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결혼해 주세요>의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다소 심각한 개인의 문제가 드러난다. 이 개인의 문제는 사회 현상과도 맞물려 있어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할 수도없다. 코믹하게 터치되기에 그다지 심각하게도 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그 개인적이며 동시에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은 신분상승의 문제이다. 이 신분상승과 관련되어 상승된 신분과 상승되기 전의 신분의 괴리가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태호 자신은 물론이고 그를 둘러싼 주위의 사람들이 여실히 잘 보여준다.


김태호는 7년이라는 강사 신분을 벗어나 대학교수가 되었다. 강사에서 대학교수로의 신분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교수가 된 이후의 삶은 그 이전의 삶과는 질적으로 달라진다. 그가 대학교수라는 신분으로 맞닥트리는 세상은 고상하고 우아하고 찬란하다. 방송출연 제의가 들어오고, 미모의 대학 후배가 접근을 하고, 동료 교사의 견제가 시작된다. ‘대학교수’ 라는 직함과 함께 달라진 위상을 경험한다.
 

이러한 삶은 대학교수가 되기 이전, 즉 신분상승 이전의 태호의 삶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아내 정임이 7년 동안 자신을 뒷바라지 해왔지만 막상 대학교수라는 신분 상승이 되자 자신의 신분과 걸맞지 않는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 극단적인 예이다. 고상하고 우아하고 찬란한 세상과 교양 없고 주제없이 나서는 정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서재에 대한 에피소드도 그렇다. 대학교수가 되었음에도 그 직함에 걸맞는 서재 하나 없다는 태호의 하소연은 상승된 신분과 함게 상승하지 못한 현실과의 괴리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괴리가 바로 태호의 심리적인 갈등의 본질이다. 따라서 태호의 심리적인 갈등을 특수한 경우로 여기기보다 보편적 사회적인 현상으로 확대 해석이 가능하고 그 해석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0062621553794907


모든 사회 구성원은 그 사회의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 지배적인 위치가 아니더라도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한다. 사회가 그러한 욕망을 부추기고 또 확대 재생산을 한다. 인간은 사회에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한 인간을 위치 지운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은 아주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그건 착각이다. 개인은 본질적으로 수동적이다. ‘투기’ 적인 존재이다. 능동적으로 움직여 무언가를 움켜잡는 듯 하지만 사실은 사회가 떠미는 강요된 방식에 적응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포스트에서 다루는데 한계가 있고, 필자의 능력도 제한적임을 솔직히 고백해야 겠다.


아무튼 태호가 겪고 있는 내면적인 갈등이 외면적으로 표출되어 관계의 갈등으로 전이되고 있다. 이미 지적했듯이 아내 정임과의 갈등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이것은 신분 상승에 따른 ‘아내‘ 의 의미 변화에 기인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아내가 그를 뒷바라지 하는 존재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제는 학문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교양있고 세련된 사회적인 수준을 갖춘 모습이 고려되는 그런 차원에서 여겨지는 것이다. 그러니 대학교수로서 태호는 정임이 부담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태호가 아나운서인 윤서영에 끌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이다.


앞으로 태호의 신분상승으로 인한 두 세계와의 갈등, 특히 정임과의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가 되고 그 갈등이 해소가 될지 궁금하다. 단순히 부부의 갈등이나 불륜의 차원이 아니라 이 신분상승에서 발생하는 태호의 내면적인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재미있는 관점이 될 듯 싶다.


첫번째 이미지: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0062710451557771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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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악랄가츠 2010.06.30 0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이 드라마가 오윤아씨가 나오는 주말 드라마군요! ㅎㅎ
    아직 한번도 못봤는데....
    재미있을 거 같아요! >.<

  2. *저녁노을* 2010.06.30 0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을인 자신을 위한 삶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 출세를 위해 아내의 희생같은...

    잘 보고 갑니다.

  3. 너돌양 2010.06.30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지영씨는 주로 저런 역에 자주 나오시는듯^^;;;;;;

  4. 김치군 2010.06.30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 있지를 않으니..

    도대체 무슨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르곘어요 ㅠㅠ

  5. 된장남 2010.06.30 2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분상승 하니까 지금의 부인이 못나보이고 잘난 여자들이 눈에 들어오는거지...자기가 힘들고 못났을때도 잘 해준 부인이 이제는 우습고 못나보이고....창피한거야. 못난 여자를 부인으로 둔게....왜 이리 일찍 결혼했을까 후회되고....자기는 이제 잘났으니까 잘난 여자들과 맞는데 말이지...그래서 여친 버리는 된장남자들 많지.

  6. 국제옥수수재단 2010.07.01 1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신분이 변했다고 해서 그 동안 연인으로 또 부부로 살아오면서
    서로에게 가졌던 마음이 한 순간에 저리 변할수도 있을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해준다는 느낌이 드네요
    결혼은 그 상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으면 하는 바람은 그런 명예나 물질을 벗어난
    것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7. 안보기운동 2010.07.18 2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고로 배우자의 신분상승을 위해 희생하면 노력하지말것!!
    드라마가 점점 그런걸 보여주죠 ^^
    자기를 희생하며 배우자를위한 헌신은 어리석다라는거
    그럼 자기를 희생하지않으면서 배우자를 성공의가도를 달리게 만드는
    천하무적 수퍼우먼(맨)을 원하는 그런시대는 이제 점점 없어져야한다는거
    요즘 드라마를 보면 그런걸 많이 느끼게 해주는군요

    구질구질한 삶을 벗어던지고 새로운환경에 적응해 살려는데
    가장 가까운 배우자가 그 구질했던 산증인이라..
    모두들 싫어한다네요
    그래서 신분상승하고나면
    배우자부터 바꾸고자한다는 쓴소리가 생겨날정도죠 ^^

    아무튼 이드라마는 두어번 보다가 접었네요
    듣기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지 매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