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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제빵왕 김탁구

제빵왕 김탁구, 악녀 서인숙이 동정을 받을 수 없는 이유?




 

<제빵왕 김탁구> 5회는 무더운 여름밤을 식혀주는 서늘한 장면이 많았다. 홍여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서인숙과 한승재의 불륜과 그 죽음을 은폐하려는 그들의 음모는 마치 범죄 스릴러물을 보는 것처럼이나 잔인하고 치밀했다. 홍여사는 마치 인간이 아닌 사물처럼 빗속에 내버려졌고 서서히 죽어갔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짓을 서인숙과 한승재는 한 것이다. 홍여사의 버려진 죽음은 역설적으로 그들의 악행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각인시켜 준다.


이처럼 서인숙은 동정의 여지가 없는 악녀이다. 과실치사이지만 분명히 사람을 죽인 것이다. 그리고 시신을 유기했다. 빨리 병원에 연락을 해서 치료를 받았다면 소중한 생명을 살렸을지도 모른다. 정신이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한승재가 무슨 말을 하던 사람을 살리고 보았을 것이다. 자신들의 치부가 홍여사의 입으로 발설된다고 해도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홍여사가 죽어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면서 유기를 해버렸다. 이건 명백하게 살인이다. 그러니 서인숙은 악녀일 수 밖에 없다.


만약 서인숙을 유교적인 가부장제의 희생자로 동정한다면, 그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가치판단을 한 것으로 단순히 해석의 결과일 뿐이다. 서인숙을 김미순과 상응하는 존재로 여기면서, 김미순처럼이나 구마준을 낳은 서인숙을 불륜이라는 동일한 선상에서 같은 처지가 아닌가 하고 동정을 한다면 시대라는 상대성을 간과하는 것일 테다.


즉, 현재의 시점에서 불륜이라는 점은 구일중도 김미순도 나쁘고 서인숙도 한승재도 나쁘지만 당시의 시점에서는 사회적인 통념상 재력가가 첩을 거느리는 것은 용인되는 때였다. 그 당시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통이나 관습을 언급하는 것이다. 아니 유교가 낳은 어떤 병폐라고 할 수도 있겠다.

http://www.sportsseoul.com/news2/entertain/hotentertain/2010/0624/20100624101040100000000_8452163317.html



이와는 달리 여성들이 불륜을 저지르고 다른 사내의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짓이었다. 하물며 그 아이의 아버지를 속이는 것에랴. 그랬기에 서인숙이 한승재의 아이인 구마준을 낳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짓이었다. 당시의 인식에서는 서인숙은 분명 악녀인 것이다.


둘째로, 내연의 관계인 한승재와 함께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도 사악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무리 남편 구일중의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은밀하게 연애를 한다는 것과 자식을 낳아 구일중의 자식처럼 위장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기다 두 딸이 있지 않는가? 아무리 남편인 구일중과의 애정이 식어버렸다 해도 그것을 빌미로 한승재와 관계를 맺고 아들을 낳는 것은 인륜에도 맞지가 않는다. 구마준이라는 자신들의 아들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은 애틋한 모성으로 봐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인간으로서는, 여자로서는 정말 사악하고 잘못된 행동이다. 당시의 관점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셋째로 탁구를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천대하는 비인간적인 면모 때문이다. 서인숙이 배운 인간이라면(그녀의 학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모르지만) 탁구에게 비속어를 남발하는 대우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기다가 실상 구마준은 자신의 배에서 나온 자식이긴 하지만 구일중과는 아무 관계가 아니지 않는가. 이런 입장에서 어느 정도 구마준을 편애할 수는 있겠지만 탁구를 무시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물론 탁구를 견제하면서 탁구가 크게 성장하는 것을 방해 할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승재와 함께 탁구를 밀항선에 태워 외국으로 보내버리려는 짓은 그야말로 홍여사를 유기한 범죄만큼이나 큰 범죄인 것이다.   


서인숙은 동정의 여지가 없다. 시어머니인 홍여사를 죽게 했고, 김탁구를 내쫒았으며, 구일중을 철저하게 배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악녀라면 어찌 동정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