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50%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끝났다. 첫 회가 방영될 때만 해도 이런 시청율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대중들의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국민드라마로 떠올랐다. 마지막 30회가 다가옴에 따라서 결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었다. 그만큼 화제가 되는 드라마였고 상상의 여지가 많은 작품이었다.
 



30회가 끝난 지금 무난하게 결말을 마무리지었다고 본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으로 서인숙에 대한 열려진 결말 처리는 선택하기 어려운 비극적인 결말과 해피한 결말 사이에서 제작진이 고심한 흔적처럼 보인다. 마지막 서인숙의 장면은 섬뜩하다 못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낼 정도였다. 서인숙이 미쳐버린게 아닐까 할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닌 인간처럼 보이기도 했다. 서인숙은 법적인 처벌을 당하는 한승재와는 달리 스스로 파멸되는 그런 응징을 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한승재와 서인숙에 대한 엄벌을 기대하고 그러한 기대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위장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결말로 향해 나아가면서 서인숙은 한승재와는 달리 나약한 모습들을 곳곳에서 보여주면서 해피엔딩으로 처리하려는 징후를 노출하는 듯 했다. 끝까지 악한 모습을 보여준 한승재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구일중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면서 한승재와는 멀어지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이런 일련의 서인숙의 변화로 판단해 보면 제작진은 서인숙을 해피 엔딩에 넣으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들은 서인숙의 파멸을 원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서인숙의 운명에 대해 제작진은 시청자들과 충돌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한승재와 서인숙이 그 악의 댓가를 지불받지 않는다면 세상은 얼마나 부정한 곳이 되겠는가 말이다. 필자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아무리 드라마가 허구의 세계라고 해도 현실과는 완전히 유리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서인숙과 한승재가 해피 엔딩이라는 틀 속에 그 독자성을 잃어버렸다면 이 드라마는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결말로 원망을 불러 왓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제작진은 당초의 해피엔딩을 밀어 붙일 수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선택한 것이 열린 결말이 아닐까 싶다. 제작진은 비극과 행복 이 둘의 가능성을 다 열어 놓는 열린 결말로 처리함으로써 상상의 여지만을 남긴 것이다. 아주 현명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해피엔드와 새드엔드 양자를 다 만족시켜주는 선택 말이다. 그러면서도 포면적으로는 서인숙의 악녀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켜주면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표면적으로는 대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서인숙에게 악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남겨두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적으로 서인숙은 해피엔딩의 상황 속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서인숙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말이다. 아무리 환경이 서인숙의 해피엔딩을 불러오는 성격이라고 해도 서인숙 자신이 변화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서인숙이 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는 구마준이다. 즉, 서인숙이 한승재와 함께 악행을 저질러온 이유의 가장 큰 부분이 구마준이의 거성 장악이었다. 그런데 이런 구마준이 신유경과 함게 여행을 갖게되는 마당에 굳이 마준이나 유경에게 같날을 세울 필요도 없는 것이다. 


<제빵왕 김탁구>의 제작진은 결말에 대한 대중들의 취향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표면적인 사실과는 달리 그 깊은 이면에는 서인숙이 행복해 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참 현명한 속임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 출처는 모두 KBS드라마 포토박스입니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Mikuru 2010.09.18 0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석 잘 읽어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

  2. DDing 2010.09.18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서인숙 자신은 살아도 산 게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모든 걸 빼앗기고 그 집에 있으니
    개과천선을 해 마음을 고치지 않는 한 지옥이 아닐까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3. *저녁노을* 2010.09.18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 고쳐먹고 모두가 행복한 앤딩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보기드문 드라마였어요.ㅎㅎ 잘 보고 가요.

  4. 핑구야 날자 2010.09.18 0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인숙은 조금은 흐지부지 결말이 나서 의아스럽더라구요

  5. 따뜻한카리스마 2010.09.18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놀라운 시청율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 시청자를 소외시킬 수 없었던 제작진의 의도겠죠^^ㅎ

  6. 소소한 일상1 2010.09.18 1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그러네요. 역시 예리하세요. 조금 이상하긴 했어요. 서인숙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이제야... 제가 참 둔하긴 해요. 다른 분들 리뷰 읽은 후에애 깨닫는 게 참 많아요...ㅎㅎ

    블로그님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7. 2010.09.18 1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미스터브랜드 2010.09.18 14: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말을 일부러 맺어주지 않고 상상에 맡김으로써
    연출의 의도도 살리고,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달래주는
    정말 현명한 방법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