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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집으로 들어 온 길고양이




작년 12월 1일 밤입니다. 시간은 9시 이후로 기억이 됩니다. 문 밖에서 고양이 갸날픈 소리가 들리지 않겠습니까. 궁금해서 문을 열었는데 사정없이 문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그리고 집안을 활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가족은 멍한 상태로 냥이를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사진으로는 냥이를 무척 귀여워 했지만 막상 낯선 냥이가 집안에 들어와 돌아다니자 당황해 했습니다. 저도 난감했구요. 좁은 집이라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 냥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더군요. 불쌍하긴 한데 같이 지낼 수는 없고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포스트를 하기가 참 주저되고 죄스런 마음이지만 이렇게 늦게나마 올려봅니다. 


제가 태어나서 고양이가 집으로 들어 온 적은 처음입니다. 집으로 들어 왔다기 보다는 집으로 들여 보냈다는 게 정확하겠지만 말입니다. 햄스터를 키우면서 반려동물과 연을 맺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지금껏 포스트를 하지 않은 것은 냥이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습니다. 그날은 참 추었기에 냥이가 따듯하게 잘만한 곳을 찾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의 집은 냥이를 키울 만큼 넓지도 않고 여건히 허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내 놓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어 놓고 나서도 냥이는 문밖에서 한 참이나 야옹거렸습니다. 그게 마지막 입니다.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항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길냥이들이 무척 많습니다. 좁은 골목들이 많다보니 냥이들이 지나다니는 걸 자주 목격합니다. 아마 이런 냥디들 틈에 끼어 생활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직 이 녀석을 다시 보지는 못했지만 항상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깔아 놓은 신문지 위에는 햄스터들의 케이지를 놓아두었던 곳입니다. 고양이가 집에서 돌아다니자 햄스터들이 걱정이 되어 빨리 치웠던 것입니다. 그 자리에 능청스럽게 앉아 있더군요.




작은 방 아이 책상 밑에 웅크리고 앉아 있더니 우유를 내어 놓자 슬며시 나와 먹었습니다.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지금 사진으로 다시 보니 너무 귀엽네요. 목욕 한 번 시키지 못하고 변변한 먹이 한 번 주지 못하고 내보내어야만 한 것이 마음에 걸리고 못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