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기덱을 찾아가는 노정은 참 험난합니다. 산 넘고 바다 건너는 글로벌한 스케일이라 더욱 그렇습니다.일본에서 멜기덱이 중국에 있다는 정보(멜기덱은 미국에 있겠지요. 도망자 홈페이지에 보면 그렇습니다)를 입수하고 지우와 진우는 북경으로 갑니다. 멜기덱을 쫒는 지우와 진이, 그리고 지우를 쫒는 형사 도수외 팀원들, 지우와 접촉할 것을 알고 장사부의 돈을 받아내려는 사채업자, 일본에서 히로끼(타케나카 나오토 분)의 지시로 북경까지 지우와 진이를 추격해온 황미진(윤손하 분), 장사부(공형진 분)와 화이, 이외에도 카이(다니엘 헤니), 카이의 비서인 소피[임비서](유리엘 분)와 양두희(송재호 분) 등이 얽히면서 일대 혼란스러웠던 스토리가 가닥을 잡히는 듯도 합니다. 물론 아직도 인물들의 정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앞으로 이들의 관계들이 어떻게 맺어질지 이들이 멜기덱과 어떤 고리로 연결되고 있는지는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KBS 드라마 포토 갤러리


특히 진이의 연인인 카이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참 신비스러운 인물입니다. 진이를 무척이나 사랑합니다. 진이가 멜기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항상 지켜보면서 보호를 해주고 있습니다. 이 임무는 자신의 비서인 소피(임비서)가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피가 양두희와 내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등장밑이 어두운 경우들은 탐정류의 기본적인 속성이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얽히고 섥킨 관계들을 보면서 이 드라마의 매력은 얽힌 관계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우는 카이를 언제나 따돌리기만 하는데요, 사실상 의뢰인인 진이 외에는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지우는 비록 자신이 캐빈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있긴 하지만, 캐빈이야말로 자신의 진지한 친구와 동료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탐정으로서 아무도 믿지 않는 지우에게 캐빈은 정말 의외의 친구 같습니다. 도수는 지우가 캐빈을 죽였다는 이유로 지우를 쫒고 있습니다만 지우는 캐빈을 결코 캐빈을 죽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수는 첫 회부터 쓸데없는 삽질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믿지 않는 지우에게 캐빈을 제외하고 예외적으로 믿는 사람은 진이입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우는 진이를 사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우에겐 사랑하는 키에코(우에하라 타카코 분) 라는 일본 여인이 있습니다. 그러나 키에코는 히로끼의 딸로 서로 사귀는데 큰 제약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우와 히로끼와의 사랑은 머지않아 깨어질 것 만 같은 예감입니다. 반대로 진이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카이가 있는데요, 이 카이의 존재가 지우에게는 가장 강력한 연적이지 싶습니다. 진이에 대한 카이의 사랑은 정말 시청자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방떠는 지우와는 너무나도 달리 품위 있는 신사입니다.


KBS 드라마 포토 갤러리


5회의 핵심적인 장면은 황미진이 장사부를 미끼로 지우와 진이를 끌어들이고, 지우가 진이를 미끼로 하여 황미진을 끌어들이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서로 미끼를 이용해 만나게 되는 장면이 5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만나는 과정에서 지우와 진우에게 예기치 않게 달려드는 사채업자와 도수가 있습니다. 지우가 사채업자에게 쫒기다 또 도수에게 쫒기는 동안 진이는 황미진의 수하들에 의해 잡히게 됩니다. 결국 이렇게 잡힌 진이는 지우의 미끼로 이용된 것이구요, 장사부는 지우를 끌어들이는 미끼로 이용된 셈입니다. 서로 미끼를 이용해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진이는 이렇게 미끼로 이용된 사실에 대해 분노합니다. 


진이: 이거였어, 날 미기로 쓴거야?

지우: 그렇지. 그래서 다 잡았잖아.


이 순간 진이가 지우의 뺨을 때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진이: 야이, 나쁜 자식아. 니가 날 알어. 내일 누가 와서 죽일지, 무서워서 잠도 못자는 날 아냐구. 

        니가  진짜로 죽는 게 뭔지 알어. 그런 나를 미끼로 썼다구.

지우: 구해줬잖아. 그럼 된거 아냐.


이 순간 다시 지우의 뺨이 날아갑니다.


진이: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치는 놈...필요없어. 너 해고야.

지우: 이렇게 안했으면 이 놈들 이렇게 글어낼 수 있을 것 같애.

진이: 꺼져.


KBS 드라마 포토 갤러리


엔딩컷에 앞선 마지막 대화인데요, 참 의미있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진이는 참 마음 넓은 여자였습니다. 지우의 얄궂은 짓들을 모두 다 너그럽게 받아 주었으니까요. 지우 이 인간은 촐싹대긴 하지만 지적이고 남성적인 매력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삶의 깊이가 없었습니다. 정말 삶이란 것, 죽음이란 것을 의미있게 바라보는 마음이 없엇습니다. 진이는 자신의 가족을 모두 멜기덱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이 멜기덱을 잡기 위해 의뢰한 탐정이 지우입니다만, 자신에 대한 위로의 감정은 커녕 진지함은 애당초 없었습니다. 지우는 오로지 돈만 밝혔고, 의뢰인인 진이조차에게도 지속적으로 추근대었습니다. 만약 현실이라면 지우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 수 십번은 잡혔을 것입니다. 진이와 지우의 만남은 이런 관계였기에 애당초 진지함이 없었습니다. 단순히 탐정-의로인이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참고 참던 진이의 마음속에서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야이, 나쁜 자식아. 니가 날 알어. 내일 누가 와서 죽일지, 무서워서 잠도 못자는 날 아냐구. 니가 진짜로 죽는 게 뭔지 알어. 그런 나를 미끼로 썼다구.” 하고 분노하는 것입니다. 이 감정의 실체가 지우에 대한 애정이나 사랑으로 이어질 만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적으로 지우에 대한 분노와 원망으로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애정이 섞여있습니다.


이런 진이의 반응에 대해 지우의 태도는 어떻게 변하게 될지 무척 궁금합니다. 장난기는 다소 사라지면서 묘한 어색함이 드러나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싹틀지도 모르겠구요. 그런데 카이의 반응도 어떨지 참 궁금합니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