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과 서혜진의 별거는 단순히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친정으로 돌아온 딸 혜진에게 가족, 특히 엄마는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출가한 딸이 언제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엄마의 심정일 것입니다. 김동훈의 아버지인 김영호는 제자가 개업한 식당에 초대받고 찾아가다가 우연하게도 며느리인 서혜진을 보게 됩니다. 제자의 식당이 사돈집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던 거지요. 프랑스에 연수를 가 있어야 할 며느리를 본 것이 얼마나 충격이었을까요?


동훈과 만나고 헤어진 혜진은 집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이곳에 혜진의 엄마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모녀가 대화를 나눕니다. 외롭다는 딸의 말, 동훈과는 맞지 않다는 딸의 말에 엄마는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모녀가 진지하게 나누는 대화이지만 정답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엄마의 마음은 정말 안타깝기 이를 때가 없습니다.


이미지 재캡처 출처 : http://bntnews.hankyung.com/apps/news?popup=0&nid=04&c1=04&c2=04&c3=00&nkey=201105012107133&mode=sub_view 

혜진과 만나고 헤어진 동훈 또한 포장마차에서 홀로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아내의 배신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이렇게 술 한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 김영호가 정원 그네에 홀로 앉아 있습니다. 김동훈을 기다린 것입니다. 그리고 부자가 대화를 나눕니다. 아내 혜진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말, 가정적이기를 바랬기에 프랑스 유학을 보내주었다는 아들 동훈의 말에 아버지 김영호는 혜진을 모른다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진지한 대화일 뿐 동훈과 혜진의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비록 삶의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의 말은 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말은 아닙니다. 결국 동훈과 혜진의 부부 갈등은 그들 스스로가 풀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장면들에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틋한 사랑을 읽게 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의 행복을 바랍니다. 별거를 하고 있는 자식들에게 그들이 전하는 말의 핵심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 발짝 물러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들이 살아오면서 느낀 경험이고 지혜일 것입니다. 부모들의 말이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그 깊은 사랑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말에 담긴 사랑은 얼마간 자식들이 음미해야만 마음으로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사랑입니다. 서혜진에게도, 김동훈에게도 부모의 말이 당장은 어떤 빛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이 깃든 말임은 분명합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한 발짝 물러나는 너그러운 마음은 큰 분노와 소외감 속에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미덕입니다. 동훈이 아내 혜진의 배신(이나 불륜)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동훈이 혜진을 친정으로 보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한발작 물러나고 이해하겠다는 감정은 갖기 힘듭니다. 혜진 또한 이런 남편에게 정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랑이 저만치 물러나고 있습니다. 근본에서부터 서로를 돌아보아야 하지만 그들의 자존심은 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런 당사자의 감정을 우선적으로 존중해 줄 수 밖에 없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들이 서로 한 발작씩 물러나길 바라는 것이지요. 행복은 그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하고 이해할 때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김동훈과 서혜진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와 관계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진심어린 사랑의 말은 당장은 동훈이나 혜진의 귀에 거슬리고 공감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랑이란 걸 알 것입니다. 이런 부모가 동훈과 혜진의 곁에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으며 의미를 되새겨 볼만한 부분입니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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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nnpenn 2011.05.02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청하자 않아도 본듯 합니다
    싱그러운 5월을 멋지게 맞이하세요

  2. 2011.05.02 0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스마일타운 2011.05.02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마음은 다 같은가봅니다.
    5월달도 행복한 달이 되시길 바랍니다.

  4. Shain 2011.05.02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혼하고 갈등하는 위기가 왔을 때 마음을 안심시키는 조언을 해주는 부모..
    그런 부모가 꼭 필요할 때가 있지요...

  5. 머니야 머니야 2011.05.02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윽..이 드라마는 접해보질 못한 불우한 1인입니당..ㅠㅠ
    덕분에 어떤내용인지 조금은 알게되었네욥^^

  6. 비너스매니저 2011.05.02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월 가정의 달이네요 ㅎㅎ
    지금 바로 부모님께 전화 한통 드려야겠네요 ^^
    잘 읽고 갑니다 ^^

  7. 2011.05.02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선민아빠 2011.05.02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의 맘을 부모가 되어서야 조금씩 알아갑니다~

  9. 리우군 2011.05.02 1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롬에서 접속하니 악성코드가 감지됐다고 차단시키는데 광고때문일까요? 처음격는 증상이라!

  10. 로사아빠! 2011.05.02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 드라마는 봤다가 안봤다가 하는데,,
    글을 보니 대략 내용이 감이 오네요~



선덕여왕, 비담의 진실한 사랑, 가슴 아픈 사랑!



드라마<선덕여왕>에서 선덕여왕을 향한 비담의 사랑은 참으로 애틋하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권력 암투의 한 가운데서 사랑은 그 순수함을 의심받기 마련이다. 선덕여왕이 망설인 이유가 신라를 위한 대의가 8할이라면, 비담의 사랑을 믿지 못한 부분이 2할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만큼 비담이 처한 자리에서 사랑을 내보인다는 것은 힘겹다. 또한 선덕여왕의 자리에서 비담의 사랑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정치판의 사랑이란 순수할 수 없는 까닭이다. 앞 뒤 재고, 위아래 재어야하는 속화된 그 무엇일 가능성이 커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담의 석덕여왕을 향한 애모는 진실하고 순수하다. 그 사랑이 서 있어야하는 조건이 너무나도 황량하기 때문에 그 진실함과 수순함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일 뿐, 그 순수함과 진실함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 권력을 위해 사랑을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의심같은 것 말이다. 무엇보다도 석덕여왕의 비담에 대한 의심이 가장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선덕여왕 자신이 비담의 사랑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듯도 하다. 비담의 휘하로 결집되어 있는 귀족들의 사병을 자신에게로 모으려는 것에 비담의 사랑이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비담은 그렇지 않다. 비담은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자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그렇게 믿고 싶다. 그래서 비담의 사랑은 거친 들판에 핀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 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비담의 사랑이 거친 들판에 핀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이기에 역설적으로 위태위태하다. 본의 아니게 꺾일 수 있는 것이다. 뽑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다른 글에서도 이것을 언급했지만 대의나 결의 같은 것에 인간의 감정들은 억압되고 보류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의나 대의 앞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실날은 끊이기지 쉬운 것이다. 애절하고 순수하며 아름다운 사랑이지만, 위태 위태한 사랑이기도 하다.
 

http://eto.freechal.com/news/view.asp?Code=20091216161556527


비담은 선덕여왕에게 맹세한다. 선덕여왕이 죽게 되면 자신도 모든 권력을 포기하고 선덕을 따르겠다고 약조한다. 그러면서 맹세의 글을 자필로 써서 선덕여왕에게 바치고 자신도 하나를 간직한다. 자신의 진실한 사랑을 믿지 못하는 선덕여왕에 대한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이다. 이에 멈추지 않는다. 선덕여왕이 비담과의 국혼을 선포하고 난 뒤, 그의 전생애에 걸쳐 애지중지했던 <삼한지세> 마저 유신에게 건네 준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비담의 진실함을 볼 수 있다. 의심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러나 염종은 <삼한지세>가 유신에게 넘어 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첩자를 부리는 데는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염종은 미쳐 날 뛴다. <삼한지세>가 도대체 어떤 책인가 말이다. 그의 전 재산을 들여 만든 책이 아닌가! 그 책을 유신에게 넘겼다니! 염종은 참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설상가상 삼한지세를 찾던 염종은 비담이 숨겨놓았던 '맹세의 글' 을 발견한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염종은 또 한 번 더 미쳐 날뛸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불길한 비담의 사랑을 읽을 수 있다. 비담을 잡으려는 온갖 술수와 회유가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미생과 염종이 비담을 말려들게 하는 결정적인 술수는 당나라 사신으로 가서 고관과 꾸민 술수이다. 참으로 교묘한 술수다. 비담이 당나라의 군사를 신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는 글을 오우선에 적은 글이 춘추의 지혜로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장면, 염종의 탐욕만 없었다면 비담은 온전히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을 것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염종은 <오델로>의 이야고처럼 술수에 능하며 상인의 기질이 강하다. 마르코폴로나 콜럼버스 같은 인간들이 죽음을 무릎 쓰고 여행을 떠난 것은 이윤추구에 있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속된 말로 돈 벌기 위해서 항해를 하고 모험을 떠난 것이다.  인간은 이토록 탐욕스러운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이윤 추구에 대한 욕망은 목숨도 불사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경우에도 잘 참아오던 염종이 <삼한지세>가 유신에게 넘어간 사실에 유독 뚜껑이 열리는 것은 바로 자신이 투자한 자금이 헛되이 날아간다는 생각 때문이다. 마르코폴로나 콜럼버스에게 항해일지나 지도가  너무나도 중요한 것처럼 염종에게 <삼한지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염종은 원대한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이 꿈을 이루는데 <삼한지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삼한이 일통되면 그의 상권이 엄청나게 넓어지리라는 꿈 말이다. 이것을 위해 그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염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윤 추구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비담의 심복으로 존재하면서도 <삼한지세> 문제로 완전히 돌아버린 것은 그의 꿈이 박살나려 하기 때문이었다.

염종만 아니었더라면, 염종의 탐욕만 아니었더라면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오델로의 진실한 사랑을 깨어버렸던 이야고의 술수처럼 비담의 진실을, 그 사랑의 순수함을 깨어버린 염종의 간교한 술수가 아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 염종의 간교한 술수만 아니었다면, 아니었다면! 참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비담의 진실이 거짓에 농락당한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아니더라도 비담의 사랑은 그야말로 보편성을 띌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사랑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오델로>의 데스데모나만을 기억할 이유는 없다. 필자는 이 비담의 사랑을 <선덕여왕>에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놓았다는 데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랑 하면 비담이란 이름을 떠올리지 않을 이유도 없을 듯 싶다. 권역 암투의 한 가운데서 그토록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을 한 비담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존재이다. 그의 사랑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비담의 사랑이 염종의 상인적인 욕망에 의해 깨어진다는 사실은 의미있는 메타포이다. 비담의 사랑, 그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 이윤 추구라는 염종의 탐욕에 의해 짓밟힌다는 것은 인간의 순수함과 인간의 탐욕의 본질적인 양면성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인간 삶의 바람직한 지향점과 그 좌표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무엇으로 읽던 그것은 의미 있게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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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orro 2009.12.20 08: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종... 비담의 스승인 문노도 죽이더니..하여튼 비담 너무 안됐습니다ㅠㅠ

  2. 또웃음 2009.12.20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러게요. 나쁜 염종!

  3. Phoebe 2009.12.20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햄스터 아침 식사 주러왓어요.
    많이 줬으니까 저녁때까지 안주셔도 돼요.ㅎㅎㅎ

  4. 탐진강 2009.12.20 1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슴아픈 사랑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죽겠지요

  5. 홍천댁이윤영 2009.12.20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담의 사랑이 넘 가슴 아픕니다... 안타까워요..

  6. montreal florist 2009.12.20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담이 정말 불쌍했어여

  7. 쿠쿠양 2009.12.21 2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덕여왕은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안타깝네요..

  8. 비담땜에 2009.12.21 2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드라마를 보네요...
    생전 티브이 자체를 보질 않았는데... 우연히 일요일에 어머니께서 재방송 보시던거 오며가며 보다가 비담이 넘 멋있어서... ..>.<
    아이고 이나이에 무슨 추태인지...
    요샌 너무 안스러워서 어찌되나 궁금해서 30중반이 되도록 요일챙겨 기다리며 보던 프로라고는 은하철도999와 V밖에 없었는데 선덕여왕을 보고 있답니다. ㅡ..ㅡ 고넘 참 잘생기기도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