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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성은 왜 한국을 떠났을까?


일본과 호주의 아시안컵 결승. 연장 전반 8분에 교체되어 들어가는 선수의 등에 ‘LEE’ 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보였다. 일본 이름에도 ‘LEE' 가 있을까 하고 의아해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재일교포 4세였다. 자랑스러웠다. 일본 축구국가대표팀에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기다 그 선수가 결승골을 넣었다는 사실이 말이다. 이충성. 그러나 'LEE' 라는 그 이름을 보고서 그저 자랑스러움만 느낄 수 있을까? 


보도에 따르면 이충성 선수는 모국에서 축구선수로 뛴 경험이 있었다. 이충성 선수에 관한 기사내용의 일부이다.

“이충성은 지난 2004년 한국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뽑혀 태극마크를 달고 뛰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말이 서툴고 보이지 않는 ‘외톨이’의 설움을 겪으면서 적응을 못해 일본을 다시 건너갔고, 일본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스포츠칸] 2011년 01월 30일(일) 오전 11:12)


보도의 내용은 단 두 줄로 요약되어 있지만 이 두 줄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충성이 한국을 떠나게 된 이유가 한마디로 외톨이의 설움과 부적응이었다니 놀라웠다. 이런 놀라움은 처음이 아니다. 추성훈 또한 그랬다. 이렇게 외톨이의 설움과 부적응이 단지 한국말이 서툴러서 만은 아닐 것이다. 


http://news.joinsmsn.com/article/aid/2011/01/31/4663241.html?cloc=olink|article|default

결승골을 넣은 뒤 자신의 둥 뒤 자신의 한국성인 'LEE' 를 양손 엄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이충성 선수는 일본 귀화를 했지만 자신의 한국성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보이지 않는 ‘외톨이’의 설움‘ 과 ’부적응‘ 이란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 그 깊은 사연이 궁금해진다. 깊이 있는 내막은 알 수 없다. 부적응이라면 외국인 선수로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다른 문화와 언어, 그기다 성적을 위한 경쟁이 가져오는 견제등이 복합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외톨이‘ 라는 말은 의외였다. 혹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재일동포라는 이유로 이질적인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외톨이라는 설움이 그런 것이 아닌가?


이충성은 외국인이라기 보다는 한국인이다. 단지 한국말이 서틀기는 하지만 민족적인 감정으로 판단하면 진정한 애국자일 수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4세가 어떻게 민족적인 자부심과 한국인의 긍지를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일본이 아닌 한국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축구 선수가 되기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 너무나도 대견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가 한국에서 청소년 대표팀 선수로 생활하면서 ’외톨이‘ 의 설움을 느꼈다니 문제의식을 느끼게 된다. 그가 느꼈을 정체성의 문제는 심각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이충성 선수가 일본 국가대표 선수로 등 뒤에 ‘LEE' 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모습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충성이 일본 사회에서 이렇게 성공한 축구선수가 되기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대우를 받았는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청소년대표에 몸닫고 있을 때의 그 어려움은 단지 이충성 선수 개인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외톨이의 설움‘ 을 느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깨림칙하기만 하다. 이충성 선수는 한국에 대한 나쁜 감정은 전혀 없다고 한다. 또한 일본 국적으로 일본 국가대표에서 뛰는데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에게 그의 성과 이름 'LEE' 은 너무나도 소중하기 대문이다. 이런 이충성이다. 


오늘날 이충성이 일본 국가대표에서 이렇게 활약하는 것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우리의 부끄러움일 수 있다. 한 번쯤이라도 정체성에 회의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재일 한국인에게 따뜻한 마음이라도 가지면 좋겠다. 박지성이 ’ PARK' 이란 이름을 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충성은 한국에서의 지명도가 있어서 일본에 스카웃이 된 선수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외톨이었던 선수다. 한국인으로 일본에서는 이렇게 대활약을 하는 데 왜 우리사회에서는 ‘외톨이 설움’ 을 당했는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문제가 아닐수 없다. 



▶▶영화 <박치기>의 주제 음악으로 사용되었던 <임진강>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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