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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신데렐라언니

신데렐라 언니, 이미숙도 신데렐라?

 

신데렐라 언니, 이미숙도 신데렐라?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는 동화 <신데렐라>의 패러디인지 아니면 제목만 차용해 온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패러디든 차용을 했든 신데렐라와 관계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누가 신데렐라 언니일까? 신데렐라는 누구일까? 신데렐라는 효선(서우)이 분명하다. 그러니 신데렐라 언니는 은조다.


그러나 이런 드라마 상의 도식을 벗어나 흔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신데렐라 증후군을 떠올려 본다면 드라마 상 은조의 엄마인 송강숙(이미숙)이야말로 신데렐라라고 할 만하다. 미천한 자신의 삶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는 그 누구보다도 강렬하기 때문이다. 동화를 벗어난 세속적인 의미의 신데렐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결과 또한 신데렐라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주정꾼의 내연녀로 미래가 없는 듯한 삶을 살다 일약 대성도가의 안방마나님이 되었다는 사실은 신데렐라증후군의 극단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일은 동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쉽게 일어나기가 힘들다. 드라마에서 이미숙이 뿌려놓은 신데렐라 증후군의 후유증은 실로 크고 많은 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신이 신데렐라가 되겠다는 위선적인 탐욕과 허영이 자신의 딸 은조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족쇄가 되고 있으며, 효선의 불행을 잉태하고 있고, 자신의 남편인 구대성의 운명도 예측하기 힘들어 지고 있다. 이래저래 한 사람의 세속적인 신데렐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말하자면, 세속적인 신데렐라에 의해 동화 속 신데렐라가 생긴다는 사실은 참 재미있는 사실이다. 신데렐라 언니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세속적 신데렐라의 탄생으로 효선은 신데렐라의 고행을 시작하게 되고, 신데렐라의 언니가 되는 은조는 자책과 분노와 냉소로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반항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효선에게 가해질 은조의 위악적인 행동은 자기만족적이기 보다는 자기 피에 대한 자책에 가깝다. 자신의 엄마(송강숙)에 의해 형성된 애정 결핍과 위선에 대한 혐오는 새로운 창조적인 출구를 찾지 못하고 파괴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6회까지 은조의 성격과 태도가 이를 잘 입증해 준다. 은조가 짊어지고 가야할 원죄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유롭게 떠나고 싶어 하지만 떠나지 못하고 발이 붙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위선적인 말과 행동으로 신데렐라가 된 송강숙의 행복이 다른 등장인물들을 파멸시키고 몰락을 걷게 할 것인지, 아니면 그저 위선적인 행동만을 지속적으로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신데렐라가 되는 데는 어떤 걸림돌도 없었다. 대성도가의 안방마님으로서 앞으로 탄탄대로이다. 그러나 위선적인 신데렐라로 계속 남아있는다면 은조나 효선 사이의 비극은 더 커지는 불행을 잉태하게 될 것이다. 실로 살 얼음을 걷는 형국이다.


대성도가의 안방마님의 자릴 꿰찬 송강숙의 앞으로의 변화와 드라마의 전개가 흥미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