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회, 48회는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도대체 이 드라마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갑자기 실망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혼은 진심을 보게 한다‘ 는 교훈을 전해주기라도 하는 듯이 시종일관 정임으로 갈등하는 태호와 태호로 갈등하는 정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당혹스러울 뿐입니다. 이혼을 한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갈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혼 이후에 시종일관 보여주는 이들의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면 도대체 이혼은 왜 했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이렇게 갈등하려면 이혼 자체를 말았어야 하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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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혼을 했다면 이혼으로 인한 일시적인 당혹스러움이나 갈등을 보여주고 난 뒤 조금씩 덤덤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적어도 이혼이라는 것을 잘못된 선택이라는 일방적인 시각만을 강요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이혼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은 그 효용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이혼이 있기에 가능한 것들도 존재하구요,


시청자들은 정임이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동안의 별거기간을 거쳐서 신중하게 이혼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임은 보란듯이 가수가 되었고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수라는 명성이나 돈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구요. 이것은 이혼이라는 신중한 결정과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혼은 태호와 정임 부부에게는 아픈 상처이지만 동시에 자유로 통하는 문이기도 했습니다. 이혼은 고통스런 문이지만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자유로운 문인 것입니다. 정임이 가수가 된 것이나 태호가 모순적이고 자기 기만적인 삶을 깨는 것도 바로 이혼을 통해서 인 것입니다.


따라서 필자가 이 이혼에서 기대한 것은 정임과 태호의 변화였습니다. 특히 태호의 변화였습니다. 이혼한 정임이 가수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삶을 보면서 자신이 얼마나 정임의 재능을 무시했는지, 자유롭운 영혼을 구속했는지, 꿈을 속박했는지를 진심으로 깨닫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의 아내인 정임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행복을 바라는 그런 진지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태호의 변화야 말로 이혼이 갖는 중요한 의미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혼 이후에 태호는 완전히 망가지면서 찌질해져가고만 있습니다. 그의 속마음이 어떻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조용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윤서영과의 관계에도 변화를 보여주기를 바랬습니다. 그가 원하던 이상적인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변화들의 축에 진지함이 있어야함은 물론이구요. 그런데 제작진은 태호를 완전히 망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진지함을 기대할 수 없는 위인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필자는 이런 태호를 영구에 비유(결혼해 주세요, 영구가 되어버린 김태호 교수?) 하기도 했구요.


48회를 보면서 스토리가 뻔해지겠구나 하는 실망스러움을 느꼈습니다.  개과천선한 태호가 정임을 위해 자기희생을 하겠구나 하고 말이죠. 이게 태호가 근본적으로 변화한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겠구요. 태호와 정임의 재결합으로 가는 정지작업으로 태호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어야 하겠지요. 정임이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태호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정말 ‘이혼을 하고 나니 상대의 진심이 보인다’ 는 식의 교훈과 그러니 이혼은 하지말자거나 가급적 피하자는 권고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스토리는 등장인물들이 만들어 가야 하는데 제작진이 너무 일방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혼이란 것이 일시적인 소통의 부재나 잘못된 선택일 뿐이며 진심은 다르다는 식이라면 이건 참으로 한심한 메시지에 불과한 것입니다. 도대체 이혼은 왜 한 것인지요. 차라리 이혼 이전에 힘들지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욱 낫지 않았는가 말이지요. 사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태호와 정임이 티격태격 삐그덕거려도 이혼을 하리라는 상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혼을 하고 말더군요. 그러나 이 이혼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혼 이후의 인물들, 특히 태호의 망가지는 모습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결혼해주세요> 주말 가족드라마라는 이유로 이혼까지도 부질없는 짓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네요. 가족드라마에 이혼이 맞지 않다면 '이혼' 이란 말 자체를 꺼내지 말았어야죠. 그렇지 않나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실망스럽습니다. 이혼이란 문제는 태호와 정임의 특수한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부들의 보편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혼이란 제도를 이렇게 왜곡해 버리면 도대체 현실적인 부부간의 갈등 해결은 부부의 테두리 내에서만 해결하라는 그런 의미인가요? 정말 태호와 정임의 모습 헷갈리게 하네요! 이혼을 하라는 말인지, 하지 말라는 말인지...... 


*이전 글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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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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