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드라마 역사에서 정치드라마는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성공 제조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필자가 기억하는 드라마로 <여명의 눈동자>,<모래시계>를 필두로 '공화국 시리즈', <야인시대>, <자이언츠>, <대물>에 이르기까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왔습니다. <모래시계>의 경우는 시청률 60%대 이상에 육박했습니다.


이런 정치드라마의 성공은 대중의 정치적인 관심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만, 드라마 자체의 특성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정치 드라마들은 주인공(protagonist)과 악인(antagonist)이 대립하는 이분법적인 구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정치드라마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정치드라마를 통해서 정치적인 불만을 해소하거나 만족감을 강화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구요. 정치드라마는 이렇게 대리적인 역할을 통해 대중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기에 중독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마이스타뉴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최근의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는 이런 성격의 정치드라마와는 다릅니다. 주인공과 악인의 이분법적인 선악구도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선악구도 대신에 진흙탕 싸움과 권모술수의 우위가 권력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합니다.선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권력이 중요하며 그 표방하는 대의가 그럴 듯 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권모술수를 통한 권력에의 욕구가 스토리를 이끌어 나갑니다. 장일준을 주인공이라고 해도 단순히 드라마 스토리의 중심적인 인물이라는 측면이 강할 뿐이며 이분법적인 선악이 구분되는 그런 인물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권력을 추구하는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추잡한 현실정치의 복마전속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정치인에 불과합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정치인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장일준은 대중의 기대를 대리 충족시켜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현실 정치속의 정치적인 역학관계와 이것을 이용한 교할하고 능청스러운 전략, 그리고 권모술수는 리얼하게 보여줄지 언정 정치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레지던트>의 시청률 저조는 바로 이런 이유에서 기인합니다. 장일준이 신선하다는 평가는 필자의 판단으로는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일준은 결코 신선한 존재가 아닙니다. 구시대 정치의 끝자락에 편승한 젊은 정치인일 뿐입니다. 정책선거와도 거리가 멀기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장일준은 대중이 구역질나게 생각하는 그런 현실정치인의 투영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일준은 전 검찰총장인 원칙주의자 신희주을 경선에서 이겨 단일화를 이끌어내었고, 정치입문이 늦어 상대적으로 순수한 전 총리 김경모를 권모술수로 난처하게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장일준의 이런 모습은 대중이 바라던 모습이 아니라 대중이 혐오하는 그런 모습입니다. 대리만족을 느끼기는 커녕 불괘감과 불만을 잔뜩 느끼는 것입니다. 심지어 드라마의 내용에 상당한 회의를 느끼게도 되는 것입니다. 가득이나 현실정치에 신물이 나는데 TV앞에 앉아서 본다는 내용이 현실정치의 동음반복입니다. 이건 정말 고문인 것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꺼려지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조폭영화나 공상과학영화에 대중이 몰리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시대적인 트렌드라는 말 이면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세세한 이유들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대물>에서 입지전적인 여자대통령 서혜림과 겁없는 검사 하도야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바로 그 등장인물 자체가 현실의 정치판을 뒤틀고 뒤집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능성, 그런 기대가 대물을 통해서 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프레지던트>는 어떻습니까? 말로 그럴듯한 궤변을 토해내고 논리를 만들어 내는 현실 정치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현실 정치를 표현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의 정치판을 고착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정치의 어쩔 수 없는 한계만을 확인하고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개선해야 하는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란 그럴 수 밖에 없는 거야' 라는 무기력과 희의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기획의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치발전을 원한다면 잘못된 현실 정치판을 변화하고 공감하는 듯한, 현실 정치판을 그럴 듯하게 보여주는 이런 스토리는 자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실망감을 떨쳐버리기가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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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30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pennpenn 2011.01.30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지적하셨습니다.
    우선 이 드라마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교훈을 주지 못하고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증폭시키는 듯 합니다.

  3. 생각하는 돼지 2011.01.30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레지던트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 들립니다,,,

  4. 짱똘이찌니 2011.01.30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물 끝나고 바로 들어 온 점이 프레지던트의 실수 같아요.
    정치 드라마가 끝나고 또 정치 드라마라...
    같이 시작해서 경쟁 했으면 좀 달랐을지도 모르죠.. 잘 보고 갑니다. ^^

  5. 더머 2011.01.30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각 성향이 비슷하기도하지만
    대물은 약간 드라마적, 프레지던트는 풍자적으로 느껴집니다 ㅎㅎ

  6. 2011.01.30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2011.01.30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이류(怡瀏) 2011.01.30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레지던트가 주목받는 또하나의 이유가 최수종 하희라 실제 부부가 드라마에 같이 출연한다는 점과 대물이 끝날 시점에 시작을 해서 그런거 같아요.. 그런데 드라마에 대해 정말 말씀 잘해주시는거 같아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9. 2011.01.30 1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레지던트의 하나의 졸전의 원인중에 자기만의 정치드라마 색깔을 보여주지 못해서 인 듯 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10. 소소한 일상1 2011.01.30 1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시기가 너무 대물과 비슷했다고요. 아깝습니다. 어제 재방송 잠깐 봤는데 블로그님이 지적하신 것과 공감이 갑니다. 블로그님 좋은 하루 되세요.^^

  11. 2011.01.30 15: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Shain 2011.01.30 2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까지 정치 드라마는 멜로 드라마에 정치적인 내용을 섞거나
    기록성 다큐 정치 드라마가 전부였지요
    이런 식으로 정치인들 만의 이야길 다룬 드라마는 흔치 않았습니다..
    작품으로서는 분명 기대치 이상인데
    말씀하신대로 왜 구세대의 방법과 술수를 답습하면서도 그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인지
    사람들에게 공개할 어떤 반전을 가진 것인지.. 갑갑하기만 합니다
    말장난 하기 좋아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정치인을 보는 것 같습니다

  13. 룰울루 2011.01.31 0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롭게 읽었네요.
    잘 봤습니다.

  14. 원래버핏 2011.02.01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 2회에서 20% 시청률을 기록하던 <도망자>가 <대물>의 등장과 함께 그 시청율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곰곰이 살펴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시청률을 <대물>이 뺏아간 것이기 보다 <도망자> 스스로 내다 버린 측면이 강합니다. <제빵왕 김탁구>의 후광과 드라마의 규모가 한껏 기대감을 부풀어 놓았지만 막상 두껑을 열어놓고 보니 스스로 시청률을 제한하는 성격을 가진 드라마였습니다. <도망자>의 비쥬얼한 화려함과 규모는 그 주 시청자의 영역을 좁힌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쇼비지니스의 주 타켓층이 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그대로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빵왕 김탁구>의 여운으로 <도망자>에 채널을 고정했던 ‘배제된 층’ 은 방황할 수 밖에 없으며 때 맞게 등장한 <대물>로 엑소더스를 감행한 것입니다. 그러니 <도망자> 스스로가 시청자들을 내 쫓아버리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미지출저:조이뉴스 24

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다지 부정적으로 본 입장은 아닙니다. 이전의 포스트에서 언급했다시피 <도망자>가 블록버스터급 액션추리물로서 보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보면 <대물> 보다 더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도 국내용의 국민드라마보다는 국외용의 매니아층과 팬덤층을 노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도망자>는 주 타겟층을 제한된 연령층에 맞추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의도이다 보니 시청률의 거품이 사라질 수밖에 없고 비주얼과 다소 가벼움을 추구하는 매니아층과 젊은 세대만이 시청률로 남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도망자>의 시청률 하락을 전적으로 <도망자> 자체에만 있다고 하는 것도 떨떠름합니다. <도망자>와 <대물>의 방영 시차가 2회분이 났기 때문입니다. 경쟁 구도가 동시간대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도망자>가 시간적인 유리함을 가지고 일시적으로 선점해 버린 것입니다. 만약 <도망자>가 1, 2회에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수목드라마의 시청률은 엇비슷하게 양분되지 않았을까 여겨집니다. 그러나 막상 <도망자> 1,2회가 시작되자 이건 완전 실망 그 자체인 것입니다. 국민드라마가 되기에는 일방적인 코드만을 내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몰렸던 시청률이 <대물>로 몰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대물>은 <도망자>와는 달리 스토리, 방영시간, 그리고 시청자 연령대들간에 정합성을 가져온 듯합니다. 시간적으로 내용적으로 <도망자>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폭넓게 받을 수 없고, 유지할 수도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물>은 정치 현실을 반영하면서 그 관심을 폭넓은 연령층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SBS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혹 <대물>의 높은 시청률이 정치 과잉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정치적 내용을 통해 느끼는 카타르시스적인 감정이 드라마의 완성도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입니다. 정치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보다도 관심도가 높습니다. ‘정치’ 라는 성격자체가 드라마 성공을 이미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드라마는 현실적인 제약을 초월하지 못한다는 면에서 대단히 제한적입니다. 시청자들은 행간을 읽거나, 비틀거나, 생략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어느 정도 거쳐야합니다. 직설적인 불륜 막장 드라마보다도 정치드라마는 의뭉스러움과 간교함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욱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정치 드라마가 보수색이 짙은 SBS에서 방영을 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왕은경 작가와 오종록 PD 가 제작과정에서 갈등을 일으켰고 이어 작가와 피디를 비롯한 제작진 교체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무언가 삐걱거리는 느낌입니다. 이 드라마에 취하다보면 혹 이념적인 편향성은 없는지에 대한 그 비판의 날이 무뎌질 수도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정치드라마 <대물>이 국민들의 가려운 점을 긁어주면서 국민드라마의 자리를 차지할 기세입니다. 드라마를 통한 정치 관심을 표출하는 것만큼이나 단순히 현실과 유리된 정치 과잉이 아닌 현실 정치에 대한 냉정한 관심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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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이나는 2010.10.23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장인물들이 참 대단하네요 인표형님에, 고현정까지,,
    인기가 있을만 하겠어요.^^
    주말 잘보내세요 ^^*

    • 대물 2010.10.28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기가 신의경지에 이른듯 ㄷㄷ ;
      아..전 대물 인터넷 뒤적대다 HD 고화질 무료로 받는곳찾았는데요 전 꼭 고화질이어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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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10.23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mami5 2010.10.23 2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보고있는 드라마지요..^^

    잘 보고갑니다..^^

  4. 마른 장작 2010.10.23 2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대물을 보는 맛은 바로 대놓고 벌이는 정치성에 있습니다.
    현실 정치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해주는 서혜림을 통한 대리 만족.
    도망자는 왠지 안타까운 면이 있습니다. 추노의 작가와 감독 명 콤비가 먹히지 않다니'''왠지 충격적인 면이 있습니다.

  5. pennpenn 2010.10.24 0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준 높은 분석로군요~!
    저도 도망자에서 대물로 갈아타기 했어요~

  6. PinkWink 2010.10.25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실역활로 각인된 고현정씨가 최근 방영분에서 갑자기 새섹시로 변해버려서 걱정입니다. 이러다가 그저 누가 만들어주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하는 거죠.. 그래도 아직은 분명 도망자보다는 볼만하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7. 선민아빠 2010.10.25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드라마라는 특수성도 있겠지만 그래도 재미있더라구요~

  8. *Blue Note* 2010.10.25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카로운 분석이네요. 저도 대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만, 이래저래 관전 포인트들이 많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9. 왕방 2010.10.25 1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라기 보다는 재미있더라구요~ 3~4회는 실망이었지만 ㅋㅋ
    재미있어요!! 근데 도망자도 재미있어요!!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는거 같아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라는 일본영화가 있다. 오래 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핵심적인 줄거리는 라디오 드라마의 대본이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방송 PD, 인기 연기자, 성우의 요구에 의해 난도질되는 것이었다. 작가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영화는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영화이다. 작가가 아니라도 비록 코믹물이기는 하지만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내용이었다. 라디오 드라마의 대본이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외부의 압력에 의해 그 내용이 기가 찰 정도로 난도질당한다는 것은 작가 개인의 문학적인 자존심은 물론이고 작가의 독립성과 독자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언론 자유나 왜곡의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가 있다. 즉,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는 그 유쾌한 웃음 속에 위계적인 방송권력과 그 힘의 일상적인 전횡을 패러디 한 듯도 하다. 물론 방송 권력만이 아니라 인기 연예인의 화려한 이미지 이면의 속물성 같은 것도 만나게 된다.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


이미지 출처: SBS드라마


SBS는 대체로(?) 보수적인 방송집단이다. 드라마 <대물>은 우리 정치 현실의 풍자가 많이 등장하고 있고, 정치 판타지로 느껴질 정도로 서혜림(고현정 분)과 하도야의 성격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파격적인 면이 있다. 이런 이유로 <대물>이 SBS와 공존한다는 것이 좀 어색하게 여겨졌다. SBS가 웬일로??? 하는 냉소적인 의혹이 들 정도였다.


이런 우려와 함께 SBS 차원은 아니지만, <대물> 드라마 작가와 PD가 극본의 내용에 대해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황은경 작가와는 달리 오종록 PD가 정치색을 많이 담아내자고 하면서 갈등을 빗은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정치색’ 에 대한 이견이 단순히 작가와 PD와의 갈등인지, 아니면 윗선이 개입되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는 일이다. 아무튼 이러한 문제가 SBS 드라마에서 일어난 것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 오종록 PD가 황은경 작가의 시나리오를 이견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바꾸었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는다. 황은경 작가는 작가로서의 자존심은 물론이거니와 작품에 대한 자부심도 강할 것이다. 따라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작가의 입장을 최댄한 존중하고 드라마에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작가에 대한 예의다.
 

http://joy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700800&g_serial=522624


그런데 이런 작가에 대한 예의를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대물> 제작 과정의 핵심적인 잘못이라고 본다. 이에 납득하지 못하고 고현정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작가교체에 대해 일시적으로 촬영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 것이다. 아무리 PD가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드라마를 통해 드러내고 싶다고 해도 그기에는 작가와 작가의 대본(비록 원작 만화가 존재하지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내용을 바꾼다면 이건 잘못된 것이다. 만약 작가가 필요없다면 PD가 작가의 역할을 겸임하면 되는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황은경 작가를 교체할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 오히려 작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은 오종록 PD 교체로 끝나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 그런데 PD가 아니고 작가가 교체된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방송 생리가 PD에게 막강한 권력이 주어졌다고 해도 작가야 말로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언제까지 일부의 작가들이 약자의 위치에서 PD의 막강한 권력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려야 한단 말인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에서 작가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정말 애처로운 정도이다. 아무튼 황은경 작가 교체 이후에 오종록 PD도 교체되면서 <대물> 제작진이 완전히 교체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정말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황은경 작가는 6회의 대본 분량을 작성한 상태로 참으로 황당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글을 쓰는 작가로서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이었을까? 또한 새로 교체된 작가와 PD는 황은경 작가의 대본의 방향을 최대한 존중하면 좋겠다. 


 *이전 글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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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엔별 2010.10.22 0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스터 맥도날드에서는 성우들이 질릴만큼 지겹게 대본을 뜯어 고치죠.
    감독이 작가를 통해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쓰게 하는 게 요즘 드라마 풍토죠.
    그래서 남자작가들이 점점 사라지고 여자작가들만 판을 치는 세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

  2. 도로시  2010.10.22 0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4회 황은경작가 오종록pd (총여섯회본을 집필했으나 4부이내로 짜깁기됨)
    5-6회 유동윤작가 오종록pd
    7-8회 유동윤작가 오종록pd 김규철pd
    9 ~ 유동윤작가 김규절pd


    흔히들 쥐새끼대사를 오종록pd가 썼다고, 1-4회 재밌던 게 그 때문이라고 하는데 ...

    쥐새끼를 제외한 정상적인 비판대사는 황은경작가가 쓴 것입니다.

    그로써 5회부터 황은경 작가가 하차하면서, 드라마가 환타지적인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 것입니다.





    재미있고, 비판적인 내용을 쓰던 황작가에게 계속 압력을 넣던 오종록pd는 결국 황작가에게 일방적으로 대본 연습에 나오지 말라고 하였고, 황작가의 집필본은 4부를 끝으로 끝났습니다.



    쉽게 말해 여러분이 그렇게 재미없어졌다고 말하는 5회와 6회는 황은경 작가가 빠지고, 오종록pd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오종록pd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말은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를 작가에게서 빼앗아 망쳐놓은 게 오종록 pd 란 말입니다. 5,6회가 바로 오종록pd가 만든 것이라구요. 이미 기사를 통해 나간 사실인데도, 답답하게 오종록pd가 없어서 5,6화가 그랬다는 일부의 글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3. 도로시  2010.10.22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황은경 작가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한 전반적인 사회와 정치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했던 반면
    오종록pd는 특정 정당의 입장에서의 비판만을 주도했던 거죠.

    작가가 아니라 pd를 하차시켰어야 옳다고 봅니다. 상식적인 비판과 원색적 정치색이 들어간 욕설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전자를 고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