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빵이 2차 경합의 과제로 부과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재미있는 빵의 정체에 대해서 심오한 무엇이 아니라 현실적인 것으로 생각을 했구요. 빵 자체가 재미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빵을 먹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재미를 주는 빵이거나 아니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빵"이 아닐까 하고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또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재료를 빼고 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은 다소 기발함이나 창의력을 요구한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 앞서의 추측(2010/08/06 - [드라마/제빵왕 김탁구] - 제빵왕 김탁구,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의 정체는?)에서 빵 자체가 재미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는데, 이건 참 잘못된 추측이 아닐까 합니다. 재미있는 빵은 그 모양에서도 재미를 제공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미있는 모양' 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빵' 을 판단하는 조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 재미있는 모양은 팔봉 선생이 의도하고 있는 것에서 가장 하위의 가치를 지닌 것인지는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완전히 무시할 정도는 아니고 말이죠.




사실, 세상에서 재미있는 빵을 만들어라는 2차 경합의 질문은 논외로 치더라도, 밀가루나 이스트를 빼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언뜻 빵을 만드는데 밀가루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무슨 빵을 만들겠나라고 생각이 미치기 쉬운데요, 사실 밀가루를 대용할 수 있는 곡물이 많습니다. 그러니 밀가루를 빼고서 빵을 만들어라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스트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스트(효모)가 밀가루의 발효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이스트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러니 무얼 빼고 하라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경합의 극적 흥미를 자아내기 위해 밀가루나 이스트를 빼라고 한 것이겠지만 사실상 그 의미는 없다는 것이죠. 밀가루나 이스트 없이도 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모르되 다른 대체 곡물과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빵의 달인인 팔봉 선생이 이런 것을 모르고 경합의 질문을 준비했다는 것도 쉬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팔봉선생은 밀가루를 대체하는 다른 곡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또는 이스트를 대신할 대체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기를 바란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도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팔봉 선생의 의도는 그런 감각적인 것이 전부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1차 경합에서 보았듯이 가장 보잘 것 없는 탁구의 보리밥 빵이 인간의 정이라는 관점에서 가장 후한 인정을 받았듯이 재미있는 빵 역시 인간적인 면이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밀가루나 이스트를 빼는 것이 빵을 만드는데 결정적이지도 않지만 밀가루와 이스트는 중요한 것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즉 밀가루와 이스트는 중요한 재료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무엇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 빠지면 우리는 당황하고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상황을 재미있다는 식으로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모순적인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빵을 만드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밀가루와 이스트, 이런 중요한 재료를 빼고서 빵을 만들어야 할 경우 우선 당황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재미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또한 재미있게 빵을 만든다거나 재미있는 빵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당황하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면서 재미있을 수는 없는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지는 빵은 어딘지 부족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렇다면 팔봉 선생이 진정으로 의도하는 것은 중요한 것들이 빠졌을 때 불안해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재미있게 빵을 만들어라는 정신적 여유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재미있는 빵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은 재미있고 유쾌한 환경이니까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재미있는 빵이란 밀가루나 이스트같은 중요한 재료들이 빠졌다고 해서 불안하거나 당황해 하지 말고 평정심을 찾아서 재미있게 빵을 만들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제빵사가 되면 이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럴 때 불안해 하거나 당황해 하지 말고 그 대체물이나 대안을 찾으면서 재미있게 빵을 만들어라는 것입니다. 재미있게 빵을 만들어야 재미있는 빵이 탄생하지 않겠습니까?


이미지 출처:
http://bntnews.hankyung.com/apps/news?popup=0&nid=04&c1=04&c2=04&c3=00&nkey=201008061034283&mode=sub_view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핑구야 날자 2010.08.09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정심을 찾아 마음을 담는 탁구의 제빵을 기대해봅니다.

  2. 지후니74 2010.08.09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소 만화같은 설정이긴 하지만 경합의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실제 그런 빵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3. 버섯공주 2010.08.09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재미있게 빵을 만들어야 재미있는 빵이 탄생한다는 마지막 말이 압권이네요. +_+

  4. 머니야 머니야 2010.08.09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드라마...인기최고라고 들었는뎅...ㅠㅠ...초반 몇회를 놓치는 바람에 아직까지 제대로 본적이 없네요..ㅠㅠ 덕분에 정보 습득(?) 잘하고 갑니당^^

  5. Phoebe Chung 2010.08.09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원래 빵 만드는게 재미 있어요
    저는 술빵을 생각했어요. 누룩이나 막걸리... 발효가 되거든요.

  6. 하얀 비 2010.08.09 2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심이 담기면 되는 듯해요. 어렸을 때 할머니께 차려드렸던 저녁 식사 상차림 때 할머니께서 하셨던 말이 기억나요.
    제가 마든 계란말이가 싱거운 듯하여 너무 싱겁지 않냐고 하니
    할머니께선 '이걸로 됐다며 너무 맛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리고선 김에 싸서 드시더군요.^^. 이것 역시 재료가 빠진 요리를 재미있게 먹는 하나인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