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여우누이뎐>이 끝났습니다. 이제는 구산댁의 매력적인 모습과 구미호로 변신한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하기야, 이별을 고해야 하는 모든 것들이 다 그렇긴 합니다. 여우누이뎐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주요 관계들이 주로 구미호와 인간간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타 드라마의 성격과는 달리 민담이나 우화적인 성격을 갖습니다. 인간과 동물, 좀 더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이것을 좀 더 일반화하면 인간과 인간 외적 존재와의 관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관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간은 인간 자신들과의 관계 갈등조차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과 인간 외적인 존재와의 관계를 생각한다는 것은 좀 허황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자신에게 불이 났는데 파티를 흥청망청 열고 있는 꼴입니다. 마치 영화 <타워링>에서의 인간들처럼 말입니다.




인간은 일방적으로 자신 외적인 존재들에게 관계를 강요하여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인간중심주의의 소산입니다. 대표적으로 인간의 개발주의가 그것입니다. 개발이란 다른 말로 하면 일방적인 관계를 의미합니다. 폭력에 가깝습니다. 만약 이러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인간의 생존도 보장 받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관련하여 만신의 몹쓸병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만신의 몹쓸병은 다양한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악한 인간의 간을 먹으며 죽지 못해 살아가야 하는 그런 병은 도대체 무슨 병일까요? 그것도 600년 동안이나 그 병에 걸려 고통스럽게 살아 온 것입니다. 여우누이뎐의 시대적인 배경을 아무리 길게 잡아도 1400년대라고 할 때 그 때로부터 600년이라고 하면 800년대, 즉 9세기쯤 됩니다. 그 때 걸린 몹쓸병이 도대체 무엇일지 필자로서는 도저히 짐작키 어렵습니다.




다만 이 몹쓸병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몹쓸병은 시대적인 틀에 갇혀진 어떤 특정한 육체적인 질병이라기보다는 <여우누이뎐>이라는 드라마가 갖는 현재적 의미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600년 동안 사악한 인간들의 간을 파먹으면서 죽지 못해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만신은 인간의 비극적인 본성과 역사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만신은 가슴 아픈 존재입니다. 몹쓸병이라는 것이 만신이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리 만신이 나쁜 인간이었고 그 벌로 몹쓸병에 걸렸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600년 동안이나 인간의 간을 파먹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아무튼 만신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몹쓸병' 은 인간의 역사에서 수많은 비극을 만들어 내었고 또 만들고 있습니다. 구산댁은 만신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만신에게는 죽지 못해 살아가야 하는 형벌이 가장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우리 속의 몹쓸병, 즉 만신을 죽여야만 합니다. 인간이 야만에서 문명으로 꽃을 피워 온 것처럼 그 발전을 여전히 신뢰합니다. 우리 속의 몹쓸병을 죽이는 일, 인간인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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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후니74 2010.08.27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신은 어쩌면 우리 인간들의 어두운 일면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인간의 착한 심성을 갈가먹는 사악함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2. 온누리49 2010.08.27 0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포스팅을 보다가 보니
    이 만신같은 인간들이 천지에 깔려있다는 생각이...
    잘 보고 갑니다

  3. 건강정보 2010.08.27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궁금해요..정말 저런병이 있었을까요?^^

  4. *저녁노을* 2010.08.27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신...생각하니 무섭네요.

    잘 보고 가요.

  5. 자수리치 2010.08.27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신의 몹쓸병을 감안하면 구미호가 만신을 죽이지 않은게
    최고의 복수인 것 같아요.^^

  6. 하록킴 2010.08.28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대망의 종영이군요^^ 여우누이뎐 시드름 정말 예상도 못했던...
    하지만 그만큼 여러가지 인기 요인이 많았죠.
    그런데 여우누이뎐이 전설의 고향이였나요?

    • 구미호 2011.06.19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녀 엄연히말하면 여우누이뎐은 전설의고향이아니에요

      개별적인 미니시리즈입니다.

      근데 보통 구미호라는소재때문인지 여우누이뎐을 전설의고향으로 부르시는분들계시는데 그런분들용어좀제대로써주시길 ㅋ
      내여자친구는구미호가 전설의고향은아니잖아요?ㅎㅎ

  7. 구미호 2011.06.19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우누이뎐 시대적배경이 1400년대대요? 아니에요

    여우누이뎐의 시대적배경은 1700년대입니다 여러가지요소나당시사회상으로보면 1400년대보다는 1700년대인게 훨씬자연스럽구요

    가장결정적인단서로 초옥을구할수있는버섯이야기나올때 장헌세자의이야기가나옵니다 장헌세자는 정조임금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형입니다.

    그러니 여우누이뎐은 1700년이 넘은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