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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3 선덕여왕,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10)
  2. 2009.09.01 여행은 다이어트다 (7)


선덕여왕,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장장 11개월간의 대장정이었다. 막을 내린 그 이면의 모습은 우리가 TV에서 보는 것 처럼 화려하지 않을 것이다. '대장정'이라는 말 그대로 고통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신라시대 알천과 비담이 현대의 신종플루에 걸려 고생을 했고, 덕만도 대상포진과 피로 누적으로 고생을 했다. 아마도 추측컨대 모든 배우들이 추위에 몸살이나 감기로 고통을 겪었을 듯 싶다. 배우만이 아니다. 촬영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잠도 설쳤을 스텝들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모든 촬영을 끝낼 때까지 최선을 다했을 배우들과 스텝진들, 그리고 극작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선덕여왕을 차분히 다시 보면서 신라를 알아보는 것이며 화면상으로 나마 배우들과 스텝들의 노력을 다시 한 번 더 떠올려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는 지금은 두 손을 마주쳐 보내는 박수이다. 그러나 내게 선덕여왕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필자를 부끄럽게 했다. 내 영혼의 아늑한 고향이랄 수 있는 서라벌에 대해서 너무나도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이다. 첨성대와 석굴암, 불국사 등 그 찬란한 문화 유산이라고 입속에만 담던 어리석은 모습이 부끄럽다.  그냥 관광으로 가서 유적지들을 대충 살펴보면서 눈요기를 하는 정도였다. 꼭 서라벌 만이 아니다. 현대라는 시멘트 속에서 모진 생명으로 피어있는 전통에 대해 이제서야 눈을 떠는 느낌이다. 정말 늦었다. 마치 신선한 바람 앞에 서있는 느낌이다. 아득한 옛적,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아버지가 살아왔던 켜켜이 쌓였던 삶의 향을 실어다 주는 그런 바람이다. 내 영혼을 일으키는 바람이다. 
 


우리의 지난 역사를 상상해 본다는 것은 나를 존재케 하는 보다 더 근원적인 시간과 공간으로의 여행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일어났었던 또 다른 이야기들은 그래서 내게는 소중하다. 나의 세포 하나 하나에 그런 역사의 숨결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그렇다. 그런데 이토록 세포 하나 하나에 담겨져 있는 끈끈한 역사(전통)이라는 존재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일례로, 얼마전 국사를 필수 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건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역사를 배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러한 발상은 도대체 누가 했을까? 안타깝고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놓고도 드라마 <선덕여왕>은 좋았던지 무슨 대상을 수여하고 난리다.
 


또한 드라마 <선덕여왕>은 필자를 즐겁게 해주었다. 재미있게 해주었다. 삶은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 그렇다고 쾌락만을 추구하자는 말이 아니다. 스스로 재미있는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 삶의 재미를 제공해 준다면 이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나는 재미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내고 싶다. 그들이 없다면 삶이 별 재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콘>같은 프로그램이 그렇다. 11개월 동안 드라마<선덕여왕>은 내게 재미를 제공해 주었다. 이런 재미를 제공해 주면서 그들은 상업적인 이윤과 보람을 누릴 수 있었겠지만 나 또한 11개월 동안 재미있게 지낼 수 있었다. 때로는 스트레스를 날릴 수도 있었다. 시간을 빼앗겼다는 후회보다는 시간을 즐겼다는 기쁨이 더 컸다. 

또 있다. 재미만이 아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고스란히 재현해 놓고 있는 우리의 문화에 대한 다소 무거운 호기심도 일었다. 앞서 언급한 서라벌에 대한 관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헌상의 고증에 더해 상상으로 탄생한 신라의 그 모든 것에 생각하고 생각해 보고 싶다. 아니 느끼고 싶다. 알고도 싶다. 얼마나 모르고 살았는가에 대한 자기 반성인 셈이다. 뿌리를 모르고 그저 보이는 가지와 꽃과 열매만을 추구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던지. 혹 반성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첨성대의 한 모퉁이에서라도 신라의 향기를 느끼려고 노력하고 싶다.  


또 무엇이었던가? 무언가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남아 있는 듯도 하다. 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함만을 이 포스트에 풀어 놓을 수는 없다. 혹 생각이 난다면 서둘러 적을 것이다.


내게 제공해준 드라마 <선덕여왕>의 즐거움이 다시 날개를 펴고 새로운 한류의 바람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러가지 부가 가치들을 창출해 내면서 국위도 선양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문화가 세계로 퍼져 훌륭한 가치들과 아름다운 전통의 의미도 향기를 몰고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우리의 문화가 세계의 평화와 문화적인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거창한가. 

 


참 즐거웠다. 누구보다도 11개월이란 시간은 배우들에게 스텝들에게 소중한 인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 한 자락을 나 또한 공유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분 좋다. 나의 삶을 기분좋게 해준 사람들, 즐겁게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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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비단안개 2009.12.23 0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거들 사이에 워낙 선덕여왕 선덕여왕 하기에 후반부에 몰입했는데,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렇다고 대만족은 아니지만요.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하겠다는 건 우리 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만 공부해라로 생각하면 될까요?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군요.

  2. 소이나는 2009.12.23 15: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되는 날도 오는 군요. 와~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을 해보지 못했네요..
    근래 국사에 심취해있었는데 ㅜ.ㅜ 너무 아쉬워요 ..

  3. *삐용* 2009.12.23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ㅠㅠ 이제 월화엔 무얼봐야할까요 ㅠㅠ

  4. 몽고™ 2009.12.23 1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후10시에 드라마 본지가 억만년전인듯 ㅋㅋ

  5. 하록킴 2009.12.24 0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데...제방에는 TV도 없다는 선덕여왕은 꼬박꼬박 찾아보았었쬬^^
    컴퓨터로 ㅎㅎ제작진이하 스탭진,배우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여행은 다이어트다?

여행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불가능하다. 사전적인 여행의 정의가 실제적인 여행의 복합적인 특성을 모두 다 포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의' 는 그것 자체로 정의하는 대상의 존재를 가장 효율적으로 파악하게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불완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행에 대한 정의는 단순히 물리적인 현상의 서술에 그친다. 실제와 동떨어진 일반적이고 단편적인 부분적 특성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의를 내리기를 즐겨한다. 특히 정의를 내리기 까다로운 추상적인 개념어인 경우가 더욱 그렇다. 가장 두드러진 정의 내리기의 일례가 사랑에 대한 정의가 아닐까 한다. 사랑은 □ □ □ 라는 식의. 또한 우정이나 평화라는 말들도 그러하다.


사랑이나 우정, 평화와 마찬가지로 여행도 수많은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여행 자체는 사랑과 같은 추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여행에 부여하는 추상적인 의미는 실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행이란 폭 넓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행은 무엇이다' 는 식의 정의내리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갖는 여행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다는 면에서 소중하고 할 수 있겠다.


자 그렇다면 여행에 대한 정의를 필자의 마음대로 내려 보려고 한다.



여행은 다이어트다

모든 여행은 발품을 팔게 되어 있다. 걷지 않으면 여행은 성립할 수 없다. 여행을 한다면서 걷지 않는다면 버스만 타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버스만 타고 다니는 것이 여행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 개인적으로는 여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저 타고 보는 행동에 불과한 것이다. 타고 보기만 하는 것이 여행일리는 만무하지 않는가. 버스에 앉아 밖만 내려다보는 것은 관광과 가까울 수는 있어도 관광이라 이름짓기도 어렵다. 걷지 않고는 관광도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이제 다시 여행에 걷는 행동을 포함시키고 나면 여행이 다이어트가 안 될 이유가 전혀 없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비만인 경우를 보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비만으로 여행을 시작해서 비만이 사라졌기 때문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은 운동을 해야 하는 여행을 싫어하기 때문이거나 그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비만인 사람들은 여행보다는 관광을 하려고 할 것이다. 날씬해지려면 괜히 지방흡입술을 하고, 약품을 먹고, 심지어 굶기도 하는 사람잡는 다이어트보다는 여행을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거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산이나 자연을 타고 걷는 여행이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여행은 다이어트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 http://kr.news.yahoo.com/servi

여행은 자유이다

일시적인 유보이긴 하지만 여행은 일상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거기에는 정부의 구속으로 부터도, 권력의 제재로 부터도, 각종 매체의 광고 홍수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어느 정도 무정부주의자의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만의 자유를 누린다. 무정부만이 아니라 무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보고 싶은 것을 보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며,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경치를 느끼며, 실타래처럼 어지러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해진다. 그래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또 그런 심성 가진 사람들이 된다.


그런데 자유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하는 말처럼 투쟁의 산물이기만 하면 이래저래 자유의 한계가 너무 위축되고 자유를 누린다를 말 자체가 너무 부끄러워 진다. 설마 여행의 자유를 도피 운운으로 비난한다면 할말은 없어진다. 넓은 아량을 보여달라.


 이미지 출처:www.flickr.com

여행은 삶의 다른 오솔길이다.

여행은 삶의 다른 오솔길이다. 우리는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디로 갈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이런 선택에 의해 삶은 일회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나의 선택만이 삶을 구성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동시에 여럿의 선택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중요하다. 일회적이기에 우리의 삶은 소중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의 연속에서 우리가 나아가는 길들은 차가 다니지 않는 오솔길이기라기 보다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잘 닦인 고속도로이기를 바란다. 많은 돈을 갖고, 큰 집을 갖고, 잘 먹고 잘 입는 그런 윤택한 삶을 꿈꾼다. 그런 꿈은 좋은 꿈이다. 인간이라면 모두 그런 꿈을 꾸게 마련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한 현실은 삭막하고 경쟁적일 수밖에 없다. 꿈은 꿀수는 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런 고속도로 같은 길을 잠시 벗어나 보는 것, 작은 오솔길을 선택하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 한다.




여행은 변화이다.

여행은 변화이다. 여행은 언제나 우리의 삶과 부단하게 비교되는 대상들을 동반하게 된다. 잘사는 나라에 대한 부러움과, 못사는 나라들의 아쉬움이 함께 교차한다. 비만으로 죽어가는 인간과 가난과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인간들의 삶이 교차한다. 마음 속 깊이 희비를 교차시키는 인간들의 전혀 다른 삶속에서 우리는 진한 감동을 느낀다. 세계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묻게 한다. 왜 이런 비극이고, 희극인가? 왜 기쁨과 함께 슬픔을 가져다주는가?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또 동시에 공동체적인 삶에 대해서도 묻는다. 인간은 외롭지만, 또 함께라는 것을 동시에 확인하기도 한다. 가슴 속 깊이에서 북받쳐 오는 근원적인 물음들이다. 자연의 감동이 있는가 하면 아름다운 사람들의 향기도 있다. 재래시장의 순박함이 있는가 하면 현대적인 건물의 세련됨도 있다. 기쁨과 슬픔이 함께 한다. 기쁘던 슬프던, 분노하고 격정을 토해내던 이것들은 모두 감동으로 수렴된다. 우리의 삶을 뜨겁게 살자는 감동으로 말이다. 바로 이런 감동은 인간을 변화시킨다.




여행은 쾌락이다.

여행은 쾌락이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먹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타는 즐거움, 듣는 즐거움 등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으로 수용하는 쾌락의 극치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 먹지 못한 것, 듣지 못한 것을 경험하는 것은 새로운 감각의 충족이니 말이다. 이것은 순전히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정의이다. 여행하는 이들에게 가장 쉽게 흔하게 던져 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바로 '즐겨라' 는 말이 아닐까? 즐거움이 없는 여행도 있을 수 있다. 의도적으로 고행의 여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을 여정에 비유하고는 그 여정은 고난의 길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행을 위한 여행은 종교적인 수행에 가깝다. 삶의 여정이란 것도 비유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극단적인 부분을 훌훌 털어버릴 필요가 있다. 여행의 범주에서 추방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의 여행은 즐거움을 위해 존재케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인생이 고난이라면 여행의 즐거움은 더욱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즐겁게 하자.


 이미지 출처:www.flic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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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링보링 2009.09.01 0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여행은 변화다..이말에 가장 공감갑니다요..
    무언가 많이 느끼고 오게 되는 듯하지요~~~ㅎㅎㅎㅎ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요~

  2. 검도쉐프 2009.09.01 0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은 다이어트다..에 공감이 됩니다.
    배낭을 꾸리다보면 일상에 필요없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되더군요.

  3. assam258 2009.09.02 1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지요. ^^
    좋은 구경 많이 해도 몸이 힘든건 어쩔수 없을것 같습니다.

  4. 연구소장 안동글 2009.09.03 0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이요 :) 여행은 늘 생각한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안겨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꾸 떠나고 떠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