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구미호 여우누이뎐

여우누이뎐, 엑스트라가 된 구산댁?



<구미호 여우누이뎐> 11회는 구산댁의 복수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참 애매한 부분이 생깁니다. 구산댁의 복수와 무관하게 11회의 비중있는 한 부분이 완전히 빠지는 듯하기 때문인데요, 바로 연이의 등장에서부터 연이의 빙의 장면까지가 그것입니다. 연이가 등장하고 천우의 도움을 받아 초옥이를 우물에 빠트립니다. 이 연이의 등장부터가 구산댁과 관계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구산댁이 변신을 한 것인지 참 모호합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연이의 등장은 구산댁과는 관계가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 이유는 이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무튼 구사일생으로 우물에서 구해진 초옥은 그 두려움에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현실에서 연이의 원혼에 시달리는 것이지요. 구산댁이 윤두수와 양부인이 초옥을 간호하고 있는 방을 나와 “니가 남의 새끼 간을 먹고 온전할 줄 알았느냐. 미쳐가는 것은 당연하지.” 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이것이 그녀의 본격적인 복수의 시작인지 아닌지도 애매합니다.


 


또한 신들린 초옥은 구산댁과 연이가 가진 능력처럼 윤두수와 양부인의 은밀한 대화를 엿듣게 됩니다. 이러한 능력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자신이 연이의 간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충격으로 초옥은 부엌에서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입속으로 밀어 넣는 괴이한 행동을 보이고 심지어 이를 말리는 양부인의 뺨도 때립니다. 부엌에서 나온 초옥은 미친 듯이 날뛰다 구산댁과 조우하게 됩니다. 초옥은 구산댁에게 “제발 연이에게 말 좀 전해주면 안되겠느냐. 난 정말 몰랐다구. 난 정말 호랑이 간일 줄 알았다고. 그러니까 그만 날 좀 괴롭히라고.“ 라고 비명을 내지릅니다. 그런 와중에 환청처럼 연이의 방울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는 연이의 무덤으로 뛰어갑니다. 초옥의 뒷모습을 보면서 구산댁은 이렇게 말합니다. “니가 니 명이 다한 것을 아는가 보구나.“


연이의 무덤에 도착한 초옥은 연이의 무덤을 맨손으로 파기 시작하고 그 무덤 속에서 머리 방울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윤두수의 저택으로 돌아오는 데 이번에는 초옥의 몸으로 연이의 원혼이 들어오게 됩니다. 연이의 영혼이 초옥의 몸을 빌린 빙의에 걸린 것입니다.


지금까지 좀 길게 11회의 내용을 언급했는데요, 이 언급한 부분이 바로 앞서 지적했듯이 “구산댁의 복수와 무관하게 11회의 비중있는 한 부분이 완전히 빠지는 듯” 한 부분입니다. 즉, 구산댁의 복수와는 관계가 없는 부분이라고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구산댁은 엑스트라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연이와 초옥이 주인공인 셈이며 연이의 원혼 복수가 시작된 것입니다.


특히 무덤에서 연이의 머리 방울을 가지게 되면서 초옥의 몸속으로 연이의 원혼이 들어가는 빙의가 일어나는데요, 이 빙의를 구산댁은 알아채지도 못합니다. 무덤에서 돌아온 빙의 걸린 초옥을 보면서 구산댁은 “잘 됐구나, 내 오늘 밤 니 간을 도려내 금수만도 못한 니 애비에게 돌려주마” 라고 살기를 세웁니다. 마약 초옥의 속에 연이의 원혼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구산댁이 연이의 존재와 초옥의 빙의를 전혀 모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빙의가 일어난 사실을 그나마 믿게 되는 것은 초옥의 몸으로 들어간 연이가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실가는 데 바늘도 같이 간다’ 고 하면서 자신이 연이라는 사실을 완강하게 주장하는 때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도 잠시 빙의 걸린 초옥에게 윤두수가 “지금부터 너는 절대로 구산댁 한테 가면 안된다...... 함부로 구산댁에게 그 일을 발설하면 안된다. 만약 니가 그 사실을 말하게 된다면 모두 위험해 진다......” “(구산댁이) 죽을 수도 있다” 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듣고, 빙의 걸린 초옥은 자신의 어미인 구산댁을 위해서 자신이 다시 초옥인 것으로 위장을 하게 되는데요, 양부인에게 “구산댁 때문에 속상해 하는 어머니가 너무 안쓰러워서 제가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구산댁을 쫒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어미인 구산댁을 위한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구산댁이 밖에서 엿듣게 되고 빙의 걸린 초옥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이의 원혼이 빙의 걸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구산댁은 빙의 걸린 초옥을 죽이기로 결심을 하고 상여막으로 나오게 하고 그곳에 가둔 체  불을 붙입니다. 불 속에서 어머니를 외치는 연이의 모습으로 11회는 끝을 맺습니다.


지금까지 연이의 등장에서부터 초옥의 빙의와 상여막에서 불길에 휩쓸려 위기에 처한 연이의 모습까지를 살펴보았는데요, 이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11회는 분명히 구산댁의 복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구산댁은 우왕좌왕만 하며 뭔 구미호인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구산댁은 엑스트라에 불과하며 사실상 연이의 복수가 전부였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 11회에서는 잠깐 등장 하였을 뿐이지만 만신과 구산댁의 싸움을 미리 예견할 정도로 부재하는 만신의 역할이 부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산댁은 초옥의 빙의를 모르고 있지만 만신은 이미 초옥이 연이의 물건을 건드리면 빙의에 걸린다는 것을 예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산댁 보다 한 수 위에서 내려다 보는 만신입니다. 연이의 원혼이 초옥을 불러 빙의에 걸리게 했지만 이걸 예언했던 만신은 정말 대단한 존재입니다. 구산댁은 이 걸 전혀 모르고 말이지요. 11회는 만신의 잠재력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회였습니다. 앞으로 만신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궁금해집니다.



첫번째 이미지: KBS 방송 이미지 캡처

두번째 이미지: http://www.today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