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진(박주미 분) 참 이해하기 힘들다. 그녀의 행동을 추동하는 내적인 개연성이 병적이고 막연한 감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울증에 걸린 환자 같다. 그녀가 ‘우울증 환자가 되어야’ 비로서 그녀의 행동이 이해될 수 있을 만큼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기인하다.

 

1.서혜진은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편 김동훈과는 왜 겉돌기만 하는가? 도대체 심각한 이유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2.서혜진은 왜 김승우에게서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가?(이런 감정이 느닷없이 찾아와 불륜까지 이르게 되는가?)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서혜진이 환자나 유치 찬란한 인간이나 악녀가 아닌 이상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그녀를 이해해주는 남편이 있고 딸이 있는데 언제나 가정과는 겉돌기만 한다. 이 점은 작가의 비약이 심각한 부분이다. 적어도 남편 김동훈과 서혜진 사이에 심각한 관계의 파열이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둘 사이에는 관계가 벌어질 만큼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작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이러다 보니 서혜진의 개연성 없는 행동에서 ‘병적인 결함‘ 을 추출해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게 심각한 우울증이다. 또는 유치함이다. 그녀가 악녀같지는 않다. 3년 동안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서혜진이 고작 남편이 딸 란이와 목욕을 함께 한다는 사실에, 마트에서 큰소리로 자신을 부른다는 사실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병적이거나 유치함, 이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면 이해하기가 힘들다.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서혜진에 대해서 자신처럼 비약적인 상상을 바라는 것일까?
 

 

그런데 서혜진은 김승우에게는 남편보다도 더욱 더 너그럽다. 아직 이 둘 사이에 애정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호의적인 관계임은 분명한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인가. 남녀관계의 애정에 무슨 이유 같은 것을 따지지 말라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적어도 드라마라면 납득할 만한 개연성이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마저도 없다. 김승우에 대한 서혜진의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힘들다. 그녀가 남편 김동훈에게 보이는 태도로 비추어 볼 때 김승우에게도 그런 태도를 일관성 있게 보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단순히 직장 상사(관장과 부관장의 관계)와의 관계 때문에 함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일까?


서혜진은 마치 작가가 시청률을 위한 담보와 가족드라마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탄생시킨 유령같은 존재처럼 여겨진다. 그렇다면 서혜진은 시청률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드라마상에서 서혜진의 이질감이 바로 이런 이유라면 참 가슴 아픈 일이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서혜진은 작가의 양심의 결정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작가가 참 측은하기도 하다.  
 
 

서혜진은 작가가 너무 비약적인 상상으로 만들어 낸 유령같은 존재라면 작가의 손에서 줄을 끈어야 한다. 시청률을 의식한 불륜의 냄새를 풍기려는 ‘감상적인 비약’ 이 아니라 행동에 개연성을 갖는 인물로 조직해내어야 한다. 김승우를 아주 집요한 인간으로 만든다거나 가정적인 갈등을 더욱 심각한 지경으로 만들어야 하는 등이 그런 예들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서혜진을 우울증에 걸린 환자로 보거나 아주 유치한 인간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서혜진을 그런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는가!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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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1.03.28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외도로 가려는가요?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저도 가끔 보는데(토요일만)..
    남편 또한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굳이 과거 얘기를 입버릇처럼 할 필요가 있는지..
    상대에게 상처가 될 거란 생각은 안하는지...참

  2. 리우군 2011.03.28 0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 드라마 만이라도 좀 불륜 이런거 안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너무 똑같아요 모든 드라마가 ㅋㅋ

  3. 해바라기 2011.03.28 0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혜진의 이상한 행동 저도 드라마 보고 느껴야 겠습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한주 되세요.^^

  4. Shain 2011.03.28 0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륜을 할까 말까하는 그 아슬아슬한 상태를 그리려는 걸까요
    확실히 답답하긴 한데
    어떤 상황에서 불륜에 유혹되는지 정확치는 않네요

  5. 혜진 2011.03.28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하긴 합니다..
    마음이 흔들리는 거겠죠.. ㅡ.ㅡ

  6. misszorro 2011.03.29 0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 제가 좀 시러하는 스토리로 흘러갈꺼 같다는ㅎㅎ
    주말만큼은 좀 행복한 드라마가 나왔음 좋겠어요
    드라마가 넘 비슷한거 같네요ㅋ
    편안한 밤 되세요^^

  7. 빨간來福 2011.03.29 0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런 드라마가 있군요. 주말극을 본지는 참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전 요즘 아테나라서리.....ㅠㅠ

  8. 공룡우표매니아 2011.03.29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부터인가 드라마의 주제는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민망한
    불륜과 삼각사각관계.....형제간 갈등 등등
    언제나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을까....

  9. 솔브 2011.03.29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뻔한 주제들을 다루는데도
    그래도.. 재미있지않나요 ㅎ

  10. 클라우드 2011.03.30 15: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에 즐겨보는 드라마예요.
    할머니 역으로 나오는 남능미 님이신가요..?
    넘 사랑스러우셔서 보게 되었지여.^^
    거액을 빌리게 되더라도 남편과 한마디 상의조차 없다는 것은
    현실과 넘 동떨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주말이 기다려지네여.^^

  11. 자수리치 2011.03.30 1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이어가려면 불륜으로 흘러갈 듯 하네요.--;



<시크릿가든> 본방을 사수하지 못하고 이제야 재방으로 보고 있다. <시가> 폐인님들에게는 한참이나 뒤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한 것 같다. 재방으로 보니 그 신선함이 다소 떨어져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디테일한 부분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긴 하다. 톡톡 튀는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김빠진 맥주를 채워주고 있다고나 할까?


재방으로 보고 있는 주제에 뒤늦게 새롭지도 않은 감평이라는 걸 쓰기는 민망하고, 단지 김주원과 길라임의 영혼 체인지가 갖는 의미를 나름대로 뒤늦게나마 되새겨 보고 싶다. 이건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스토리상에서 '영혼 체인지' 가 갖는 겹겹의 의미들을 알지 못하는 필자이고 보니 단지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생각이 나열될지도 모르겠고, 다소 드라마의 내용상 그 본질적인 의미와 유리 된 글이 되지 않을까도 싶다.


http://bntnews.hankyung.com/apps/news?popup=0&nid=04&c1=04&c2=04&c3=00&nkey=201101192338013&mode=sub_view


대개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문학작품에서 영혼은 원혼인 경우가 많다. 비록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육체를 잃은(육체가 죽은)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유령, 귀신, 성령 같은 단어들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구별하지 못한다. 다만 피상적인 생각이지만, 유령, 귀신, 성령 등은 비록 가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불가시적이며 비현실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육체를 상실한(비록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죽은) 억울하게 죽거나 원한 맺힌 영혼이 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영혼이 햄릿의 아버지의 영혼이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샤머니즘에서 혼을 불러내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대체로 원혼인 경우가 많다. 초혼제를 하고, 49제를 하며, 제사를 지내고 조상에게 기도를 한다.


이와는 다소 다른 것이 서구 기독교의 성령(The Spirit)이라는 것이다. 이것도 달리 말하면 신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세속에 속한 것들을 끊임없이 죽어야 한다. 육신도 그 하나이다. 그럴 때 신자들의 마음에 신의 영혼(성령)이 들어와 완전히 새로운 신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원혼이라기보다는 구원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사탄에 대한 응징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니 상대가 있는 것이다. 성령이 사탄을 거듭나게 하지는 못하는 것이고 보면 이 사탄은 영원히 인간을 유혹하고 구렁으로 빠트리는 존재이다. 만약 한 인간의 내면을 사탄(악한 영혼)이 지배한다면 인간은 신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성령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사탄을 물리치는 존재로 말이다.  


이러한 영혼의 존재를 믿는 것은 죽음으로 단절 될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게 영속성을 제공한다. 기독교에서의 성령 받음은 영생을 보장받는 것이며, 불교에서의 윤회는 영속적인 생의 다양한 변주를 의미한다. 유교도 마찬가지이다. 조상을 모시는 제사 행위는 곧 죽은 뒤에 찾아 올 수 있는 현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http://isplus.joinsmsn.com/article/790/4947790.html?cloc=



영혼은 육신을 빠져나가야지(육체가 죽어야지) 만이 그 독자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산자에게서 영혼이 빠져나가면 죽은 자가 되는 것이다. 햄릿의 아버지나 처녀귀신처럼 사후에 원혼이 되어 나타나거나 불교에서처럼 사후 영혼이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거듭나는 것은 성령으로 말미암는 것이다. 이렇게 육신이 죽어야지 많이 영혼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밀알이 썩어 새싹을 틔우는 것과 같다.


*

<시크리가든>에서는 주원과 라임의 영혼들이 서로의 육체를 바꾸어 들어간다. 이런 경우는 참 독특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서로의 영혼이 다른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주원은 라임으로 라임은 주원으로 새롭게 거듭난 것이다. 불교적의 윤회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죽음이 없이 영혼이 교체된다는 것은 재미있는 발상이다.


이렇게 육체가 죽지 않고 영혼이 바꾸는 것은 무엇을 의도하기 위해서 일까? 타자 속에 자아의 영혼이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타자가 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타자의 육체를 빌어 세계를 지각하는 것이다. 눈을 감으면 세계가 사라지듯이 타자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는 다를 것이다. 코도, 귀도, 피부도......모든 감각들이 다 다를 것이다. 자아의 영혼으로 타자의 육체를 통해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이해와 소통의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이외에 또 어떤 방법이 있을까? 불가능한 상상이지만 인간이 부단하게 해야할 상상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이며 완전한 이해와 소통인 까닭이다. 


따라서 주원과 라임의 영혼 체인지는 좀 더 확대하면 타자를 향한 이해와 소통에 대한 알레고리가 된다.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드는 모든 종류의 갈등은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소멸할 때만 사라질 수 있다. 자아와 타자가 충돌하는 이 경계에 꽃을 피우고자 하는 것이 모든 인간의 슬픈 운명일 것이다. 주원과 라임의 영혼 체인지는 소멸시킬 수 없는 자아와 타자의 경계에 대한 안타까움의 발로이다. 세상의 소란에 대한 작은 평화의 소망이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너무나도 애틋한 것이 아닐까! 이제 우리가 주원과 라임이 되어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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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촌댁 2011.01.20 0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촌스런블로그님도 이제 시가 보시기 시작하셨군요.
    전 '영혼체인지'의 의미를 처음에 남녀차이, 계급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답니다.
    이제 시가를 다 보고 나니, 이 두 의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2. ♣에버그린♣ 2011.01.20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ㅇ니 이제보셨어요^^ ㅎㅎ
    전 첨부터 페인이였슴다^^

  3. 티비의 세상구경 2011.01.20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크릿가든에서 영혼이 체인지되었지만
    눈을 감고 서로를 느끼던 장면이 갑자기 생각이나네요 ^^;

  4. 감성PD 2011.01.20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모저모로 개성있었다고 생각해요 ㅋㅋ

  5. 이류(怡瀏) 2011.01.20 1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시크릿가든 앓이를 저도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ㅠㅠ
    너무나 많은 행복을 주었던 드라마에요 +ㅁ+ 콘서트도 했었고.. 끙

  6. 하록킴 2011.01.21 0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크릿가든 소문은 많이 들어보았는데...
    저는 왜 우리나라 드라마가 안끌릴까요? 시크릿가든은 소재가 조금 특이하다고 하던데..

  7. 꽁보리밥 2011.01.21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전체가 시크릿가든에 빠져든 느낌입니다.
    대단하 열풍이었어요.^^

  8. 새라새 2011.01.21 18: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 저곳에서 시끌 시끌한 시가 저는 변방의 시가인가봅니다 ㅋㅋㅋ

  9. 여강여호 2011.01.22 1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케이블에서 시크릿 가든 하고 있네요...꼭 이런 식으로만 봤습니다. 그것도 띄엄띄엄..

  10. PinkWink 2011.01.22 2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재방을 볼까바요.. ㅠㅠ 왠지 뒤진듯한 느낌이 강력하게 들거든요..ㅠㅠ

  11. Deborah 2011.01.23 0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재방을 볼까해요. ^^ 잘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