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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선덕여왕

선덕여왕, 비담의 러브 스토리와 흰 눈



선덕여왕, 비담의 러브 스토리와 흰 눈





오늘 선덕여왕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선덕여왕와 함께 참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즐거웠다. 이제 끝이라고 하니 아쉽다. 드라마<선덕여왕>은 다양한 관계들이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흥미를 자아내었다. 슬프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으며 가슴 죄기도 했다.  감동적이기도 했다. 선덕여왕 신드롬을 만들어 낼 정도로 시청률이 40% 를 웃돌았다. 2009년 문화 키워드의 하나로 손색이 없다. 또 다른 한류의 중심이 되기에도 마찬가지이다.  


미실이 죽은 이후의 드라마 <선덕여왕>은 한 편의 러브 스토리처럼 아름다웠다. 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선덕여왕과 비담 사이에 놓여진 오해의 골이 너무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권력 다툼의 한 가운데서 순수한 사랑을 지키기란 어렵다. 한 순간의 오해가 사랑의 작은 틈을 헤집고 들어와 돌이킬 수 없는 낭떨어지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드라마 외적인 면의 영향도 받고 있다. 현실은 비담의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과는 다르기 때문이었다. 현실에서는 타이거 우즈의 불륜과 이병헌의 스캔들이 터졌고 이런 저런 치정에 얽힌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이런 현실에서 고전적인 선덕여왕과 비담의 러브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더 없이 고양된 환경을 만들었다. 비담의 사랑은 이토록 순수하고 진실한데 현실은 왜 추잡하기만 할까 하는 현실 외면적인 생각이 비담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TV의 드라마 속에서 선덕여왕과 비담의 이러한 고전적인 사랑을 참 오랜만에 본 듯하다. 얼마전 보았던 <나비 처럼 불꽃 처럼>에서 보여주었던 고전적인 사랑도 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0912220700241001


이성간의 사랑은 도처에 널려있다. 너무 흔해져 버렸기에 사랑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노래 가사에서 사랑이란 말이 빠지면 노래가 될 수 있을까? 이렇게 알게 모르게 사랑이라는 말은 우리의 귀로 헤집고 들어와 의미를 모호하게 만들어 놓고 말았다. 사랑이 사랑이지 뭐야? 그러고 보니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랑을 사랑답게 하는 모습을 찾기도 힘들어 지고 있다. 현실은 사랑을 너무 속물적으로, 이성적으로, 계산적으로, 표피적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사랑은 시시껄렁하고 별 매력도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만 같다.  타이거 우즈와 이병헌이 현실이라면 현실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대미가 비담과 선덕여왕의 애절하나 이루지 못하는 러브스토리로 장식되는 것이 좋다면 좋다. 용두사미면 어떠한가! 비담의 러브 스토리가 좋기만 하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기도 하다. <선덕여왕>이 끝나는 밤 흰 눈이 내리면 더욱 좋겠다. 세상에나, 사극에 이런 기대를 다 걸다니. 정신이 어찌 되어버렸다! 아무튼 비록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그러면 어떤가. 우리의 가슴을 휘젓은 진한 감동의 러브 스토리이기에 더욱 아름답지 않을까?  혼탁한 세상에서 TV라는 매체를 통해 이렇게 광범위하게 우리들에게 전달되는 큰 감동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오늘 밤은 비담의 러브 스토리로 슬픔에 잠겨 볼 일이다.  흰 눈오는 크리스마스면 더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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