니다. 너무나도 안하무인이고 천민 자본주의의 속성(속물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지점에서 사랑을 선택하려는 유경의 마음이 다시 복수를 향해 날을 세우고 맙니다. 정말 김탁구의 사랑은 슬픈 사랑이 되고 말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유경에서는 복수를 유보하려는 한 가닥의 마음이 남아있었습니다. 서인숙의 진정어린 사과가 그것입니다. 유경은 서인숙을 찾아가 자신이 당한 수모에 대해 마지막으로 진정한 사과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서인숙은 이를 묵살하고 맙니다. 오히려 유경을 더 자극만 합니다. 서인숙의 입에 담겨진 그 천박한 모욕과 욕설 말입니다. 이에 유경이 선택한 발길은 팔봉빵집입니다. 그리고 마준을 불러냅니다.
 

유경은 마준이 그녀에게 제의한 복수의 방식이 아직도 유효한지 묻습니다. 그리고 마준이 유효하다는 뜻으로 유경을 포옹합니다. 이 포옹은 곧 복수로 매개되는 사랑 없는 접점입니다. 하지만 마준에게로 유경의 발길이 향하는 순간 유경의 사랑은 길을 잃고 맙니다. 이 길 잃은 사랑이 꽤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마준에게는 서인숙과 한승재는 죄악을 잉태한 존재들입니다. 부정하고픈 자신의 출생 비밀은 서인숙과 한승재에 대한 분노로 변합니다. 구마준 자신이 구일중이나 팔봉선생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면 못할 수록 자신을 존재케한 서인숙과 한승재로 향한 분노는 커져 갈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구마준이 너무 변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전히 유치하고 유아적입니다. 여전히 서인숙의 언행을 답습하고 있으면서도 서인숙에게 분노 할 줄만 알았지, 서인숙을 답습하고 있는 자신은 돌아 볼 줄을 모릅니다. 구일중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이 탁구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정말 바보같은 인간입니다. 원망과 부정만을 할 줄 알았지 그 근원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구마준은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는 중요한 존재이지만 그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진정하고 진실한 노력이 없습니다.    


길 잃은 사랑은 유경 만이 아닙니다. 탁구도 마찬가지입니다. 탁구의 아픈 가슴을 미리 상상해 보자니 참 마음이 아파옵니다. 참 많이도 아프게 살아온 삶이었습니다. 그런 탁구이기에 유경의 존재는 참으로 특별납니다. 구일중에게 탁구가 특별한 아이인 것처럼이나 탁구에게 유경은 첫사랑입니다. 가슴 뭉클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첫사랑은 진정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일까요? 서인숙과의 악연이 유경을 통해 자신에게 미치는 것을 알게 된다면 탁구는 과연 서인숙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탁구와 유경과의 사랑은 이제 이그러지고 말았습니다. 사랑을 포기하고 복수를 선택한 유경을 누가 잡아 줄까요. 유경 자신이 길 잃은 사랑으로 다시 되돌아 올까요. 아니면 탁구를 영영 떠나게 될까요. 서인숙에 대한 유경의 복수는 참 통쾌하고 만족감을 제공해 주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그러진 그 사랑은 앞으로 많은 모퉁이를 돌아 돌아 추억으로만 남게 될까요. 추억이 되어버린 사랑만큼 간절한 추억이 있을까요? 탁구와 유경의 그 길 잃은 사랑이 어떻게 될까요?


첫번재 이미지: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7211018181001
두번째 이미지: KBS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