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이 시청률 면에서 <도망자 Plan B>(이하 도망자로 표기)를 압도하고 있다. 10% 에 가까운 수치이다. <제빵왕 김탁구> 후광을 입고 등장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치고는 초라한 모습이다. ‘도망자의 시청자들 대물로 도망가다’ 는 한 인터넷 기사의 재미있는 제목이 적절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다보니 <도망자>를 선택해서 보고 있는 필자도 당연히 <대물>에 대한 관심이 싹터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대물> 1, 2 회를 재방송으로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대물>은 참 재미가 있었다.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현실적인 욕구불만이 어느 정도 충족될 정도이다. 그만큼 감정적인 만족감이 그런대로 이루어기지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대물>이 시청율이 높다는 단순한 이유로 <도망자>보다 성공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도망자>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대물> 보다는 더 크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드라마 시장을 아시아로 넓혀 볼 때 잠재적인 시청률은 <도망자>가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대물>과는 달리 <도망자>는 글로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국내 시장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처럼 여겨진다.  


KBS 드라마 포토 갤러리

그런데 이렇게 반박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대장금>이나 <겨울연가>가 <도망자>처럼 스케일이 크고 비쥬얼했기 때문에 아시아 각국에 한류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대물>이 아시아 시장에서 화제를 몰고 올 수 있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물>은 <대장금>이나 <겨울 연가>와는 전적으로 다르다. <대장금>과 <겨울 연가>는 인간의 보편적인 주제랄 수 있는 음식과 사랑의 문제가 내재되어 있어서 그 재미와 감동과 함께 한류를 일으킨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대물>의 시청률은 정치적인 관심과 민족주의, 서민들의 바람 등 우리나라의 특수성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에 한류를 일으킬 만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즉 국내용으로 한정된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시청률과 관련해서 필자는 좀 느긋한 편인데 <도망자>는 국내용만으로 제작된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는 젊은 세대(10~30대)층을 시청 타켓으로 삼은 듯하기에 애초부터 시청률에 목을 매달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시청 대상을 제한한 측면이 있으니 말이다. 이것은 젊은 세대의 마니아층을 확대하면서 드라마 외적인 상업적인 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전략처럼 보인다. 이러한 전략은 국내에서는 시청률을 협소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로벌’ 한 관점에서 보면 시청률을 뛰어 넘어서 드라마뿐만 아니라 신한류와 관계된 소비 영역, 상품, 관광 분야, 이미지 분야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망자>는 그 이름과는 달리 수세적이 아니라 공격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SBS드라마 포토 스케치


만약 <도망자> 제작진이 단순히 국내의 시청률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도망자>를 이런 식으로는 결코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하지 않는가? 이것은 상식적인 판단이다. 국내 시청자들만을 겨냥했다면 무슨 이유로 외국어를 그토록 난립하도록 했겠으며, 외국배우들을 캐스팅했겠으며, 촬영 로케이션들을 그토록 글로벌하게 넓혔을까 말이다. 이런 면에서 <도망자>를 <대물>과 시청률만으로 평면적인 비교를 한다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이류로 단순히 현재의 시청률 비교만을 가지고(드라마의 가치는 제외하고) 그 흥행 여부를 짐작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도망자>의 제작진은 시청률의 추이에 대해서도 그 다지 일희일비 하지는 않을 듯 싶다. <도망자>는 드라마 자체의 매력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젊은 세대들에게 충분히 어필하리라는 판단이며, 드라마 외적인 부가 가치를 많이 창출하지 않을까 싶다. 좀 성급한 기대이긴 하지만 앞으로 <도망자>가 아시아 시장에서 폭 넓은 사랑을 받으면서 신한류의 선두에 서면 좋겠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