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의 사전적인 의미는 서로 맞서 겨룬다는 뜻입니다. 뜻 그대로 탁구와 마준이 경합에 참여하려는 의도는 경쟁이고 승부입니다. 이 경합에서 이기기를 서로 바랍니다. 특히 마준의 경우는 팔봉 선생으로부터 인증을 받음으로서 자신의 아버지인 구일중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야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합을 준비한 팔봉선생은 단순히 경쟁을 위해 이 경합을 제공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경합의 1차 문제가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 이란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단순히 제빵자격증 시험같다면  지식과 기능만을 습득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팔봉 선생은 그저 지식이나 기능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팔봉 선생이 제공하는 경합과 그 경합에 참가하고 있는 탁구와 마준의 경합에 대한 생각은 서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즉 탁구와 마준에게 경합의 의미는 승부이고 팔봉선생의 인증서를 획득하는 것이라면, 팔봉선생에게 경합이란 말은 빵을 만드는 인간의 자질과 관련된 의미입니다. 적절하지 않지만, 예를 들자면 누가 더 빵을 잘 만드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빵을 만드는 자질을 갖추고 있느냐의 문제를 의미합니다. 또한 빵이라는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빵이 만들어지는 전과정에 중요성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KBS홈페이지 사진 캡처


오늘날 우리 교육의 측면에서 이 관계를 살펴본다면, 탁구와 마준이 등수와 결과지상주의에 집착하고 있다면, 팔봉선생은 학생이 학문을 하는 진정한 지향성과 태도, 그리고 독창적인 사고를 평가하고 싶어 하는 셈입니다. 아직은 탁구와 마준이 자신들의 사고의 틀 속에서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1차 경합을 통과하면서 팔봉 선생의 깊은 뜻을 헤아리게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2차, 3차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경합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해하리라 판단됩니다. 교육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팔봉 빵집은 단순히 빵집이 아니라  전통적인 '서당' 이나 도제식의 '학숙' '사숙'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팔봉 선생은 마치 서당의 훈장이나 스승처럼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전수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빵을 만드는 인간에 중점을 둡니다. 16회에서 탁구와 마준이 서로 주먹질을 하면서 싸운 사실을 알고는 벌로 서로의 손을 묶고 생활하도록 한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서로 증오하고 싸움을 하는 인간의 마음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빵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서로 묶은 끈은 결국 마음을 잇는 끈인 것입니다. 끈을 묶은 채 외출 했다가 깡패들을 만나 겪는 에피소드에서 끈의 의미가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그 끈으로 서로의 손이 묶여있지만 서로 이해하고 희생하고 도와주는 마음을 연결하는 끈이 되는 것입니다. 빵이 아닌 빵을 만든는 인간에 중심을 두는 스승 팔봉 선생의 지혜로운 교육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합 1차 문제에서 김탁구, 구마준, 양미순, 고재복 모두 다 통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모두가 아니라도 최소한 김탁구와 구마준은 통과해야만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경합이 이루어지니까 말입니다. 이럴 경우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은 하나가 아니라는 모순이 성립합니다. '가장' 이란 단어는 하나를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김탁구와 구마준이 각각 다른 빵을 만들어 통과하게 된다면 '가장 배부른 빵' 은 2개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논리적인 모순인 것입니다.


아무튼 가장 배부른 빵이란 참가자 각자에게 가장 배부른 빵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참가자들에게 그것이 절실한 이유가 있다면 통과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즉 가장 배부른 빵이란 모든 인간들에게 하나씩 존재하는 상대적이면서 주관적인 개인의 빵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가장 배부른 빵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개인들에게 아주 절실한 이유로 가장 배부른 빵이라고 판단될 때 그것은 얼마든지 가장 배부른 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유일성, 절대성이라고 할까요, 뭐 그런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개인들에게 아주 절실한 이유' 가 중요한 것이며 그것의 평가로 1차 경합 문제의 통과 여부가 결정되리라 추측됩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개인의 이유는 절대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빵을 만드는 인간의 인간성에 중요성을 두고 있는 태도인 것입니다.


따라서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 은 개인의 삶의 진정성과 삶에 대한 성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김탁구에게도, 구마준에게도, 양미순에게도, 고재복에게도 자신들에게 가장 배부른 빵이 존재하고 있고 자신들을 배부르게 한 진정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1차 문제에서 그들은 모두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탁구와 마준, 특히 마준에게 이 경합이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경합의 과정은 구마준에게는 그아말로 감동적인 시간이 될 것입니다. 팔봉 선생의 가르침을 통해 인내하고, 사랑하며, 희생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입니다. 탁구와 마준에게 경합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첫번째 이미지: KBS홈페이지 사진 캡처
두번째 이미지: http://www.unionpress.co.kr/news/detail.php?number=66387&thread=03r02r01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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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과 2010.07.31 08: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 100%입니다. 그리고 탁구는 아마도 옥수수식빵을 만들 것 같네요.^^

  2. PinkWink 2010.07.31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빵이야기군요.. 크크...
    드라마는 한번보면.. 자꾸 그것만 떠올리는 스타일이라..
    바쁜거 지나면.. 저도 한번 몰아서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