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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신데렐라언니

신언니, 어루만져 주고 싶은 은조의 내면




신언니, 어루만져 주고 싶은 은조 또는 우리 젊은 날의 초상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가 이제 본격적인 갈등구조로 접어들면서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필자는 이제야 힘들게 4회까지 따라잡았다. 넉넉한 것이 시간이지만 또 금방 지나가버리는 것이 시간임을 절감한다. 기훈이 군대를 가고 은조가 바닷에서 '은조야' 하면서 흐느끼는 장면 이후 8년이 흐르고 화랑에서 효선과 만나는 것으로 4회가 끝났다. 이제 드라마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조짐이다.


소설은 시작이 참 어렵다고 한다. 소설과 같은 방식의 서사가 진행되는 드라마의 경우도 그 시작이 무척 힘들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일단 이 시작이 잘 되면 그 다음부터는 술술 풀려나가는 게 또 소설(드라마)이라고 한다. 이것은 마치 태초에 말씀이 있고 그기에서부터 우주가 탄생된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한다. 일단 신데렐라 언니는 그 시작이 참 인상 깊게 시작됐다.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작을 보여준 것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였는데 마치 한 편의 소설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못했다. 시간나는데로 보고 싶다.


 



드라마 <신데델라 언니>는 한 술주정뱅이 사내의 동거녀(이미숙)와 그녀의 딸로 시작한 인상적인 장면은 양조장을 운영하는 고가로 장면이 옮겨지고 은조와 기훈, 효선이 만나면서 서사의 탄탄한 밑그림이 잘 짜이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드러난 등장인물은 은조로 '젊은 날의 상처' 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눈물을 잃어버리고 감정을 잃어버린, 남아있는 게 있다면 오직 분노만이 지배하는 한 아이의 치열한 삶의 방식과 내면의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엿같은 젊은날이었다. 이 은조의 삶에 앞으로 효선과 기훈이 얽혀 들면서 이야기가 진행진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아무튼 짦은 시간이지만 이 매력적인 등장인물인 은조의 내면은 침묵속에서도 많은 것들이 드러났다. 자신의 감정에 분노의 두꺼운 막을 치고 있지만 여전히 한편에서는 사랑에 목말라하고, 그리움에 공허한 가슴을 붙잡아야하는 여린 감수성이 도사리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그 분노로 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 자유, 그리고 냉소적인 태도 이면에서 잉태되는 사랑에 대한 갈구는 은조를 특징짓은 젊은 날의 초상의 일부였다.  이걸 순수함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아니면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 이거나 지나친 감상이거나. 또는 부모와 세상으로 받아야 하는 애정의 결핑으로 인한 반응이거나. 아무튼 이러한 은조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갈지 스토리 전개가 퍽이나 인상적이지 싶다.


기훈이 군대를 가는 날 그녀가 보여준 눈물은 바로 그런 여린 감수성을 절절하게 보여주었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직 한 사람 기훈이었는데 말이다. 은조의 내면은 용광로와 같다.  은조에게 도사리고 있는 감정의 폭발력이야 말로 <신데렐라 언니>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또 우리가 살아왔듯이 은조의 내면의 그런 모습이야 말로 바로 우리 젊의 날의 초상이기도 하다. 술 한잔 마시며 아득히 떠나온 우리 젊은 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그리고 다시 어루 만져 주고 싶지 않는가? 은조를 보면서 그런 생각에 잠겼다.  은조를 지켜보며 은조의 내면을 그렇게 어루 만져 주고 싶었다.


이 은조가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 지 은조의 젊은 날의 초상이 어떻게 그려지게 될지 참 궁금하다. 

      


이미지 1 출처 http://cafe.daum.net/veronarena/Ujk6/10462?docid=1FqbX|Ujk6|10462|20100312110019
이미지 2 출처 http://www.artsnews.co.kr/news/72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