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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소식

송새벽은 정말 도리를 모르는 행동을 했나?


송새벽의 연락두절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송새벽이 소속된 JY엔터테인먼트를 코어콘텐츠미디어(대표 김광수)가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광수 대표는 "향후 JY엔터테인먼트를 인수, 송새벽 등 소속 연기자들을 매니지먼트할 계획"이라고 하면서 "송새벽이 신인 때부터 배우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 온 소속사와 한마디 상의 없이 무단 잠적한 것은 도리를 모르는 행동"이라고 꾸짖었다고 한다.


이미 필자가 이전의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김광수 대표의 말은 송새벽에 대한 인신과 관련된 말로 '인간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적인 언급은 선후배 사이의 인간적인 질책으로 의미를 가질 뿐 문제의 본질을 빗나가 있으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도 되지 못한다.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1041107134131809&outlink=2&SVEC



사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의견이나 입장의 차이는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를 도리라는 측면으로 몰아가면 후배나 나이 어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난처해진다. '후배가 선후배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다' 거나 하면서 위계적인 권위주의만을 내세운다면 그러한 비난에 직면한 사람은 도덕적, 인격적으로 엄청난 갈등을 겪게된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혈연과 학벌상의 선후배라는 위계질서가 강조되고 있는 사회다보니 배은망덕하고 버릇없는 인간으로 매도되기가 십상이다.


김광수 대표의 말은 바로 이런 권위주의에 입각해 있다. 인간 본연의 입장 그대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위계적 질서의 틀에서 송새벽을 평가하고 비난한 것이다. 선후배의 입장이 아니라 진정으로 영화인의 입장에서 송새벽을 평가해야 하는 것이다. 송새벽이 언제까지나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감정적인 틀 속에서 머물러야 할까? 어떠한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도리만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모든 권리와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영화인들이 관습적인 틀에 얽메이며 도리만을 내세운다면 그 표리의 부동함에 실망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송새벽이 절대적으로 잘 했다는 말이 아니다. 선후배의 도리나 겸손함이 인간을 판단하는 중요한 부분이며 이러한 도리를 저버리는 것은 그 대의명분이 뚜렷하고 분명하지 않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다. 만약 송새벽이 소속사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체 일방적으로 계약을 깨고 활동하였다면 김광수 대표의 말은 송새벽에게는 쓰지만 좋은 약일 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양비론이 되어버렸는데, 사실 필자가 갖고 있는 솔직한 생각이고 감정이다. 필자가 몇 일 전에 쓴 글(http://ourvillage.tistory.com/1288) 에서 송새벽 문제가 카라 사태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했는데 카라와 소속사가 원만하게 타협을 한 것처럼(단지 일시적으로 문제를 덮어놓은 것으로 언제든지 다시 분출될지는 모르겠지만) 송새벽과 소속사도 원만한 타협을 이루면 좋겠다. 특히 김광수 대표의 '도리론' 은 일방적이고 위계적이며 강압적인 느낌이 드는데 이런 부분은 좀 더 섬세하게 다듬어야 하리라 싶다. 송새벽이 도리를 지키는 것은 좋지만 도리로 모든 불합리함을 덮어서도 않되는 것이다. 연예기획사와 소속사의 관계는 힘의 균형이 일방적으로 소속사에 기울어져 있다. 연예인 노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별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다. 카라사태에서 보았듯이 연예인 노조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가수협회(태진아 회장)에서 중재하는 것을 보았다. 이런 실정이고 보니 송새벽이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 단순히 도리를 저버린 배은망덕한 짓인지 아니면 그 이면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무언가' 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대중의 한 사람으로 카라 사태 이후 다시 불거진 소속사와 연예인의 관계가 좀 더 근본적으로 재조명이 되고 갈등이 해소하는 해결책을 마련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