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준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왜 구마준이 이토록 악한이 되어가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인간의 심리와 정신 상태를 이성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구마준의 입장에서는 팔봉가의 사람들의 관심과 은혜를 배신으로 갚는 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구마준에게는 자신의 출생 비밀과 자신의 아버지 구일중(사실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지만)의 무관심이 정신적인 트라우마으로 작용하고 있고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KBS 드라마 사이트

그러나 이러한 트라우마에 대한 구마준의 행동에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우선, 그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어머니 서인숙과 한승재(구마준의 실제 아버지)에 대해 분노를 표출할 수 있다. 반항이 깊어지면서 자신의 불행(마준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는)을 잉태한 존재로 복수를 하고자 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부모이기에 한계는 있겠지만 말이다.


둘째는, 자신에 대한 구일중의 무관심의 경우인데, 이 무관심이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인데 이상하게도 구일중에 대해서는 어떠한 증오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구일중이 관심을 보이는 대상인 김탁구에게 그 트라우마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구마준에게 자신의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존재는 탁구보다는 구일중에게 있다고 할 수있는 데 말이다. 구마준의 증오가 구일중에게로 향해야 하는 것이 보다 정상적인 것이다.


그런데 그 증오가 탁구에게만으로 향한다는 것은 트라우마라고 하기 보다는 구마준의 성격적인 결함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탁구를 파멸시켜서 구일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겠다는 것은 구일중의 진의와도 거리가 먼 행동이다.
 

구마준의 이러한 행동은 트라우마라기 보다는 서인숙의 과잉보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구마준은 어린 시절부터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이 자랐다. 서인숙의 사랑은 물론이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하나 빠진 것이 있다면 구일중의 관심 정도이다. 이것은 가부장적인 가족제도에서는 흔히 일어나던 일이었다. 비록 구일중이 애정 표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마준에게 두드러지게 편견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두 딸에게도 마찬가지로 그 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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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보자면 탁구도 만만치가 않다. 또 성장하면서 겪은 삶은 너무나도 힘들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탁구가 밑바닥 삶에서 나뒹굴고 있을 때 마준은 부러울 것 없이 생활했다. 그리고 일본 유학을 통해 지식도 쌓았다. 서인숙이 마준이로부터 여자들을 많이 떼놓았다는 것으로 보아서 여성 편력도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구마준이 구일중의 관심에 극단적으로 집착한다는 것은 가진자의 탐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구일중이 탁구에게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그 관심의 대상인 탁구를 이기려 한다거나 파멸시키려 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지 못한 거성 식품 귀공자의 거만한 태도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판단해 보면 구일중의 관심이나 인정이란 것은 구마준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그의 진정한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는 출생의 비밀 하나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증오를 키웠다고 하면 참 합리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오직 탁구에게만 증오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어 진다. 그기다 팔봉 선생까지 파멸시키기 위해 춘배와 손잡는 행동은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가 아닌 구일중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는 탐욕에 불과한 것이다. 탐욕적인 인간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서인숙과는 달리 구마준은 거성 식품의 경영에 그다지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지도 않다.


아무튼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현재의 구마준의 행동을 정당화 한다거나 변호하는 것은 참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마준이 진정으로 구일중의 인정을 받고 싶다면 탁구를 이기거나 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영수업을 받거나, 거성 식품에서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드라마식으로)좋은 방법이지 싶다. 또 하나 추가하자면 복수보다는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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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0.08.20 0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상당히 놀랐었습니다.

  2. 지후니74 2010.08.20 07: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마준의 행동은 개념없는 재벌2세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뭐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얻어야 하고 그것이 안되면 힘으로 누르려는 가진자의 횡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요. 강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함이지만 그의 이런 행동은 그에 대한 연민마저 없어지게 할 듯 합니다.~~

  3. 소소한 일상1 2010.08.20 0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주는 마준에게 실망감을 느낀 씁쓸함 그자체입니다. 너무 나가요. 작가진이 조금 조절을 해주면 좋겟어요. 속상하기까지 합니다.

  4. 베짱이세실 2010.08.20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결국 김탁구에서 내친구로 돌아서버렸다는... 악역들이 너무 미워서. 구마준보다 구마준 엄마, 그리고 한실장이 너무 미워요!

  5. 자 운 영 2010.08.20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악역이 인기임 ㅎㅎ구마준이 연기도 더 잘하는것 같아요 ^^
    마음에듬 ㅎㅎ^

  6. Claire。 2010.08.21 0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마준의 캐릭터에 설득력이 떨어져가는 것 같네요.
    이야기 전개상 악역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적절하게 설정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

  7. 쿠쿠양 2010.08.21 2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에 악역은 꼭 필요하긴 하지만...설득력을 얼마나 가지느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