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불륜 장면이 막장이라면 이 세상에 막장아닌 드라마나 영화 소설이 없을 정도가 아니겠는가? <제빵왕 김탁구>에서 불륜은 구일중의 아내인 서인숙(전인화 분)의 주술적인 믿음과 남아선호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산물로서 이해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장면이며, 구일중과 미순의 불륜 또한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거성가의 간호사(보모)인 미순의 경우는 남성권위주의와 부에 희생당하는 여성성이라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단순히 불순한 남녀관계로만 폄훼하면서 막장이라고 한다면 드라마 전체보다는 부분에 집착하는 오류를 범하고 마는 것이다. 즉, 불륜 그 자체 만이 아니라 그것이 드라마 전체에 갖는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등한시 하는 것이다. 드라마마나 영화의 경우에 남념의 애정씬이 내용상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영화 <하녀>에서 성적 노리개롤 농락당하거나 자발적으로 성을 수단화는 의식을 묘사하기 위해 성적인 표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그런 예이다. 영화 <동파리>에서 자식이 부모를 때리는 장면이나 <올드보이>에서 모르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딸과 성관계를 갖는 것 등은 막장이라면 지독한 막장이다. 그러나 그것에 막장이라는 레벨을 달기보다는 필연적인 요소로 보는 것은 그 장면 자체가 아니라 큰 테두리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 대한 막장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현찰과 연희의 불륜이나, 엄청난의 철없는 짓 등을 빗대어 막장이라고 비난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것은 가족드라마의 시간 편성상의 잘못일지 언정 막장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막장은 불륜이나 엽기적인 장면이 드라마나 영화의 내용에 시종일관하는 통일성에서 벗어나 맹목적이고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경우로서 필연성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1회에서 벌어진 불륜들은 단순히 막장이 아니라 스토리를 낳는 근원으로 파악되거나 원죄적인 운명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되는 상징성과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 불륜은 어쩌면 성경에 있는 ‘태초의 말씀‘이거나 아라비안 나이트의 ’왕을 기쁘게 하는 이야기‘ 이나 철학의 ’합목적적 존재자‘ 의 위치를 차지하거나 비교될 수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제 2회에 접어들고 스토리의 전개가 점점 흥미가 있어지는 <제빵왕 김탁구>를 아직은 주지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섣불리 막장이라는 식의 딱지를 붙이는 것은 스스로의 안목을 너무 좁히는 누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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