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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장어구이 맛, 어디에서 나오나?




이틀 전 9월 26일, 부산 기장의 죽성리마을에서 먹은 장이구이 포스트(장어구이 맛 보세요)를 올렸다. 맛깔스런 장어구이 사진들을 올리면서 장어구이가 맛있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 그 포스트는 자의적인 편집이 극에 달했음을 솔직히 고백해야 겠다. 포스트에 맞추어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음식 포스트하면 보기 좋아야하고, 맛깔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니 말이다. 

그러나 과연 음식 포스트가 그러해야만 할까? 전부터 필자는 음식 포스트가 개인적인 경험상 허구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음식 그 자체는 현실이고 사실인데 허구적이란 말은 무엇인가?  허구는 현실 그 자체가 아니다. 현실 같은 것이다. 현실처럼 보이는 것이다. 꾸민 것이고 가장한 것이다. 음식이라는 드러난 결과, 즉 외형도 중요하지만, 음시이 조리되는 방법, 음식이 제공되는 방식, 음식과 관련된 인적인 요소, 서비스, 음식이 제공되는 공간이나 음식 그 자체를 구성하는 재료의 위생이나 질도 중요한 것이다. 음식은 바로 이러한 것들이 총체적인 합작품이다. 예를 들면, 오케스트라와 같은 것이다. 조화가 중요한 것이다. 어느 한 부분이 잘못되면 전체적인 조화가 깨어지는 것이다. 음식이 아무리 화려하게 장식되고 맛깔스럽게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음식을 평가하는 모든 것이 아닌 것이다. 물론 보기좋은 것이 맛잇고 좋다. 그러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면 그 음식은 음식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또 음식의 재료가 싱싱한 것이 아니라면 음식의 가치는 반감하고 마는 것이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고 우생이 철저하다고 하더라도, 인적요소, 즉 사람의 서비스가 영 형편 없으면 음식도 먹기 싫어지는 것이다. 

블로그로 예를 들자면, 음식 포스트를 멋지게 하기 위해서 음식의 멋진 사진 만을 올리는 것도 이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자의적인 편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허구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포스트를 멋지게 꾸며야 하긴 하지만 허구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같다. 블로그는 소설이 아니라, 현실과 그 현실 속이 삶에 가깝다. 블로그에 소설을 연재한다고 해서 블로그 자체가 허구적인 공간이 되는 것이 아니다. 블로그는 현실인 것이다. 

지금까지 필자의 블로그에도 음식 포스트를 몇 개 올렸다. 대체로 보기 좋게 맛깔스럽게 올렸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서는 다소 떨떠름한 경우가 있었다. 음식이 여러 요소들의 총체적인 합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음식 사진만 떼놓고, 다시 그것들을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편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포스트를 생산해 내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음식이 좋다 나쁘다는 식의 멘트는 삼갔다. 이런 음식이 있다는 정도로 소개하는 데 그쳤다. 식당까지 공개하는 경우는 대체로 개인적으로 만족한 경우였다. 예외없이 그랬다.   

음식의 포스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면 제대로 할 수 있는 포스트의 비율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음식만 보여주는 것과 음식 외적인 요소들을 함께 보여주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이번 장어구이 포스트가 그랬다. 만약 장어구이 그 자체만을 보여주지 않고 음식이 준비되는 공간과 음식 자체의 위생과 질을 동시에 보여준다면 음식 자체의 포스트로서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음식 자체의 소개가 그다지 나쁠 것도 없다. 이런 음식이 있구나, 호기심이 발동하는 음식이구나, 스테미너식이구나, 독특하구나 하는 식의 음식 자체에 대한 평을 내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음식이란 인간의 건강과 직결되는 삶의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이런 음식을 다룸에 있어 음식 자체의 평가만을 내리는 것 보다는 더욱 기본적인 것으로 위생과 서비스 등의 측면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고 바람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옆 손님이 떠난 자리를 찍었다. 음식이 제공될 때 중분한 식기가 제공되지 않다보니 음식을 먹기가 아주 거북하다. 음식을 다 먹고 난 자리는 언제나 전쟁을 치르고 난 뒤의 상흔같다. 우리가 그만큼 음식을 전투를 치르듯이 먹기 때문일까?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자리에 앉아 종업원인 듯한 아무머니가 테이블에 비닐을 깔고 물그릇, 물수건과 함께 젖가락을 이렇게 던지다 시피 놓았다. 과연 이것이 서비스 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이 자리에 외국인이 앉아 있다면 어떤 인상을 갖게 될까?


화로와 숯불을 준비하고 구이용 철판을 세척하는 곳 같다.  구이용 철판은 검은 재가 많이 남아 있어서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위생적으로 소독되고 처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곳은 아마도 일차적으로 세척이 되는 곳 같은 데, 이후 어떻게 위생적으로 처리될지 무척 궁금하다. 


화장실은 소변기만 하나 달랑있다, 문도 없다. 위의 세척장과 바로 잇닿아 있다. 왼쪽이 바로 세척장이다.  



소변기 위로 창같은 것이 하나 있는데 막혀 있고 온통 문지 투성이다. 
 
 
아래 사진들은 장어구이를 먹으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위의 사진들과 함께 이런 사진들이 편집을 거치면서 이틀전(장어구이 맛 보세요) 라는 포스트가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