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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지붕뚫고 하이킥

지붕킥, 세경이 정음의 연애 코치가 되어야만 할 결정적인 이유는?


 

지붕킥, 세경이 정음의 연애 코치가 되어야만할 결정적인 이유는?

http://kr.ibtimes.com/article/news/20091227/8113355.htm



<지붕킥>에서 정음은 참 재미있는 캐릭터다. 극과 극, 속된 말로 지옥과 천국, 하늘과 땅을 꾸준하게 왕복하는 카멜레온 같은 존재이다. 떡실신녀나 쓰레기녀처럼 망가지기도 하지만 천사가 되기도 한다. 그녀가 키우는 히릿과 관련한 슬픈 사연이 있는가 하면 히릿이 명품 구두를 물어뜯는 바람에 돈을 갚아야 하는 황당한 사연도 있다. 그녀가 과외를 하는 고등학생 준혁과 유치하게 티격거리기도 하지만 의사인 지훈과도 수준높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그래도 성격하나 만큼은 언제나 명랑하고 밝다.


그런데 정음의 가장 극단적인 두 모습은 언제나 바뀌는 화려한 그 패션에도 불구하고 지갑 속에는 돈이 거의 가뭄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정음의 가장 결정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과는 달리 정작 지갑 속에는 필요한 비상금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그야말로 실속은 없다는 사실이다. 정음이 왜 이렇게 돈의 씨가 말라 허덕일까는 대충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히릿이 벌인 명품 구두 파손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건 핑계에 불과하지 싶다. 세경과는 달리 정음이 입고 있는 다양한 옷차림을 보면 그녀의 씀씀이가 얼마나 헤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음은 마치 패션 모델 같다.


정음이 돈에 찌들어 있다는 사실은 카페에서 와플이나 커피 한 잔 살 돈이 없어 쩔쩔매는 것으로 쉬 짐작할 수 있다. 그녀의 지갑에 들어있는 돈은 고작 많아야 달랑 만원권 지폐 한 장이거나 몇 천원이 전부이다. 카페의 주문대 앞에서 커피를 주문하다가도 돈이 없어 쩔쩔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 지훈이 백마 탄 기사처럼 나타나 돈으로 정음을 구해준다. 정음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반듯한 직장도 없는 정음이 옷에 투자하는 비용은 정말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변화 무쌍한 그녀의 옷으로 판단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아무리 여자에게 옷이 날개라고 하지만 커피 한 잔 마실 돈도 없을 정도로 외모에만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여자는 어떤 여자라도 함께 살아가기가 힘들다. 직장이 없는데도 이 정도인데 만약 의사인 지훈을 남편으로 맞이하기라도 하면 그 허영은 극에 달할 것이다. 의사의 수입이 상당하기에 망정이지 만약 수입이 별로 많지 않는 남편이라면 생활고에 시달릴 것은 뻔하다.

http://ntn.seoul.co.kr/main.php?cmd=news/news_view&idx=22923


이와 달리 세경은 너무 알뜰하다. 옷 같은 것에 구애 받지 않는다. 심지어 준혁이 버리려고 한 체육복도 잘 입고 다닌다. 교과서나 참고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녀가 처한 상황이 세경을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아무튼 세경은 돈의 가치를 소중하게 알고 있다. 꼭 돈 뿐만이 아니다. 처한 상황이 어렵다 보니 삶에 대해 많은 사색을 했을 것이고 생각이 깊다. 그야말로 어른스럽다. 지훈에 대한 사랑도 너무나도 깊고 넓다. 이런 면에서는 정음과 세경은 너무 상반된 모습이다. 절대적인 비교를 할 수 없는 성격적인 차이를 떠나서, 중졸인 세경과 대학생인 정음은 삶의 태도에서 많은 비교가 된다. 단순히 차이가 아니라 깊이와 질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지훈이 세경의 이런 진면목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음이 지훈을 거부했으면 좋겠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경 만큼 그 사랑이 애틋하지 않다는 이유로. 하지만 이건 너무 무리한 희망사항일까? 정음이 이렇게 세경에게 지훈을 양보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세경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영심 하나 만큼은 꼭 고쳐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최소한 지훈을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 너무 심각한가?  


대학생 정음은 과외선생으로서 준혁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준혁의 과외선생 정음의 진정한 과외선생은 바로 세경이어야 한다. 정음이 현명하다면 준혁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이 아니라 세경에게 삶을 배우는 학생의 태도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그것이 지훈을 향한 세경의 눈물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준혁이 말을 듣지 않는 개망나니 학생이 듯이 정음도 세경의 삶에서 깊은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허영많은 여자이기만 한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정음, 패션 모델 같은 그 허영심 꼭 고쳐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