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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소식

MBC 연예대상, 대본에 없는 유재석의 수상소감?

 

MBC 연예대상, 유재석의 수상소감에 공감하는 이유?

http://economy.hankooki.com/lpage/entv/200912/e2009123010455494220.htm


KBS, MBC 연예대상이 이틀 간격으로 성대하게 치러졌고 수상자들이 드러났다. 모든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대중들의 즐거움을 위해 1년간 고생한 연예인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재미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의미있는 작업이다. 재미있는 삶을 위해 노력해준 연예계의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물론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들이 레크리에이션, 즉 새로운 충전의 시간으로 자리 잡아야지 현실을 무시하고 간과하는 것으로 자리 잡아서는 안 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몇 일전 필자는 KBS 연예대상과 관련하여 포스팅을 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맞았다. 참담한 심정이었다. 대중은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다. 시상식 사회자에 대한 몇 마디 언급이었는데 이것이 '문제' 가 되었던 모양이다. 이런 와중에 필자에게 강하게 와 닿은 말이 하나 있었는데 '대본' 이라는 말이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대본' 이라는 말이 강하게 뒤통수를 후려쳤다.


이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 '대본' 이라는 말이었을까? 대본은 영화로 따지면 '콘티'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될까? 짜여진 틀과 그기에 맞추어진 대사나 행동이 떠올랐다. 자유 같은 것도 떠올랐다. 영화의 콘티가 영화의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경의로울 정도이다. 마치 억압과 부자유에서 자유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어서 대본과 관계하여 대중들의 수다를 대신해 주고, 재미를 제공하는 가장 자유로와야 할 연예인과 연예프로그램이 과연 자유로운 것인가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대중들의 수다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공원에서, 카페에서 그 수다들은 자유롭게 펼쳐지지 않는가? 그런데 자유롭게 수다를 떨고 있는 연예 프로그램들의 연예인들이 과연 자유롭게 수다를 떨고 자유롭게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대본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까? 그들이 수다 떠는 모습은 그저 자유롭게 보이는 것이기만 할까?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93631


고작 대본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니 무언가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저렇게 자유롭게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단순한 연기란 말인가? <세바퀴>의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수다가 대본에 의한 것이란 말인가? 물론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애드립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본이 궁극적으로 그들의 수다를 추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오해일까? 대본과 관계없이 그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수다를 떨고 재치를 발휘하는 것일까? 우리 삶의 드대로의 모습으로 말이다. <세바퀴><해피투게더><무한도전><1박 2일>도 필자의 오해였으면 좋겠다. 틀렸으면 좋겠다. 대본이 무용할 정도로 그 인기 연예프로그램의 연예인들이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그런데 대본과 관계하여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KBS나 MBC의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만은 대본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1년 이라는 시간을 따져보면 참 늦었다는 사실이다. 참 늦긴했다. 수상 소감에서야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그들이 약간은 안타깝게도 보였다. 그래서 강호동이 고함인지 수상소감인지 모를 사자후를 토해낸 것일까? 대본이 모든 자유로움을 박탈하나 자유롭게 보이게 하는(유사 자유로움이라고 하면 될까?) 이러한 모습이 바로 방송의 속성이라는 것일까?


재미있는 사실은 자유롭게 보장된 수상 소감에 대해서만은 방송사들이 그다지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생방송에다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연예인들의 성숙함을 믿기 때문일까? 아니면 축제의 분위기라서?


실제로 연예인들의 수상 소감이 그런 걱정을 확 날려주었다. 감격의 인사로 대부분 채워졌기 때문이다. 눈물이 쏟아지는 격정의 감정 속에서 그저 고마움, 또 고마움뿐이었으니 말이다. 대본이 없는 유일하게 자유로운 수상 소감이지만 그러한 수상 소감들은 마치 대본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천편일률적으로 감격하고 기뻐하고 감사하는 멘트가 9할을 차지했다. 대본이라면 대본이었다. 전통적으로 이어진 수상 소감이 일종의 대본인 것 같았다. 대중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감사의 연속이라는 걸 이해는 하지만, 대중들의 앞에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하면 좋을 법한 것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 아내, 부모, 더 나아가 하느님이나 부처님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지나간 과거의 촌스러운 멘트이긴 하지만 미용실 원장님에 감사하는 식은 곤란하지 않을까? 헤어스타일이 중요한 요소들 중에 하나인 미인 대회이고 보면 그런 감사의 멘트를 미용실 원장에게 날리는 것도 당연한 것일까? 강호동이 이경규에게 날린 멘트와 동일선상의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올해 유재석의 멘트는 인상적이었다. 대본이 없는 수상 소감으로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제동을 배려한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제동이 누구인가? 올 해 KBS의 언론 탄압의 의심을 싸고 있는 희생자로 여겨지고 있는 존재가 아닌가? 이 김제동을 위해서 "제동이는 웃고 있지만 나는 마음 아파'라는 훈훈한 배려의 멘트를 날린 것이다. 대본 없는 수상 소감으로 최고의 멘트 중에 하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