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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 이경규는 왜 윤아를 소외시켰는가(?)



KBS 연예대상, 이경규는 왜 윤아를 소외시켰는가(?)




<소녀시대> 윤아의 팬이라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경규를 싫어해서도 아니다. 윤아나 이경규라는 이름에 의해 글의 방향에 영향을 받은 것도 아니다. 이 포스트를 읽으시는 분들은 이 포스트가 결코 편협되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결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연예대상 방송 화면이 이를 증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경규가 윤아를 소외시켰다는 말은 무슨 소리인가?


2009년 KBS 연예대상 시상식은 인기 개그맨 이경규, 아나운서 이지애, 소녀시대 멤버 윤아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경규와 이지애와는 달리 윤아는 MC의 경험이 일천하다고 할 수 있다. 수 없이 많은 무대에서 노래는 불렀을지언정 이처럼 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제 때에 해야할 멘트에 대해서도 상당한 신경을 쓰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개를 자주 숙이고 행사와 제스처가 혼연일체가 되는 그런 노련한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윤아의 사회 진행은 첫 경험치고는 무난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풋풋한 느낌도 받았다. 메인 진행자도 아니었고 보조 MC에 해당한다고 보았을 때 그다지 우려할 만한 실수도 없었다. 아주 매끄러운 진행은 아니었지만 민망할 정도로 어색한 점도 없었다. MC 로서의 첫 신고식 치고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윤아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이 윤아의 사회 진행과 관련해서는 이경규나 이지애에게 아쉬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윤아의 바로 옆에 서서 진행을 했던 이경규에게는 아쉬움을 넘어 불편한 기분마저 들었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기분일 뿐이다. 많은 분들이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왜 이경규에게 '불편하다는 기분' 을 느꼈을까? 그 이유는 이렇다. KBS 연예대상을 보신 분들은 아마 필자와 같이 느낀 분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먼저 필자 개인적으로 윤아의 공동 사회자는 실패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실패의 원인이 윤아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 이미 말했지만 윤아 자체만을 놓고 보았을 때는 아주 매끄러운 진행은 아니었지만 무난한 편이었다. 윤아가 가졌을 부담감에 비해서는 진행을 잘 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지애, 이경규, 윤아라는 트리오 사회 진행에 있어서 윤아의 입지는 이경규가 너무 좁혀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이경규가 대선배로서 윤아를 그다지 배려하거나 고려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마 이경규는 리허설이나 생방솔 시작전에 윤아에게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는 격려의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생방송이 시작되고 시상식이 진행되는 내내 윤아는 혼자라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들었다. 이경규가 의도적으로 윤아를 배려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필자의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지애와 이경규가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진행하는 가운데 윤아는 너무 외롭게 보였다는 사실이다. 가득이나 큰 행사의 사회자를 맡아 심적인 부담이 컷을 것인데 어떻게 이경규는 윤아에 대한 배려가 적었는지 모르겠다.


필자의 판단으로,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MC로서의 이경규의 능력의 문제이다. 이경규가 아무리 뛰어난 개그맨이고 사회에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어제의 그런 진행은 신인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는, 이경규가 의도적으로 윤아를 소외시켰을 수 있다. 좀 더 큰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MC의 어려움을 독톡히 치루게 했다는 판단을 해 볼 수 있다.


이 두가지의 추측 중에 필자는 둘째는 아니라고 본다. 왜냐? 윤아의 본업은 가수이다. 그녀는 전문 사회자로 나갈 사람이 아니다, 물론 앞으로 이러한 큰 무대에 서게 될 기회는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자리에서는 선배의 따뜻한 배려와 함께 배워 나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도움이 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렇게 판단하고 나니, 떡하니 MC로서의 이경규의 능력 문제가 남는다. 필자가 과연 이경규에게 능력 운운하는 이런 식의 발언을 할 수 있을까?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경규에게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것에 대해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욕이나 인격 모독이나 사생활 침해 같은 명예 훼손이 아니라면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담감을 가지고 사회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을 윤아를 배제한 채 대체로 이지애 아나운서만을 바라보면서 시상식을 진행한 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이것은 그야말로 노련한 사회자의 자세가 아닌 것이다. 이것은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았다면 사회자의 진행 능력과 관련이 되는 것이다.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함게 조화를 이루며 이끌어 나가지 못한 것이다. 그것을 이지애나 윤아에게서 기대할 수는 없지 않는가 말이다. 공동 사회자 중에서 가장 선배이고 노련한 이경규가 그런 역할을 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상식같은 큰 행사를 진행한다면 적어도 그런 자세는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그런 진행자중에 경험이 없는 어린 후배가 있다면 더욱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자세를 보여 주지 못한 것은 이경규의 인격과 관련된 것이라기 보다 조화롭게 진행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의 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진행하는 사회자들에게 감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 같아 송구스럽기도 하지만, 윤아에게 이경규의 배려나 고려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이지애, 이경규, 그리고 윤아가 가지고 있는 진실은 어떠한지 모른다. 필자의 생각과는 많이 다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생방송에서 드러나 객관적인 방송 화면이 적어도 이경규가 가졌던 진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지는 않을까? 윤아에게는 큰 약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