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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결혼해주세요

결혼해 주세요, 코믹속에 그려진 지식인들의 초상



드라마 <결혼해 주세요>는 우리 사회의 지식 계층(좀 더 급진적으로는 계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물론 등장인물(개인)을 통해 그 개인들이 범주화 되는 계층의 특성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학교수인 김태호, 김연호의 맞선 상대이고 결혼을 고려하고 있는 변호사, 의사 송인선의 언행을 통해 지식인 사회의 특성을 어느 정도나마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선, 대학교수 김태호의 사고방식과 언행이다. 드라마상으로 김태호는 오랫동안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처럼 보인다. 아내 남정임의 뒷바라지가 컸다. 만약 남정임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태호는 대학교수라는 직함을 결코 갖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교수가 되고 난 이후의 태호의 변화이다. 막상 대학교수가 되고나니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대학교수가 뭐길래 아내 남정임에게 그렇게도 유세를 떠는 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아내 남정임을 비롯해서 이전의 모든 것들이-과장 좀 보태서-대학교수와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김태호에게 아내 남정임은  대학교수라는 자신의 신분과는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한 잡지사의 부부 인터뷰가 아내를 보는 김태호의 시각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아내에 대한 무시로 이해할 수 있음과 동시에 대학교수라는 지적 우월성, 그리고 현실(실제)과 괴리되는 추상적인 지식(이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연호와 목하 열애중인(?) 변호사(이름은 모르겠음)의 모습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일반적으로 그 신분의 성격 그대로 차가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법이란 이성적인 사유 체계와 연관을 시키기에 그러한 냉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떠올릴뿐 변호사라는 존재가 차갑거나 냉정해야만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단지 변호사라는 존재가 냉정하고 차가워야 하는 때는 법정에서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그 누구보다도 깊이 있고 따스해야 한다고 본다. 단지 그것을 지키는 수단이 법이기에 법정에서만은 차갑고 냉정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변호사란 존재가 자신의 삶속에서 조차 법처럼 빈틈없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만 산다면 진정하 변호사도 진정한 인간도 아니라고 본다.
 

연호와 만나는 변호사는 참으로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인간이다. 그야말로 빈틈이 전혀 없다. 이렇게 비인간적인 기계 같은 인간이 어떻게 진정한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http://www.mhj21.com/sub_read.html?uid=30327&section=section3


셋째로는 의사라는 직업의 본질이다. 
의사란 어떤 존재이어야 할까? 단순히 인간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의학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존재일까? 만약 의사가 병의 원인은 무시한 채 단지 병의 증상만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그 의사는 진정한 의사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단지 도구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본다.


사실 드라마에서 의사로 나오는 송인선(이휘향분)은 아직 구체적인 언행을 보여주고 있지 않아 그 특성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자신의 딸인 유다혜에 대한 태도로 보건데 의사로서 세대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엄마로서 다혜가 아무리 걱정스럽다고 해도 집에만 가두어 두려는 태도는 엄마로서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인간의 병을 고쳐야 하는 입장에 있는 의사가 오히려 다혜가 답답한 마음에 집 밖으로 나와서 술을 마시게 만들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실(실제) 괴리된 추상적인 지식(이론)을 가진 대학교수, 인간성이 메말라있는 변호사, 마음의 병을 이해하지 못한 체 증상이라는 결과만을 치료하는 의사는 이러한 개인들이 소속된 계층의 성격을 제대로 드러낼 수는 없다. 한 사람의 대학교수로 대학교수 집단 전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적어도 이러한 개인들의 모습에서 계층 전체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우려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식인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항상 건강하면 좋겠다.

 
첫번째 이미지: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0062806470785642&outlink=2&SV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