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비담의 진실한 사랑, 가슴 아픈 사랑!



드라마<선덕여왕>에서 선덕여왕을 향한 비담의 사랑은 참으로 애틋하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권력 암투의 한 가운데서 사랑은 그 순수함을 의심받기 마련이다. 선덕여왕이 망설인 이유가 신라를 위한 대의가 8할이라면, 비담의 사랑을 믿지 못한 부분이 2할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비담이 처한 자리에서 사랑을 내보인다는 것은 힘겹다. 또한 선덕여왕의 자리에서 비담의 사랑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정치판의 사랑이란 순수할 수 없는 까닭이다. 앞 뒤 재고, 위아래 재어야하는 속화된 그 무엇일 가능성이 커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담의 석덕여왕을 향한 애모는 진실하고 순수하다. 그 사랑이 서 있어야하는 조건이 너무나도 황량하기 때문에 그 진실함과 수순함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일 뿐, 그 순수함과 진실함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 권력을 위해 사랑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의심같은 것 말이다. 무엇보다도 석덕여왕의 비담에 대한 의심이 가장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선덕여왕 자신이 비담의 사랑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듯도 하다. 비담의 휘하로 결집되어 있는 귀족들의 사병을 자신에게로 모으려는 것에 비담의 사랑이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비담은 그렇지 않다. 비담은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자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그렇게 믿고 싶다. 그래서 비담의 사랑은 거친 들판에 핀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비담의 사랑이 거친 들판에 핀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이기에 역설적으로 위태위태하다. 본의 아니게 꺾일 수 있는 것이다. 뽑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다른 글에서도 이것을 언급했지만 대의나 결의 같은 것에 인간의 감정들은 억압되고 보류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의나 대의 앞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실날은 끊이기지 쉬운 것이다. 애절하고 순수하며 아름다운 사랑이지만, 위태 위태한 사랑이기도 하다.
 

http://eto.freechal.com/news/view.asp?Code=20091216161556527


비담은 선덕여왕에게 맹세한다. 선덕여왕이 죽게 되면 자신도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선덕을 따르겠다고 약조한다. 그러면서 맹세의 글을 자필로 써서 선덕여왕에게 바치고 자신도 하나를 간직한다. 자신의 진실한 사랑을 믿지 못하는 선덕여왕에 대한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이다. 이에 멈추지 않는다. 선덕여왕이 비담과의 국혼을 선포하고 난 뒤, 그의 전생애에 걸쳐 애지중지했던 <삼한지세> 마저 유신에게 건네 준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비담의 진실함을 볼 수 있다. 의심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러나 염종은 <삼한지세>가 유신에게 넘어 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첩자를 부리는 데는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염종은 미쳐 날 뛴다. <삼한지세>가 도대체 어떤 책인가 말이다. 그의 전 재산을 들여 만든 책이 아닌가! 그 책을 유신에게 넘겼다니! 염종은 참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설상가상 삼한지세를 찾던 염종은 비담이 숨겨놓았던 '맹세의 글' 을 발견한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염종은 또 한 번 더 미쳐 날뛸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불길한 비담의 사랑을 읽을 수 있다. 비담을 잡으려는 온갖 술수와 회유가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미생과 염종이 비담을 말려들게 하는 결정적인 술수는 당나라 사신으로 가서 고관과 꾸민 술수이다. 참으로 교묘한 술수다. 비담이 당나라의 군사를 신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는 글을 오우선에 적은 글이 춘추의 지혜로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장면, 염종의 탐욕만 없었다면 비담은 온전히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을 것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염종은 <오델로>의 이야고처럼 술수에 능하며 상인의 기질이 강하다. 마르코폴로나 콜럼버스 같은 인간들이 죽음을 무릎 쓰고 여행을 떠난 것은 이윤추구에 있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속된 말로 돈 벌기 위해서 항해를 하고 모험을 떠난 것이다.  인간은 이토록 탐욕스러운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이윤 추구에 대한 욕망은 목숨도 불사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경우에도 잘 참아오던 염종이 <삼한지세>가 유신에게 넘어간 사실에 유독 뚜껑이 열리는 것은 바로 자신이 투자한 자금이 헛되이 날아간다는 생각 때문이다. 마르코폴로나 콜럼버스에게 항해일지나 지도가  너무나도 중요한 것처럼 염종에게 <삼한지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염종은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이 꿈을 이루는데 <삼한지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삼한이 일통되면 그의 상권이 엄청나게 넓어지리라는 꿈 말이다. 이것을 위해 그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염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윤 추구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비담의 심복으로 존재하면서도 <삼한지세> 문제로 완전히 돌아버린 것은 그의 꿈이 박살나려 하기 때문이었다.

염종만 아니었더라면, 염종의 탐욕만 아니었더라면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오델로의 진실한 사랑을 깨어버렸던 이야고의 술수처럼 비담의 진실을, 그 사랑의 순수함을 깨어버린 염종의 간교한 술수가 아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 염종의 간교한 술수만 아니었다면, 아니었다면! 참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비담의 진실이 거짓에 농락당한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아니더라도 비담의 사랑은 그야말로 보편성을 띌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사랑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오델로>의 데스데모나만을 기억할 이유는 없다. 필자는 이 비담의 사랑을 <선덕여왕>에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놓았다는 데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랑 하면 비담이란 이름을 떠올리지 않을 이유도 없을 듯 싶다. 권역 암투의 한 가운데서 그토록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을 한 비담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존재이다. 그의 사랑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비담의 사랑이 염종의 상인적인 욕망에 의해 깨어진다는 사실은 의미있는 메타포이다. 비담의 사랑, 그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 이윤 추구라는 염종의 탐욕에 의해 짓밟힌다는 것은 인간의 순수함과 인간의 탐욕의 본질적인 양면성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인간 삶의 바람직한 지향점과 그 좌표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무엇으로 읽던 그것은 의미 있게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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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orro 2009.12.20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종... 비담의 스승인 문노도 죽이더니..하여튼 비담 너무 안됐습니다ㅠㅠ

  2. 또웃음 2009.12.20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러게요. 나쁜 염종!

  3. Phoebe 2009.12.20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햄스터 아침 식사 주러왓어요.
    많이 줬으니까 저녁때까지 안주셔도 돼요.ㅎㅎㅎ

  4. 탐진강 2009.12.20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아픈 사랑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죽겠지요

  5. 홍천댁이윤영 2009.12.20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담의 사랑이 넘 가슴 아픕니다... 안타까워요..

  6. montreal florist 2009.12.20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담이 정말 불쌍했어여

  7. 쿠쿠양 2009.12.21 2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덕여왕은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안타깝네요..

  8. 비담땜에 2009.12.21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드라마를 보네요...
    생전 티브이 자체를 보질 않았는데... 우연히 일요일에 어머니께서 재방송 보시던거 오며가며 보다가 비담이 넘 멋있어서... ..>.<
    아이고 이나이에 무슨 추태인지...
    요샌 너무 안스러워서 어찌되나 궁금해서 30중반이 되도록 요일챙겨 기다리며 보던 프로라고는 은하철도999와 V밖에 없었는데 선덕여왕을 보고 있답니다. ㅡ..ㅡ 고넘 참 잘생기기도 했지...

 

선덕여왕, 염종에게 도대체 <삼한지세>가 뭐길래?

http://eto.freechal.com/news/view.asp?Code=20091216161556527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면 내용상의 갈등구조들이 드라마의 극적인 재미를 높이고 있다. 미실과 덕만, 유신과 비담, 선덕여왕과 비담등 큰 갈등 구조를 뼈대로 더 작은 갈등 구조들이 가지를 뻗으며 전개되고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사극이라 하기에 지나치게 역사 문헌과 심하게 차이가 나는 것에 상당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으나, 드라마적인 측면에서 볼때는 이러한 극적인 요소들이 재미와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제 드라마 <선덕여왕>은 이러한 갈등 구조들이 해소되면서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갈등 갈등구조들 중에 가장 안타까운 갈등 구조가 있다면 비담과 염종의 갈등구조이다. 이것은 대개의 갈등구조들이 정치적인 정략에서 나온 것과는 달리 상당히 의미있는 갈등을 추론하게 한다. 이것이 작가들이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추론을 단순하게 가능하게 하는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아무튼 필자 개인적으로 이 비담과 염종의 갈등 구조는 이 드라마의 백미중에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이러한 판단을 하는 것일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권모술수와 정략의 세계에서 인간의 휴머니즘이 우뚝 솟아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http://cafe.daum.net/ejutaek/CqHs/3271?docid=1Cfyj|CqHs|3271|20091005081745

염종은 무역상인이다. 그가 문노와 함께 <삼한지세>를 만들 때 무역상으로서 지역적인 발판이 없었다면 <삼한지세>는 탄생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엄청난 사비를 들인다. 이것은 염종이 넓게는 권력에 대한 탐욕이랄 수 있지만, 그 동기를 좀 더 좁혀보면 자신의 상권을 확대하고 하는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상에서 상인들의 이윤 추구의 욕망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알고 있다. 우리의 상식을 벗어난다. 설마 그럴라구하지만 실제 그렇다. 마르코 폴로가 왜 중국으로 갔을까? 목숨을 걸고 중국을 수없이 왕래한 동기는 이윤의 추구였다. 콜럼부스는 어떤가?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모험의 추동력을 제공해 준 것은 황금이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고 좀 더 빠른 지름길로 가려다 발견한 것이 아메리카 대륙인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나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라는 역사적인 성취의 이면에서 이러한 이윤추구의 동기가 내재해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상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지도이다. 지도가 세밀하면 세밀할수록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커지는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무역로나 지동설을 이용한 항해로나 이윤 추구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염종에게 <삼한지세>의 의미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그가 왜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 문노와 함께 <삼한지세>를 제작하게 되었는가가 분명해 지는 것이다. 문노가 <삼한지세>를 통해 삼한일통의 대의를 이루고자 했다면, 염종은 <삼한지세>를 통해 상권을 넓히는데 그 의도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목숨을 건 상인들의 이윤 추구의 욕망의 선례를 본다면 이것이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메타포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권력 추구와 이윤추구라는 가치가 결합된 인간의 욕망을 읽게 된다.
 

이미지 출처 http://cafe.daum.net/ejutaek/CqHs/3271?docid=1Cfyj|CqHs|3271|20091005081745


그런데 비담이 이토록 소중한 <삼한지세>를 유신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염종이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드라마상에서 비담이 <삼한지세>를 유신에게 넘기자 완전히 두껑이 열려 길길이 날뛰는 것이다. 상인과 지도의 공동 운명체적(?) 성격을 이해하면 염종이 왜 이렇게 미쳐 날뛰는 가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삼한일통을 통한 상권확대와 이윤의 추구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비담을 부추겨 권력을 찬탈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록 <삼한지세>를 유신에게 건네주긴 했지만, 또한 <삼한지세>를 회복할 수 있는 존재도 비담인 것이다. 그러나 이 비담을 부추기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선덕여왕에 대한 비담의 <사랑> 인 것이다. 사랑이란 상대적이기에 사랑은 작은 오해에서도 깨어질 수 있는 너무나도 약한 존재인 것이다. 아무리 비담의 사랑이 변하지 않고 순수하고 진실하다고 하더라도, 선덕여왕의 상대적인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이고 보면 언제던지 그 순수함과 진실함은 의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염종을 비롯한 미실파가 노린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만 되면 비담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과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결국 이렇게 비담의 사랑은 파멸에 이르게 되고 그의 배신의 욕망이 삭터게 되는 것이다.


비담의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과 염종의 세속적인 탐욕의 갈등, 이 갈등이야말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갈등들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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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디아나밥스 2009.12.17 1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염종이 그래서 이렇게 삐딱선을 탄 것이군요.^^
    깊이있는 분석 멋진 글입니다.

  2. 또웃음 2009.12.17 1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염종의 태도가 훨씬 이해가 잘 됩니다. ^^

  3. 소이나는 2009.12.17 2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종은 대단한 것 같아요.. 어찌보면 비담을 가지고 노는 것도 같고 ㄷㄷㄷ
    역시 거대한 상인이 머리 굴리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아요 ^^

  4. 하록킴 2009.12.18 0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종 처음부터 안좋게 보였어요 ㅋ 치사한넘 ㅋ 비담의 난은 염종의 난이라고 해야함 ㅎㅎ

  5. labyrint 2009.12.18 1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종이 그래도 감초역활은 잘 하는 것 같아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6. 못된준코 2009.12.20 0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걸어서 하늘까지님........연예블로그로 우뚝 서시고 있는 걸 보니 덩달아 좋습니다.
    다른 연예블로그 포스팅과 달리....새로운 정보까지 덤으로 주시니....정말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