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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선덕여왕

수염 없는 비담, 김남길이 2% 부족한 이유?



수염 없는 비담, 김남길이 2% 부족한 이유?




선덕여왕의 등장인물들은 참 멋있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높았던 것도 등장인물의 멋과 개성이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일상속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옛 신라의 의상과 장신구들의 화려함과 어우려져 등장인물들은 참으로 멋스러움을 연출했다. 사극을 볼 때마다 우리의 전통 문화가 멋스럽고 창연하다는 사실을 느낀다.


선덕여왕과 마실의 의복과 장신구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정말 아름다웠다.우리 것에 자부심을 느낄만 했다. 선덕여왕이나  미실이 각자 그녀들 다울 수 있었던 것이 단지 연기력 뿐만 아니라 바로 이러한 섬세한 옷깃 하나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의복과 장신구에도 관심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유신이나 설원공, 알천랑등 장수들의 갑옷이나 용수, 죽방등관료들의 관복 등도 드라마의 사실적인 효과를 높이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
 


비담도 예외는 아니다. 의복과 머리장식, 그리고 부채 같은 장신구는 비담을 비담답게 하는 데 효과적인 소품들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비담을 비담답게 한 것은 바로 수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수염없는 젊은 시절의 비담도 좋았지만 수염을 기른 비담의 모습은 극중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극의 전개가 비담을 중심으로 흘러간 탓이기도 하겠지만 실제 비담의 모습도 개성이 넘쳤다. 



비담역을 맡은 김남길이 이번 MBC연기대상에서 남자 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엄태웅과 비교해도 사실 손색은 없었다. 단지 엄태웅의 연기자로서의 연륜이 더 후한 점수를 받지 않았나 여겨진다. 극의 전개상 미실 만큼은 아니지만 비담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마지막을 비담과 선덕여왕의 러브 스토리를 가져가면서 비담은 극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보면 비담에게 최우수상을 시상했어도 그다지 물의는 없었을 것이다. 아니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비담을 응원한 팬들에게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시상식은 끝났다.  아무튼 늦었지만 비담에 관한 포스트를 스고 있기에, 비담역을 맡은 김남길이 MBC연기대상에서 남자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드린다.
 


비담이 이렇게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중 있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주로 시청률의 추이와 연기력에 기인하겠지만, 비담이 가진 외형적인 풍모, 특히 그의 수염을 빼놓을 수가 없다고 본다. 비담의 수염이야 말로 비담의 개성을 두드러지게 한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미 이전의 포스트(2009/12/13 - [선덕여왕] - 선덕여왕, 비담의 매력 포인트는 섹시한 수염? )에서 언급했듯이 비담의 수염이야 말로 비담을 비담답게 하는 원천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등장인물에서는 너무 일반화된 수염이라 개성을 찾기가 힘듭니다. 유신, 알천랑,월야등이 모두 이와 유사한 수염입니다. 다들 기개있고 충직하게 보이지만 어딘지 정형화된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비담의 수염은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개성 있게 보입니다. 샤프한 이미지와 카리스마가 느껴집니다. 음흉스런 이미지도 느껴지고요. 모반이나 역모에도 맞는 이미지입니다. 선덕여왕과의 사랑을 위해서도 수염의 미적인 효과가 고려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버틀러인가요, 그 역을 열연한 클락크 케이블이 떠오릅니다. 바람둥이지만 다소 신비스러움을 주는 느낌 말입니다. 느끼하면서도 섹시함이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 말입니다. 비담을 보면 드마라에서 가장 현대적인 느낌을 받는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일 것입니다. 느끼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 말입니다.



비담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사후의 다소 맥빠진 듯한 이야기의 전개를 흥미롭게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면, 비담의 역할뿐 아니라 비담이 풍기는 풍모와 그기에서 나오는 개성이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개성의 한 중심에 비담의 수염이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담의 얼굴은 샤프하고 다소 검은 편이기에 수염이 없는 경우는 젊은 시절의 비담처럼 조금은 단순하고 단조로운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 유니크하고 독특한 느낌도 약해진다. 그러나 독특한 수염이 붙으면서 비담이 개성적인 인물로 탈바꿈한다. 이 개성적인 수염 하나가 비담을 선덕여왕과의 러브스토리에도 잘 맞아 떨어지게 만든 것이다.   

이런 비담이 수염을 밀어 버리고 김남길로 시상식에 오른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해야 할까? 김남길이 비담을 연기했지만 시상은 비담에게 하는 것이니 말이다. 아니 그 반대인가? 김남길이 있었기에 비담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참 애매하다. 아무튼 수염을 깍아버린 김남길은 비담과 비교했을 때 2%  정도 부족했다. 시상식의 김남길과 극중 비담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다들 그렇게 느껴지지않는가? 김남길 보다는 비담이 개성적이고 멋지지 않는가? 그렇다고 김남길이 멋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개성적인 면에서 그렇다는 것니다. 




*이전 글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