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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역사속의 위인들과 명작속의 주인공들이 인류의 롤모델이 되는 이유!



인간의 삶은 한 편의 모자이크화가 아닐까 싶다. 어떤 인간이고 타인들과의 관계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타인들과의 수많은 관계들이야 말로 삶을 구성하는 시간들이 되고 성격들이 되고 마침내는 추억으로 남는다. 아니 우리의 피와 살을 구성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의 나는 바로 그런 추억의 덩어리이기도 할 터이다. ‘나’ 속에는 이렇게 수많은 추억들이 낙엽이나 눈처럼 쌓여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이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은 그런 추억의 낙엽이나 눈을 맞으며 살아가는 듯도 싶다.





조용히 되돌아보면, 추억은 어느 골목 한 모퉁이에 쌓인 눈처럼 외롭게 느껴질 수도 있고, 넓은 들판에 쌓인 눈처럼 경이로울 수도 있으며, 밤바다에 떨어지는 눈처럼 슬픔을 자아낼 수도 있다. 밟으면 뽀드득 소리를 내는 눈처럼 경쾌하고 기쁨을 불러오기도 한다. 앞으로 만들어 갈 추억은 어떻게 만들어져 갈까?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면 할머니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어머니가 나의 생물적인 보호자였다면 할머니는 긍정적이로던 부정적이로던 정신적인 조력자였다. 당신의 애정이 너무 컸다는 것이 문제가 될 정도였지만 애정의 본질 만큼은 인간적인 정으로 깊이 감사하고 있다. 그 애정이 지금의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랑만큼은 여전히 나를 감싸고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며,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내가 할머니로부터 생물적인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 어린시절의 정신적인 영향은 몇 몇 작가들과 팝가수로부터 받았다. 서머셋 모옴과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비틀즈가 그들이었다. 서머셈모음의 <인간의 굴레>와 도스도예프스키의 <죄와벌>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에 접한 최초의 소설이었고 이해를 떠나 정신적인 위안과 감동을 받으며 동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비틀즈의 음악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음악은 사춘기 불안전하던 정신에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지금 되돌아 보면 그들의 존재 <인간의 굴레>의 필립과 <죄와벌>의 라스콜리니코프, 그리고 존, 폴, 조지. 링고 들이 정신적인 영향을 미친 롤모델이었던 셈이다. 


아주 최근에는 인류어런스호의 선장인 새클턴과 선원들이 롤모델이 되고있다. 3년이라는 긴 기간의 남극해에서의 포류동안 살아남았던 그들의 불굴의 의지 때문이다. 마음이 약해지기만 할때 그들의 생존과 혹독한 추위, 빙하, 동상을 떠올리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싶다.   



개인적인 롤모델에 대해 잠깐 언급했는데, 다시 돌아가 우리의 삶이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사람들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의 부모나 학창시절의 친구, 그리고 존경하는 대상과 마찬가지로 역사 속에서 살다간 인물이나 책 속의 주인공들 또한 우리에게 부단하게 영향을 미쳐왔음을 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와 살을 맞부딪히는 사람들보다도 오히려 우리를 감동시키는 역사속의 인물이나 책속의 주인공들이 있다. 역사속으로 사라져간 인물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책 속의 허구적인 인물이지만 우리를 감동케하는 인물들을 보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이나 감동을 주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작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개별적인 인간들에게 롤모델로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소중한 인류의 자산이다. 참으로 소중한 자산이다.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롤모델로 삼아야 하는 인간들과는 달리 인류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인간들이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한다.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도 있지만 상반된 평가의 양쪽을 긍정적인 미래를 위한 교훈으로 삼으면 된다고 본다.



역사가 중요하고 역사속의 인물이 중요한 것이 여기에 있으며, 책이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