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에서 김영호의 아내 이미경(선우용녀 분)이 암에 걸렸다는 검사 결과가 나옵니다. 우진과 윤희의 문제로 뒤숭숭한 집안에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평소 가슴이 답답하다던 소리를 자주 하던 이미경에게 설마 암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습니다. 모성에 가해지는 고통은 인간에게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가장 보편적인 소재가 될 수 있긴 합니다만, 단순히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죠. 또 이 드라마가 식상한 신파의 평범한 길을 답습하리란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파의 길을 답습하고만 있는 듯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가족드라마의 한계려니 생각하면서도 좀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없는가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렇게 엄마와 암이란 진부한 소재를 상상하지 못한 것은 금기된 관습을 건드리고 있는 우진과 윤희의 사랑이나 김동훈 서혜진의 갈등 해법, 그리고 희화되기는 했지만 권기창과 김영희의 관계 처리가 그런대로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관계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우진과 윤희의 관계에서 단호한 우진과는 달리 갈팡질팡하는 윤희의 모습이라던가, 김동훈과 서혜진의 경우에 서혜진의 다소 종속적인 태도 등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진부한 일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관계가 단순히 신파에 머물지 않고 인간 관계에 대해서 그 나름대로의 입장들과 의미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www.kbs.co.kr/drama/photo_gallery/popup_new.html?Drama_Type=&Img_Code=187009005&mcode=


그런데 이미경이 느닺없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암에 걸렸다는 설정은 드라마의 전개에 이물질이 낀 듯한 느낌입니다. 집안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의 존재가 암에 걸린다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충분히 그럴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존재만큼 고달픈 존재도 없습니다. 그렇게 고달픈 삶에 시달리다 암에 걸린다는 설정은 충분히 개연성도 있습니다.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적이고도 한 소재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진부하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믿어요>이 드라마에 앞서 방영되었던 <결혼해 주세요>의 내용을 잠깐 떠올려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엄마 고두심의 암 발병이 그렇습니다. 이제 대해 필자가 쓴 이전의 포스트 ‘결혼해 주세요, 작가와 제작진에 바라는 ’(http://ourvillage.tistory.com/1181)을 참조하시면 알겠지만 엄마와 암의 설정은 신이 드라마에 끼어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암의 발병은 다른 감정들을 위계화 시킬 정도로 막강하니까 말입니다.



엄마 이미경의 암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현재 발생하고 있는 갈등들을 순화시키면서 화해로 몰아갈 가능성이 커지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색해진 윤희와의 화해, 우진의 문제로 어색해진 윤화영과의 화해, 권기창과 김영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합니다. 이것은 엄마의 암이 다른 갈등들에 감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개연성을 덮쳐버릴 것입니다. 앞으로 12회를 더 연장 방영을 한다고 하니 필자의 이런 추측이 잘못된 것일 수 있겠지만, 엄마의 암 발병은 신파의 영향을 극대화 시킬 것 만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엄마의 암 발병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해피엔딩의 기반을 닦기 위한 가장 극대화된 장치이겠지만 이건 너무 식상하고 진부하기 이럴 때 없습니다. 우진과 윤희가 사랑을 위해 부모의 뜻을 좀 거스르면 어떻습니까? 시간이 약입니다. 윤화영이 가장 걸림돌이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런 불협화음도 조야하게 보여준들 무슨 잘못일까요? 그게 보다 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합니다. 김영희도 엄마의 암 발병에 갑작스럽게 변화할 가능성이 커질 것 같은데요, 권기창과 김영희는 드라마의 초반부터 워낙 희화화된 인물들이라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방적으로 자신의 작가의 길을 포기하다거나 전업주부로 되돌아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경의 암 발병으로 그냥 우려가 되는 것들, 감정에 묻혀 버릴 것 같은 점들을 지적해 보았습니다. 아무튼 엄마 이미경의 암 발병이 다른 인물의 관계에 너무 여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독립된 문제로 처리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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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비마마 2011.06.20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드라마들은 어쩔 수 없나봐요~
    결국은 막장이나 신파나~
    다 그렇고 그렇게 빠져버리니 원~ ^^;;;

    울 촌블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이번 한 주도 무지무지 행복한 한 주 되셔요~ ^^

  2. 신기한별 2011.06.20 1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멋진 하루 보내세요

  3. 핑구야 날자 2011.06.22 2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발병등 그런맛에 더 재밌기도 해요


 사랑을 믿어요, 김철수는 왜 동생을 속이고 있을까?


아주 평범하고 성실하며 순박한 청년인 김철수는 가끔 톡톡 쏘기는 하지만 역시 근본 심정은 착한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오빠에 대해서 동생은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실제적인 삶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꾸민 연극이라면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꾸민 듯한 연극이 아니라 실제 범상치 않은 존재로 보이기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러한 모습이 현실이라면 왜 동생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있었다거나 경제적으로 대박을 일으키지 않고서는 어떻게 오픈카를 타고 다니고 어떤 큰 계약의 당사자로 등장할 수 있을까?


이미 언급했지만 그 비밀은 느닷없는 것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틀림없다. 심지어 여동생까지 속이고 있는 형국이라면 더욱 그렇다. 여동생과 함께 작은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청년이 갑작스럽게 달라진 모습은 그 이면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말이다. 시청자가 이럴진데 여동생 김철숙은 얼마나 놀라울까? 아니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오빠가 자신이 알고있는 오빠가 아니라면 이런 배신감도 없을 것이다. 정말이지 기가 막힐 정도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reviewstar.net/news/articleView.html?idxno=261381




이런 호기심은 그 강도에 비례해서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되어야 한다. 알려져 있지 않은 과거사를 드러내는 형식이 될 것인데 현실적인 삶과 너무 동떨어진 내용이라면 설득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예를 들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모가 느닷없이 나타난다거나, 여동생 몰래 투자한 돈이 엄청나게 불었다거나, 갑부인 친구와의 동업으로 떼돈을 벌었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들은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과는 동떨어진 개연성을 상실한 것이다. 기존의 스토리 프레임에 이런 사건이 갑작스럽게 등장하게 되면 감정적인 통쾌함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야기를 망치게 되기 쉽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이런 일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호기심을 자아내면서 시청률까지 높인다.


사실 드라마와 문학성은 점점 멀어져만 가는 추세인데 현실에 찌든 대중에게 어쩌면 문학성이란 것이 사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 또한 대중의 한 사람으로 마찬가지이다. 개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감정적인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일상과 관련해서 더욱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다. 아니 현실을 잊게 하는 수단이다.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이야기가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그만큼 하루하루 현실에 얽매여 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건 현실의 외피가 문학적인 감수성을 막고 있는 탓일 것이다. 예를 들면 시장의 좌판 상인들은 드라마가 곧 현실이다. 문학성을 따질 그런 시간적인, 존재론적인 이유를 쉽게 발견하기가 어렵다. 


문학성은 여유와 사색에서 나온다. 삶과 인간에 대해 ‘어떻게’ 보다는 ‘왜’ 라는 본질적인 물음을 묻기 때문이다. ‘어떻게’ 는 ‘왜’ 의 부차적인 질문이다. 그것은 ‘왜’ 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떻게’ 와 ‘왜’ 는 큰 부분이 교집합으로 존재한다. 왜라는 사유의 물음에 어떻게가 결과적으로 도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어떻게는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현실적인 수단들이다.



인간의 본질을 탐색한다거나 삶의 깊은 의미를 드러낸다거나 하는 문학성과는 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팍팍하긴 하다. 작가나 시인이 아니더라도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사색하는 여유를 의식적으로 만들어 낼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렇듯 오늘날의 드라마는 개연성의 문제나 삶의 본질과 같은 문학적인 깊이는 그리 생각할 바가 아닌 듯 하다. 여동생이 오빠에 대해서 모른다는 사실이나 오빠가 여동생에게 삶의 큰 부분을 숨기는 것은 이제 그리 놀랍지도 않다. 이런 정도는 약과에 불과하다. 아무튼 김철수의 정체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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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바라기 2011.05.09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을 믿어요. 그 줄거리 내용을 즐겁게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한주 되세요.^^

  2. garden0817 2011.05.09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을 믿어요 너무 재미있어요 ㅎㅎ 잘보고갑니다~!

  3. 왕비마마 2011.05.09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구구~
    드라마를 워낙 별로 안보는 마마인지라~ ^^;;
    헌데 요녀석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울 촌블님~
    이번 한 주도 기분 좋~은 시간 되셔요~ ^^

  4. 노지 2011.05.09 0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군후배라서...그렇게 되었던 것은 아닌지요 ㅎ

  5. 리우군 2011.05.09 0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 드라마치고는 막장으로 흘러가는듯한 요소가 너무 많아요.
    주말드라마만큼은 좀 막장코드를 빼버렸으면 하는데....

  6. 클라우드 2011.05.09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방송을 시청치 못해서..ㅜ
    김철수의 정체,저도 참 궁금해져만 간답니다.^^*

  7. †마법루시퍼† 2011.05.09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김철수 러브라인 잼있어서 봅니다~

  8. 라오니스 2011.05.09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드라마 보다가.. 저 장면을 봤습니다...
    저 둘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 깜짝놀랄만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되더군요.. ㅎㅎ




<제빵왕 김탁구>가 14회를 마쳤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13회에서 잠깐 놓친 부분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13회도 스토리가 흥미진진했습니다. 특히 신유경이 구마준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구마준에게 끌리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신념을 포기할 듯한 모습이나 구마준이 갑작스럽게 하는 키스에 비록 신유경이 저항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한다는 것은 구마준과 신유경의 관계 발전을 예고합니다. 탁구의 생모 미순과 닥터 유가 거성 식품의 주식과 관련하여 모종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복수의 바람을 예고합니다. 이렇게 사건들은 스토리의 전개에 통일성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탁구의 일시적인 시력 상실도 여러 가지 암시와 추측을 불어 일으키면서 흥미를 자아내었습니다. 시력의 상실은 탁구의 후각과 관련하여 이러저런 추측을 하게 했으며 지금까지 생각해온 여러 가지 생각들을 뒤집어 놓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탁구의 시력 상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탁구의 시력 상실과 관련하여 보여주는 주위사람들의 태도가 너무 작위적이었습니다. 탁구가 시력을 상실한 사실 그 자체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한승재라는 악한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높습니다. 탁구가 시력을 상실한 후 절망의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줄줄이 탁구를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모습은 너무 작위적이라 의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각자의 방에서 또는 제빵실이나 가게의 테라스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또한 탁구가 일시적으로 시력을 상실하여 치료를 받기 위해 간 서울의 병원에서 어머니인 미순과 조우하는 장면은 참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13회의 백미중의 백미라고 할 수 잇습니다. 아무튼 병원에서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지만 알아 보지를 못합니다. 탁구는 눈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미순 또한 시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http://ntn.seoul.co.kr/main.php?cmd=news/news_view&idx=42576


문제는 서울의 병원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진단이 되고, 치료를 받고 곧바로 시력을 회복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너무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빵실의 대형 오븐이 폭발했는데도 불구하고 탁구의 얼굴은 그대로이고 단지 시력만 상실했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그 당시에 아무리 서울과 지방의 의료 수준의 차이가 크다고 해도 난리 법석을 떨든 모습과는 달리 몇 일만에 시력을 바로 회복한다는 것은 시력 상실의 에피소드를 스토리상의 다른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시키려는 의도를 너무 엿보이게만 하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탁구의 시력 상실 장면은 어딘지 모르게 스토리의 흐름에서 유리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탁구가 갑작스럽게 장님이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탁구가 장님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부분에서 파열음을 내었습니다. 아무리 후각이 특출하다고 해도 보지 않고서는 빵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후각에도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탁구의 시력 상실과 같은 이런 작위적인 장면들이 자꾸 등장하면 드라마의 흐름도 매끄럽지 못하게 되고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도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첫번째 이미지: http://ntn.seoul.co.kr/main.php?cmd=news/news_view&idx=4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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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갓쉰동 2010.07.23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작위적인 냄새가 남.. 요즘은 가스에 냄새를 심는뎅.. 일반인들이 충분히 알수 있는 냄새지요.. 김탁구처럼 절대후각을 가지지 않더라동.. ㅋㅋ

    • 걸어서 하늘까지 2010.07.23 1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스가 폭발했는데 시력만 살작 간다...이게 조금 황당하기는 했구요. 90년대에 서울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이해하기도 힘드네요~~^^

    • 탁구너무좋아 2010.07.28 15: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읽었습니다! 요즘 탁구에 너무빠져드는거같아서 큰일..ㅋ^^;

      전 요즘 일때문에 자꾸 늦어서 제빵왕 탁구 본방을 자주 놓쳐가지고..은근스트레스..휴..
      그래서 인터넷으로 공짜로볼때없나...것도 고화질로 맨날찾구..(전욕심도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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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붕킥, 지훈과 세경 자살인가? 타살인가?


 


정말 실망스러운 결말이었다. 이런 결말은 작가가 너무 염세적이다라는 생각밖에 들게 하지 않는다. 지훈과 세경의 죽음은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살과 사고사와 작가에 의한 타살이 그것이다.


우선 자살이라고 했을 때 지훈이 자살을 선택할 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지훈이 물귀신도 아니고 이제 막 새로 시작하려는 세경과 함께 자살을 선택할 만큼 의지 박약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붕킥에서의 지훈의 모습은 자살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 어디를 보아도 죽음에 대한 암시나 성격적인 결함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다. 지훈이 세경과 함께 자살을 선택할 만큼 삶이 고통스러웠느냐, 아니면 세경의 고백을 듣는 순간 지나온 삶이 그야말로 후회스러울 정도로 정음과의 사랑이 자신의 삶이 자괴감에 사로잡혔느냐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세경과 함께 물귀신식으로 ' 함께 죽자' 라는 생각을 했을까?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죽음은 결코 자살이 될 수 없다.


세경도 마찬가지이다. 지훈이 잡고 있는 핸들을 잡아챘을 리도 만무하다. 그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그런 세경이었다면 이 <지붕킥>을 봐 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세경처럼 성숙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도 없다. 세경이 아빠와 신애를 두고 지훈과 자살을 선택할 만큼 무모한 아이는 결코 아니다.



둘째로, 사고인 경우는 상당히 개연성이 있다. 사고란 언제나 일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비가 많이 오고 차 안에서는 감상적인 이야기로 분위기가 한껏 다운이 되었다면 사고의 가능성은 커진다. 그러나 사고라는 우연이 남발된다면 특히나 결말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면 굳이 장시간 동안 드라마를 만들 필요나 삶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이유가 있을까 싶다. 또한 인생은 허무하다, 부조리하다라는 사실을 시트콤에서 보여줄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사고사라 하더라도 그 사고의 심각성이 지훈과 세경의 정신적인 파멸의 심각성을 상징해야 하는 것이다. 이 마저도 납득하기가 힘들다. 사고가 나게 하는 필연적인 이유도 부족한 것이다. 만약 그것이 부조리와 허무에 기인한다면 사고 자체의 이유로는 가능하지만 가족이 모두 보는 국민 시트콤과는 걸맞지 않다. 그들의 죽음이 새로운 희망의 상징이라고 보는가? 예술에서의 허무적이고 부조리한 죽음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아둥바등 살아가는 대다수의 대중들에게 이러한 부조리한 허무주의를 보여주는 건 예술의 지나친 남용이라고 본다.


셋째로 그렇다면 타살인가? 타살이다. 이건 명백하게 타살이다. 작가에 의한 타살이다. 이야기는 등장인물들 스스로가 이끌어 나가야지 작가가 개입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작가의 철학에 의해서 등장인물들의 삶이 파멸을 맞게 된다면 이건 타살에 불과하다. 만약 지붕킥이 처음부터 시트콤이 아니라 부조리하고 허무적인 색채가 드라마의 전반을 지배해온 부조리극이라거나 허무즈이가 두드러졌다면 이러한 죽음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지붕킥은 국민 시트콤으로 순재가 자옥과 커플이 되고, 보석의 쾌할함과 신애와 해리가 화해를 하는 등 부조리한 삶보다는 희망을, 슬픔보다는 웃음을 제공해 주었다. 지훈이 정음으로 인해 마음 상처를 받고 있지만 그로 인해 감정에 하몰되어 죽음을 생각할 성격적인 결함을 가진 인물도 아니었다. 세경이 아빠를 찾아 새로운 희망을 시작하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작가가 이들에게 부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것은 작가의 개입이 이 드라마의 결말을 완전히 망쳤다고 본다. 대본을 쓴다는 것과 이야기 속에 작가의 힘을 행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왜 삶을 이렇게 부조리하게 만들어 버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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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 걍 2010.03.21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TV를 잘 안보는데요.
    지붕킥은 블로거들 글을 많이 봤더니
    꼭 본거 같은 착각이 들었는데 끝났다니 왠지 아쉽네요^^

  2. 모과 2010.03.21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트콤에서 자살 설정은 좀 황당합니다.

  3. 바람처럼~ 2010.03.21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티비를 안 봐서 지붕킥은 잘 모르는데...
    오늘 우연히 티비를 보다가 연속으로 방영을 해서 막방까지 봤네요 -_-
    근데... 전혀 스토리를 모르는 제가 봐도 너무 허무하게 끝나긴 했네요
    정말 사고를 당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죠

  4. 달려라꼴찌 2010.03.21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에 의한 타살 맞네요 ^^;;;;

  5. ageratum 2010.03.21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냥 안보길 잘한거 같아요..
    처음부터 챙겨봤으면 정말 허망했을듯..;;

  6. 2010.03.21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살이라기보다.. 사고사라고 생각했는데요.
    갑자기 멍~해지는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이 하필이면 빗길이었다는 거죠.
    하지만 역시나 제작진에 의한 타살이기도 한데 작가만의 의지였는지 감독과 공모한건지 모르겠군요.
    이 두 캐릭을 이렇게 죽이자는데 감독도 공모했을테니 제작진에 의한 타살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네요.

  7. 해피맘 2010.03.21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음을 예술로 승화한다는 거 가족 시트콤에선 아니라고 보는데... 김피디님! 빵꾸똥꾸야!!!

  8. 김의목 2010.03.21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럴수도 있죠..

  9. 악랄가츠 2010.03.22 0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작진의 의한 타살!
    그것이 해답이네요! ㄷㄷ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기대되네요! ㄷㄷㄷ

  10. 못된준코 2010.03.22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렇게 결말이 난건가요. 요즘 티비를 못봤는데....헉...
    뭔놈의 시트콤에서....자살을???
    참....당화스럽네요.~~

  11. pennpenn 2010.03.22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이렇게 해야 했는지 정말 한심해요~
    잘 읽었습니다.

  12. 세경자살설이 유력 2010.03.22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히려 죽어야할 이유는 세경이 제일 많습니다
    이른바 동반자살설이 유력하죠
    중졸.. 가진거 없는 빈털털이.. 동생을 책임져야하는 무거운 엄마의 무게..
    그러나 사랑하는 남자는 키크고 잘생기고 의사에 매너까지 좋은 그야말로 괴물(!)..
    세경이 무모한 아이가 아니라는건 그냥 해석이죠
    여자들, 연애할때 부모고 뭐고 없습니다
    거기에 동의 못한다면 아직 제대로 사랑을 못해본 여성이거나 남자인거죠

  13. blue paper 2010.03.22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화는 아직 못봤는데

    어제 저녁먹으면서
    옆자리 분들이;;; 너무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시는바람에 ;;;
    다 알고 말았네요 ;;;

    참...
    충격적인 결말인데....

    작가들이 원망스러워요 ㅜㅜ

  14. 탐진강 2010.03.22 2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에 의한 타살이군요.
    결말이 영 찝찝하죠

  15. 나인식스 2010.03.22 2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에요..ㅠ
    좀 해피엔딩으로 해주지,
    찝찝한 엔딩으로 마음만 디숭숭하네요;;

  16. ^^ 2010.03.23 0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 굉장히 수준 높은 글입니다.
    잘읽고 갑니다 ^^

  17. 빨간來福 2010.03.23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말들이 많더라구요. 오히려 이런 작은 소동을 바라지 않았나 하는....ㅎㅎ

  18. 신세경 의견이라면서 2010.03.25 1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에 떴던데...
    자신과 지훈을 함께 죽는 걸로 해달라고 말했고 그것을 감독만 승인했다고...
    무슨 시트콤이 자신과 남자주인공 한 명의 멜로물인 줄 착각했는지..
    거기다가 준혁은 어디로 두고 갑자기 지훈을...
    정말 이해 안가는 자기 중심으로만 세상이 돌아가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