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 보석은 왜 반란을 꿈꾸지 않을까?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10/01/21/201001210395.asp



눈부신 보석들은 어두운 광맥에서 캐어내어 가공을 해야 비로소 그 광채를 내뿜는다. 원석들은 그다지 화려한 광채를 내뿜지 못한다. 그러나 <지붕 뚫고 하이킥>의 보석은 광맥에 여전히 묻혀있는 듯한 답답한 모습이다. 그의 가치를 왜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까?


그는 정말 우월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대학시절 야구선수였고, 키 크고 호남이다. 족구도 잘한다. 일본 바이어들에게는 보사마로 인기 절정이다. 가공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그가 마음만 먹기에 따라서 순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런데 왜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거리며 순재에게 업신여김이나 당할까? 순재만이 아니다. 아내인 현경에도 그다지 존경받는 남편은 아닌 듯 하다.


이전 글(지붕킥, 신데렐라와 피터팬, 그리고 후크 선장)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이런 보석의 모습은 영원히 동심을 가지고 있는 어른의 이미지 때문이다. 비록 보석이 어른이지만 그 마음은 여전히 동심처럼 수순하고 아름답다. 이걸 유아적이다, 퇴행이다, 정신병적이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동화를 꿈꾸는 어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에 이렇게 삭막하기 때문인 것을. 정작 비난받을 인간들은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들이 아닐까? 다들 잘 난 듯이 살아가고 있지만 진정 어른 값을 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될까? 오죽하면 성인 동화책이 나올까? 미친 건 어른들이지 아이들이 아니다. 또한 동심을 유지하면서 살려는 어른이 아니다. 보석이 간혹 너무 답답하기도 하지만 보석은 어찌 보면 참 성스럽기까지 한다. 어찌 이렇게 착한 어른이 있을 수 있을까? 또한 평화스러운 어른의 세계를 상징하는 메타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http://www.betanews.net/bbs/read.html?&mkind=491&page=1&num=484896


이 보석을 괴롭히는 존재는 순재다. 이전 글에서 비유했듯이 순재는 마치 후크 선장 같다. 보석에게 너무 폭압적이다. 보석이 효율적이고 강한 선원이 아니기에 그럴까? 아마 그것보다는 자신의 세계와는 다른 동심의 세계를 파괴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런데 이 후크 선장이 못말리는 공주님인 자옥에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듯이 맹목적인 걸 보면 또 괴상망측하다. 동화 주인공 후크 선장이 벌거벗은 임금님 알바를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보석에게만 한해서, 순재는 동심을 파괴하는 야만적인 어른 같다. 순재가 괴롭히는 것은 어른들의 기준인 것 같지만 그야말로 유치하기 짝이 없다. 어른들의 하는 짓들은 정말 어른답기만 할까? 성숙하고 어른답다면 왜 이 지구가 이 모양이 되었을까? 순재가 하이킥을 날려야 하는 존재는 보석이 아니라 '어른스럽다' 는 탈을 쓴 진정으로 참 유치찬란한 어른의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후크 선장에 대해 보석이 언제나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은 너무 답답하다. 이건 보석이 아직 자신의 진면목을 발견하지 못해서이다. 마치 수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이 수퍼맨과 스파이더맨의 옷을 입어야 초능력이 나타나듯이 보석은 아직 그런 걸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게 참 안타깝다.


보석에게 그런 복장은 무엇일까? 피터팬의 복장이 아닐까? 후크 선장 순재의 억압을 벗어나기 위해서 보석은 피터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보석은 아직 이걸 모르는 거다. 간혹 자신의 과거에서 자신감을 떠올려 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후크 선장 순재의 야만성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피터팬이다. 아무리 과거의 야구선수시절의 화려함이나 보사마가 되어 본들 맞지 않다. 한 때 봉실장이 보석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보석에게 진정으로 맞는 것은 피터팬인 것이다. 하늘을 마음껏 나르며 동심을 한껏 떨치는 것! 이것이먀말로 보석이 진정으로 후크 선장에 맞서는 방식이 아닐까? 동화에서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농락당하는 것은 야만적인 어른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피터팬 보석의 팅거벨은 과연 누구일까?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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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빛무리~ 2010.01.27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터팬 보석... 정말 잘 어울리는 별명이네요^^
    역시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지 못해서 저렇게 앞길이 막혀 있는 것 같은데... 이미 나이가 많아서 좀 비극적입니다. 머리가 좋지 않은 그로서는 일찌감치 몸을 쓰는 일로 성공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대학시절에 운동선수를 했었지만 부상으로 그만두게 되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꼬인 것 같아요. 사실 운동선수도 머리는 좋아야 하지만, 일상이나 회사에서 쓰는 머리와는 다르니까요. 중년의 보석에게 이제 또 어떤 다른 길이 있을지... 언젠가 힙합도 잘하시던데... 중년의 힙합래퍼라도? ㅎㅎ 피터팬 중년남자의 마음을 생각하니 조금은 착잡하네요.

    • 걸어서 하늘까지 2010.01.27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석 참 안타갑습니다~~
      머리만 좀 좋으면, 부상이 없엇으면 지금처럼 어벙벙한 어른은 안되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어른 같지 않은 보석의 역이 정감이 갑니다.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주고 말이죠~~ 동화속에서라도 피터팬이 되어 훨훨 날아다니면 좋겠어요~~

  2. 홍천댁이윤영 2010.01.27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남편 요즘 하이킥에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하네요.. 덩달아 저도 조금 보는 데 왠지 넘 슬포.. 정보석은 정말 넘흐넘흐 무시당하며 사는 듯 보여지더라구요.

  3. 신세경 2010.02.01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세경이 팅커벨이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경이가 은근히 요즘 보석사마를 이해해주고있음 그때 말너무많이한날은 보석사마의 실수 ㅋㅋㅋㅋ세경이가 잘들어줬는데

  4. 신세경 2010.02.01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때 오토바이도 그렇고 세경씨가 은근히 그래 ㅠㅠ 말못할때도

  5. 역시찌질이 2010.02.01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찌질이임!


지붕킥, 준혁의 방 구멍은 어린 시절 동심으로의 통로?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재미있는 포스트를 읽었다. 질풍마스터님의 포스터 ‘<지붕 뚫고 하이킥>의 준혁이 방에 방문을 달지 않는 이유 라는 제목의 포스터였다. 재미있는 해석이었고,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다. 드라마 해석을 이렇게 다양하게 해서 새로운 안목을 얻게 하고 읽을 거리를 풍성하게 해주어서 좋다.


준혁의 방구멍과 관련해서 필자도 궁금해온 터인데, 그 이유는 일단 젖혀놓고 그 구멍에 대한 준혁의 입장을 먼저 언급해 보자. 준혁이 그 구멍에 대해 불평이 없다는 것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창 반항적이고 이성에 호기심이 강한 고등학생이라면, 심장에 총을 맞은 것처럼 과연 자신의 방에 큼직한 구멍이 뚫려 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드라마상의 상징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부분이다. 드라마라고 하지만 이 구멍은 재미라는 차원에서만 설득력이 있을 뿐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있는 준혁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곤란한 것이 아닐까?
 

일단 드라마 상으로 준혁이 이 구멍에 대해 이렇다 할 불평을 하고 있지 않는 이상 구멍에 대해서 무슨 말을 덧붙이기도 부담스럽다. 또한 모든 등장인물들이 지붕뚫고 하이킥을 날릴 만큼 과장된 설정을 그 장점으로 하고 있으니 만치 궂이 준혁의 태도에 시비를 걸 필요도 없다. 시츄에이션 코메디가 아니던가?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되겠다.


이미지출처: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58


그런데 필자의 쓸데없는 호기심이 조금 더 나아가는 것은 사람이 들락거리는 구멍이라면 모가 난 사각형보다는 둥근 원형의 구멍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원형과 사각형은 디자인의 면에서나, 실용성에서나 아주 상반된 기능을 제공한다. 좀 더 나아가 심리적인 면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직선으로 구성된 사각형은 날카롭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육체적으로도 상처를 입기가 쉽다. 이에 반해서 원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모서리가 없기에 출입하면서 상처를 입지도 않는다.


예를 들면, 농촌에서 둥그런 산과 강과 구름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도시의 아파트 속에서 무수한 사각형의 건물과 직선의 도로와 사각형의 간판들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사람사이에는 심리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지 않을까? 도시 사람들이 논리라는 직선에 익숙하다면 농촌사람은 감성적인 원형에 익숙하지 않을까? 그러니 도시 사람들에 비해 논리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감성적인 면은 풍부하지 않을까?


이러한 모습을 세경과 신애 그리고 해리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어리버리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고 상처주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세경과 신애와는 달리 해리는 그야말로 지붕뚫고 하이킥이다. 그칠 것이 없다.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쉽게 말을 내뱉고 세경과 신애에게 마음 상처를 주기 일쑤이다. 직선의 날카로움이 몸에 배인 아이다. 동글 동글한 외모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시골아이와 도시아이의 극단적인 차이라고 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http://artsnews.media.paran.com/news/52029



이러한 장점이 있는 원형을 사용하지 않고 왜 준혁의 방 구멍을 사각형으로 만들었을까? 쥐구멍을 생각해도 원형이 떠오른다. 맨홀을 생각해도 원형이 떠오른다. 사각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집의 문도 원형이다. 다 원형인데 왜 준혁의 출입 구멍은 사각형일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그렇기에 원형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해도 그만이겠다.


준혁의 방에 출입 구멍이 붙어있는 것은 너무 재미가 있다. 시트콤 <지붕둟고 하이킥> 식의 황당한 언급을 하자면, 준혁의 방 구멍이 개나 고양이 구멍과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준혁의 방을 구멍을 통해서 출입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개나 고양이 꼴이 된다고 하면 지나칠까? 헌데 어쩌겠나. 개나 고양이 꼴로 보이니 말이다. 오히려 익숙하지 않아 개나 고양이보다 못하다(?)는 느낌도 팍팍 와 닿는다.


왜 이렇게 개나 고양이 꼴로 방을 드나들어야 할까? 질풍마스터님의 글에 의하면 순재의 회사 계약건과 관련된 일로 과거의 라이벌 박경림이 계약 상대방의 사모님으로 수모를 당한다. 이에 “현경은 끝내 폭발하며 준혁방 벽에다 분노의 하이킥을 날리는데 얼마나 세게 찼는지 벽에 구멍이 다 나버렸다. 조금 과장된 설정이지만 어쨌든 그이후로 그 구멍을 준혁의 방 출입구로 사용해왔다.” 고 하고 있다. 이걸 그대로 출입 구멍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시트콤에 맞는 재미있는 설정이다.

http://sports.chosun.com/news/ntype2.htm?ut=1&name=/news/entertainment/200912/20091231/9c175115.htm


그런데 사람들이 스스로 개나 고양이를 자처해야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생각의 유연성이라고 할까? 독창적인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 괴팍한 짓거리라고 해야할까? 달리도 이런 구멍을 상상했을까? 아니면 개나 고양이의 처지를 체험해 보기 위해서일까? 이런 이유 뿐일까?


어린 시절의 동심이 기억나는가? 좁은 구멍으로, 박스로 파고들던 우리들의 추억들을. 그로고보니 그건 개나 고양이의 구멍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들의 어린 시절 아지트 같은 곳은 아닐까? 만화책이 있고, 컴퓨터 오락이 있고, 유치한 생각들이 싹트는 그런 곳. 그런데 그곳에서 현경이 공부만을 강요한다면 그건 별 소용이 없을 듯도 싶다. 서울대가 아닌 철없는 서운대 정음에게도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그러고 보니 준혁의 방은 어떤 어른들이라도 아이들처럼 머리를 낮추고 엎드리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세상이다. 근데 준혁은 고등학생이잖아! 교감인 자옥도 철부지 공주인데 뭘!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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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A 2010.01.12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구멍 볼때마다 재밌더라구요~ㅎㅎ
    특히 정음이가 들락날락 할때는 더
    어릴때 생각나는데..
    이상하게 무슨 통로나 구멍난곳 있으면
    들어가기 바쁘고 그게 너무 재밌고
    뭔가 포근한감이 있었던것 같아요..ㅎ
    오늘도 많이 춥다는데..
    감기조심 하세요^^

    • 걸어서 하늘까지 2010.01.12 2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린 시절에 그렇게 좁은 곳에서 장난치는 게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준혁의 방 구멍이 동심의 통로라는 데는 좀 억지스런 구석이 있는 듯 하지만...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이쓸 것 같아요^^

      선아님도 감기 조심 하세요~~

  2.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12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가끔 저 개구멍(?)에 대해서 많이 궁금했었는데...
    재밌게 포스팅하셨군요...
    어딘가로 숨고 싶은 사람의 궁금증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어요.

  3. 빨간來福 2010.01.12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침없이 하이킥 민용방의 구멍이 생각나네요. ㅎㅎ 그러고 보니 하이킥 시리즈는 출입문이 구멍인가봐요. ㅎㅎ

  4. 빛무리~ 2010.01.12 1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설정이라도 참 여러가지로 해석되는 것이, 김병욱 시트콤을 보는 또 다른 재미인 것 같습니다.
    '문' 이라는 것 자체가 '소통'을 의미하는데... 그런 면에서 다양한 해석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5. Phoebe Chung 2010.01.12 1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드라마를 직접 보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구먼을 뚫어 놓고 사나보죠?

  6. 달려라꼴찌 2010.01.12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심의 통로...공감합니다. ^^

  7. 몽고™ 2010.01.12 1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걸어서 하늘까지님 할루~

    어린시절에 썩은 큰나무 기둥이 아지트였는데 ㅋㅋ

  8. 쿠쿠양 2010.01.12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진 않아서 모르겠는데 그런 구멍이 있었군요 ㅎㅎ
    해석이 다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