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로컬과 글로벌 사이에 끼인 시청자들?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도망자>는 왜 글로벌해야만 할까? 왜 일본과 중국, 미국 대신에 강원도, 제주도, 서울, 부산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전개할 수는 없었을까? 이런 생각은 글로벌하다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단순히 호기심이다. 다만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 대사로 자막을 보아야한다는 불편함 때문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경우 이렇게 다국어로 제작한 영화는 많다. 그러나 대부분 비중 없는 부분이나 엑스트라 부분의 대사를 번역처리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필자가 본 영화에만 국한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달리 <도망자>는 한국말이 주류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일본어와 중국어, 그리고 영어가 난무한다. 자막으로 번역된 대사를 보려니 번거롭고 어떤 경우에는 흐름이 끊어지기도 한다. 왜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서 시청하는 데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자막의 문제는 사소하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세계를 누비며 비쥬얼한 이국적인 느낌을 제공하는 것을 그러한 단점을 커버하는 장점으로 여겼서일까.


아무튼 이렇다 보니 <도망자>는 시청자의 연령층을 참 협소하게 만든 것 같다. 이와 같은 생각은 필자의 이전 포스트(2010/10/07 - [드라마/도망자 Plan B] - 도망자 Plan B, 김탁구를 넘을 시청률 상승에 시동을 걸다?)에 달린 댓글을 읽고 느낀 점이다. 도망자는 애초에 시청자 연령층을 주로 20~40대로 타겟팅한 것 같으며 <제빵왕 김탁구>와 같은 다양한 연령층이 즐겨보는 국민드라마를 의도한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시청자 연령대를 협소하게 만들면서도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 글로벌한 드라마로 만들었을까? 아마 여기에는 드라마 제작 이전에 치밀한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누가 적자보려고 드라마를 제작하려고 할 것인가? 필자의 추측으로 드라마 수출을 통한 수익과 드라마 외적인 로열티 수입을 의도하고 있지 않나 싶다. 또한 우리나라 내에서는 시청률을 한정시키고 있지만 ‘글로벌‘ 한 관점에서 보면 시청률은 더욱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스타 비가 아시아의 20~30대의 연령층을 끌어들인다면 시청률은 엄청나지 않을까. 드라마 시장이 협소한 우리에게는 다소 위험스러운 도박이 아닌가도 싶지만 과감한 시도에는 박수를 보낸다. 아무튼 잘 되기 만을 바랄 뿐이다.



만약 이 <도망자>를 로컬하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이 부분도 제작진은 분명 고려했을 것이다. 그런데 글로벌을 선택한 것은 단지 ‘글로벌’ 이 여러모로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로컬 드라마 <추노>의 제작진이 글로벌한 대형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아무튼 로컬과 글로벌한 배경은 그것들 자체로 의미가 있다. 로컬이 좋다, 글로벌이 좋다는 식의 선택의 대상도 아니다. 이미 글로벌이란 인식 자체가 로컬화 되고 있는 추세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어디 해외 여행이 평생 일대의 대사이인가. 그냥 제잡 드나들 듯이 나가는 것이 해외여행이지 말이다. 믈론 '제집 드나든다' 는 말은 보편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는 아직 이르긴 하지만 말이다. 로컬이나 글로벌은 단순히 호불호의 문제일 뿐이다. 제작진의 의도로 선택되고 만들어지는 것일 뿐이다. 다만 너무 글로벌을 지향하다보니 여러 개의 언어가 난무하고 자막을 보며 내용을 따라가려니 흐름이 간혹 깨어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되는 것이다.


사건을 해결해가는 두뇌를 사용해야 하는 탐정 이야기이다 보니 약간은 신경을 써야하는 데 설상가상 자막까지 읽어야 하니 피곤하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될 일본, 중국, 그리고 다른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줄곧 이어지는 자막에 자주 끼어드는 그들의 언어에 편안함을 느끼겠지만, 우리말로 대사를 듣다가 자막을 보아야하는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작진은 글로벌한 성공을 위해서 로컬한 불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아무튼 이미 글로벌을 선택하고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으니 그저 성공하기만 바랄뿐이다. 재미와 감동이 따라준다면야 자막 정도의 불편함 쯤이야 이해해 주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KBS 드라마 포토 갤러리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이제 조금씩 등장인물의 모습들이 낯익어 진다. 지우도 나카무라황도 그 과장된 연기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 진이의 비밀스러움도 마찬가지이다. 첫인상은 그리 믿을 것이 못되나 보다. 도망자의 첫인상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비등했다. 필자 개인의 추측이지만 이제 <도망자>에 대한 첫인상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은 조금 수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아직 작품의 완성도 운운하기는 이르지만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 보인다. 흥미와 즐거움이라는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드라마를 평가하는데 이 흥미나 즐거움의 요소가 양대산맥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흥미가 고조되고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아직은 모를 일이지만, 여기에 감동까지 추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듯이 1,2회를 보기가 참 힘들다. 인내심 없는 시청자를 솎아내려는 듯이 여겨지기도 한다. 사실 이런 경우에 직면하면 살짝 기분이 나쁘다. 이런 농담 같은 말을 소설에 대해서 어느 소설가가 한 듯도 한데 그 이름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필자가 생각건대 이건 고의적인 의도라기보다는 시작단계는 언제나 ‘일반적’ 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특히 숨이 긴 장편이나 대하소설 같은 경우는 말이다. 그러다 페이지수가 몇 장 넘어가면서 주인공의 이름이 익숙해지고 배경이나 사건들이 ‘구체화’ 되면서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도망자>는 3회에 이르러 일반적인 성격에서 구체적인 성격으로 넘어가기에 흥미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비의 연기도 어색하지 않고 좋다. 탐정이라는 캐릭터가 갖는 허허실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눈빛을 번득이며 진지함을 드러내는 모습이 실감 있다. 만화적인 상상력이 풍부한 분들에게는 더욱 그러할지 모르겠다. 지우(비 분)가 사건과 더욱 밀착되면서 그의 캐릭터도 좀 더 생동감을 얻고 있다. 1,2회에서 사건과 유리된 상태에서 비의 연기만으로는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들었지만 사건의 한 부분으로 그가 자리하면서 캐릭터가 개성을 발하고 있다. ‘일반적‘에서 ’구체적‘ 으로 진행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조금씩 몰랐던 부분들이 표면 위로 오르는 것이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하나씩 단서들을 잡아가고 흥미가 고조되는 것이다. 이렇게 ’일반적’에서 ‘구체적’ 으로 나아가는 몇 몇 점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등장인물

이미 언급했지만 지우는 일반적인 인물에서 구체적인 인물로 변하고 있다. 아니 가장 구체성을 띤 인물이었다. 1회는 거의 그의 소개로 할애가 되었으니 말이다. 과장된 표정이나 행동이 있긴 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사건과 밀착되면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근데 돈과 여자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은 좀 자제하면 좋지 않을까?


진이도 마찬가지이다. 그녀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다. 그러나 지우와 함께 후쿠오카로 건너가면서 만나는 카이의 존재와 황미진와 히로끼의 관계, 더 나아가 이들과 멜기덱의 관계가 시청자들의 추측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진이의 정체도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또한 양두희의 출현도 진이를 둘러싸고 흥미를 자아내기 시작하고 있다.


2.사건

지우와 진이를 등장인물의 예로 들었지만,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베일에 가려있던 사건이 지우와 진이가 추적해가면서 윤곽을 잡아갈 것이다. 3회에서 이와 관련해서 황미진(윤손하 분), 히로끼(타케나카 나오토 분), 키에코(우에하라 타카코) 등이 등장하면서 궁극의 목표물인 ‘멜기덱’ 에게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시청자들은 이들이 멜기덱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이렇게 사건도 멜기덱의 살인과 진이의 복수라는 ‘일반적‘ 인 성격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고 있기에 흥미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3. 배경

배경도 마찬가지이다. 장소들도 좀 더 구체적인 공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텔, 온천, 식당, 공연장, 옷가게 등으로 현실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배경의 현실감도 일반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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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와 진이가 멜기덱을 추적하는 과정에 대한민국 경찰 도수가 지우의 친구였던 케빈의 죽음과 관련하여 그를 추격하는데, 경찰이 지우와 진이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것도 스토리를 더욱 밀도있게 만들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 3회가 지나면서 인내심의 시험도 잘 치루었다. 이제는 좀 더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흠이라면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우리말이 뒤섞이면서 흐름을 자꾸만 깬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KBS 드라마 포토 갤러리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이번 13회에서는 새로운 갈등 관계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새로운 갈등 관계들이 만들어 진다는 것은 스토리상 등장인물간의 관계들이 밀도를 더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갈등 발생의 지점들이 늘어가면서 재미와 흥미 또한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를 더욱 재미있고 흥미를 자극하는 새로운 갈등 관계와 갈등이 해소되는 관계들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구마준과 서인숙과의 관계

구마준과 서인숙과의 관계는 신유경을 가운데 놓고 상당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구마준과 서인숙의 관계는 아주 미묘한 관계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모자의 관계이지만 서로 출생과 살인을 은폐하는 기반 위에 성립되고 있는 관계입니다. 즉, 서인숙은 구마준의 출생 비밀을 숨기고 있으며, 구마준은 서인숙의 살인을 감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모자 관계는 너무나도 위태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관계에 신유경이 끼어들면서 다시 갈등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3회에서 서인숙은 구마준으로부터 신유경을 떼어놓으려고 그녀의 자취방에서 나가도록 방주인을 사주합니다. 신유경은 이 날 이후로 휴학을 하고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14회에서 구마준과 서인숙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참 궁금합니다.
 


2. 한실장과 조진구의 관계

한실장과 조진구의 관계는 12회에서부터 형성되었습니다. 12년 전 조진구는 구일중의 지시로 김미순을 납치하긴 하였으나, 납치의 실질적인 의도와는 달리 김미순을 죽게 만들었습니다(지금 김미순은 살아있습니다). 구일중이 왜 조진구를 시켜 김미순을 납치했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우연히 한실장은 조진구가 구일중에게 한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한 실장인지 모르고 조진구는 구일중에게 해야할 말을 한 실장에게 하고 맙니다. 이를 틈타 한실장은 조진구에게 제안을 합니다. 김탁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서 보고한다면 투병중인 여동생의 병원비를 제공해 줄것이라고 말입니다. 현재 조진구는 여동생을 위해 한실장과 접촉을 하며 여동생의 병원비를 받고 있지만 이 관계는 갈등의 관계로 바뀌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조진구는 김탁구의 엄마인 김미순을 죽게 만들었습니다(김미순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또 주방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때 자신을 구하기 위해 탁구가 위험을 무릅썼습니다. 이 지점에서 조진구의 심적 갈등은 엄청날 것입니다. 여동생과 탁구 중에 누구를 선택 할지 궁금한 대목입니다.



3, 서인숙과 김미순의 관계

이 관계는 갈등이상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첨예한 대립을 보이지는 않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그 갈등이 커질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해집니다. 특히 자식(탁구와 마준)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릴 정도입니다. 또한 살아 돌아온 김미순은 닥터유와 함께 거성가를 파멸시키려는 은밀한 계획을 세우는 듯합니다. 결국 서인숙에 대한 분노 탓입니다.
 


4. 김탁구와 양인목(양미순의 아버지, 팔봉빵집 대장)의 화해

12회에서 양인목은 김탁구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13회에서 김탁구는 자신에게 가족이 생겼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곧 양인목이 김탁구를 팔봉 빵집의 식구로 완전히 받아들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방에서의 폭발 때문에 탁구가 시력을 상실하면서 보여주는 진실한 모습에 감동한 것입니다. 김탁구는 일시적인 시력 상실의 고통을 겪은 후에 다시 시력을 회복하고 구마준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2년 후 팔봉 선생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위에서 몇 가지 새로운 갈등들과 화해에 대해 언급을 하였습니다. 더해 13회에서는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아주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두 가지를 언급하고 이 포스트를 끝맺고자 합니다.


http://sports.chosun.com/news/ntype2.htm?ut=1&name=/news/entertainment/201007/20100721/a7u21011.htm


첫째, 구마준과 신유경의 관계입니다. 구마준이 신유경에게 술을 마시자고 제의하고 신유경도 이 제의를 받아들여 순순히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과 신유경이 재미없다고 돌아서 나가던 구마준이 다시 돌아와 그녀에게 완력으로 키스를 하는 장면과 신유경이 뺨을 때리는 장면은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함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13회에서 서인숙이 끼어들면서 신유경이 떠나간 상황이지만 앞으로 구마준과 신유경의 관계와 관련하여 구마준과 서인숙의 복잡한 갈등 상황을 예고합니다.


둘째, 시력을 상실한 탁구가 서울의 병원에 올라가는데요, 그 곳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중에 김미순과 조우하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탁구의 눈은 가려져 있고 김미순도 12년이란 세월과 가려진 눈 때문에 탁구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13회의 백미 중에 백미였습니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