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다가올수록 무척이나 궁금한 것은 마준과 유경의 운명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될까는 이 드라마의 핵심중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상처받은 인간들의 변화와 치유, 화해와 소통과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를 묘사하고 서술하는 궁극의 목적 중의 하나는 변화와 치유, 화해와 소통이니까요. 비록 불변과 은폐와 갈등으로 점철된다고 해서 결국 그것을 통해 변화와 치유, 화해와 소통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탁구-일중(일중은 다소 애매하기도 하지만)-미순의 스토리 라인이 다소 통속적이고 선악 양단의 가치를 지향한다면 인숙, 승재-유경-마준의 스토리 라인은 선악이 뒤섞이고 심리적인 요소가 강합니다. 따라서 후자의 라인이 문학적인 느낌이 강하고 여운을 많이 남기고 있습니다.


마준과 유경은 참 애착이 가는 인물들입니다. 탁구처럼 모범적인 인간으로서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해진 현실 속에서 상처받고, 마음 생채기에 답답해하고, 분노의 격정을 견뎌내지 못하며, 악과 선의 혼란스런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준과 유경의 그런 모습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그들이 애착이 간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마준을 살펴볼까요. 마준에게는 정말 치유불능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지금 마준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도 바로 그 마음의 상처입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마준처럼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하기 힘들만큼 괴로울 것입니다. 사실 그 아픔을 우리는 드라마 내내 마준과 함께 느끼고, 그래서 동정을 하면서 마준의 변화를 진심으로 지켜봐왔습니다. 마준이 어리석은 선택을 할 때 마다 원망하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상처입고 있는 마준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습니다. 마준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길 진심으로 바랬습니다. 팔봉 빵집에서 마준은 그런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우리의 바람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팔봉 선생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면서 팔봉 선생이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팔봉 선생이 끝까지 마준을 껴 안아주었다는 사실에 강한 인상을 받습니다. 인간의 변화는 한 순간의 문제가 아닌 것이기 때문입니다. 빵이 잘 구워질 때까지 기다리듯이 조용히 기다려야 할 문제입니다. 마준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혼란스러운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드라마가 끝 난 그 이후로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준이 불쌍하면서도 슬픔을 자아냅니다.



유경도 마찬가지입니다. 필자의 경우 유경은 더욱 더 애틋한 존재입니다. 진정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유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는 유경을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 진다면 더 아름다운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여겨질 정도입니다. 이승철이 부른 이 드라마의 주제곡 <그 사람>을 들으면 유경의 지나온 삶 때문에 가슴이 뭉쿨해지고 안타까워집니다. 유경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폭력입니다. 아버지로부터 무지막지한 폭력을 당하면서 살아온 유경입니다. 그리고 보육원을 그치면서 대학을 다니고 학생 운동을 하면서 사회변혁의 꿈을 꾸던 유경이었습니다. 마준과 같은 내면적인 상처와 더불어 현실적인 모순과 그 모순으로 인한 고통도 고스란히 당한 인물입니다. 거성가의 황태자였던 박제된 마준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니다. 물론 그 상처의 가치를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유경의 상처야 말로 내외면적인 그야말로 총체적인 상처입니다. 그러니 유경은 총체적인 사유를 하고 있습니다. 마준처럼 유아적이 아닙니다. 마준이 상대적인 질투와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악마성에 가깝다면, 유경은 분명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람직한 것인지, 잘못된 것이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파멸을 선택한 것이지 파멸적인 존재는 아닙니다. 보셨죠, 유경이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자신의 아버지와 조우를 했을 때 그녀의 슬픈 눈동자를 말입니다. 그녀는 결코 그렇게 자신의 아버지를 부정할 인물이 아닙니다. 비록 어린 시절 자신을 그토록 때리기만 한 존재이지만 마준이 처럼 피눈물 없는 그런 냉혹한 심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경이 복수를 선택했기에 자신의 아버지를 부정한 것입니다. 정말 슬픈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유경은 더욱 더 슬픈 존재입니다. 사랑하는 탁구를 버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버리면서 악을 선택하고 복수를 선택하고, 끝내 파멸을 선택한 유경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마준이나 유경이 파멸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필자는 나름대로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언제나 바보 같은 추측들만을 남발해 왔기에 이번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렵니다. 어쩌면 파멸을 막을 방법이 애당초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파멸이 된다고 해도 또한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너무 슬프고 가슴이 아파도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kbs 드라마 포토박스 사진 캡처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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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내영아 2010.09.12 1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드라마는 처음에는 유치뽕짝일 것이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지금 현대 사회의 시대상황이 잘 어우러져 있는것같습니다. 출생의 비밀은 좀 ... 유치하지만 유경의 경우는 제 친구중에도 더러 저런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3. 2010.09.12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핑구야 날자 2010.09.12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경의 악녀 변신이 의외의 설정에 깜놇했답니다

  5. ★입질의 추억★ 2010.09.12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에 빠져선 안될 출생의 비밀 ㅠㅠ 그래도 잘만 풀어나간다면 식상함을 벗을꺼 같아요~ 유경은 김탁구랑 이어지는 결말을 예상했는데 점점 혼돈으로 빠지는거 같아요. 전 지금 회차는 안보고 한참 전의 회차를 보고 있어요~ ^^;

  6. DDing 2010.09.12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한 붕괴의 파멸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끝맺음이면 좋겠네요.
    악역이 아닌 악연이었으니깐요. ^^

  7. 모피우스 2010.09.12 2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에는 마중이가 착한 마음으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8. 자수리치 2010.09.13 0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탁구에게로 컴백 원츄합니다. 점점 흥미진진해지는군요.^^

  9. 봄날 2010.09.13 0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탁구와의 사랑이 넘 애절해 유경이의 행복은 탁구외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유경이가 모든걸 잊고 처음으로 돌아가 홀로선 모습도 좋을것 같단 생각도 드네요^^ 유경이도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10. 빨간來福 2010.09.13 0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지내셨죠?

    아시다시피 제가 좀 마이 아파서 나들이를 자제하고 있었답니다. 흑흑

    쌓인 포스팅 26개 흑흑흑

  11. 유아나 2010.09.13 0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엔 마준과 유경이에 더 눈길이 갑니다. 상처받고 연약한 우리네 현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요. 나이들었나 봐요 ㅋㅋ

  12. 머니야 머니야 2010.09.13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청률 정점에 잇는 이 드라마에서 열외되어있는 1인입니다..ㅠㅠ 첨부터 봐줬어야 하는데 항상 아쉽다능..ㅠㅠ

  13. 느킴있는 아이 2010.09.13 10: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젠 머 제가볼땐 마준과 유경이 탁구편에서 탁구를 도와 멋진 결말을 장식하지 않을까 싶네요 두사람도 행복한 결말을 보여줄듯 한데요?

  14. 예문당 2010.09.13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번봐서 잘 모르지만.. 빵집에서 김탁구빵은 사먹고 있습니다. ㅎㅎㅎ

  15. 칼리오페 2010.09.13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준과 유경이..탁구...
    요즘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진짜 요즘 빵집가면 김탁구빵 다 팔더라구요 ㅋㅋㅋ

    빵자꾸 먹으면 살찌는데...ㅠ

    김탁구 때문입니다.ㅋㅋㅋ

    글 잘보고가요

    점심맛있게 드세요~:)

  16. 원이맘 2010.09.13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마준이랑 유경이 여기서 또 보네요 ㅋㅋ
    요즘 이거 본다고 정신없습니다.

    점심때도 빵먹어야 겠어요 ㅋㅋ
    잘보고 갑니다~~

  17. 악랄가츠 2010.09.13 1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상 아이폰4을 뽑고,
    기존의 갤럭시A를 컴퓨터 옆에 DMB전용 TV로 설치하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작업하면서 TV를 볼 수 있게 되었어요! ㅎㅎ
    제빵왕부터 섭렵해야되나요? ㄷㄷㄷ

  18. 마이다스의 세상 2010.09.13 15: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으~ 요런 드라마는 처음부터 봐줬어야 하는데 말이죠 ㅠㅠ

  19. 꽁보리밥 2010.09.13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의 성격상 좋은 방향으로 결말을 내지 싶어요.
    권선징악...^^

  20. 선민아빠 2010.09.13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으면 좋겠어요~~~이번주가 마지막이죠?

  21. 엑셀통 2010.09.13 1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주가 마지막이어요? 탁구랑 유경이랑 잘되었으면 좋겠는데~ 탁구는 받아주려해도 유경이 거부할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