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결혼해 주세요>에 대한 이전의 글(2010/06/30 - [드라마/결혼해주세요] - 결혼해 주세요, 신분 상승에 따른 ‘아내‘ 의 의미 변화?)에서 신분상승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다. 대학교수가 된 김태호에게 아내 남정임의 의미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충분히 공감할 만은 글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항상 문제는 상대적인데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필자는 주로 남정임을 중심에 놓고 대학교수가 된 태호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피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태호의 입장에서도 정임에게 불만이 있었을 것이다. 신분이 변화했다면 그러한 변화에 적응을 하는 것도 필요하니까 말이다. 이 포스트에서는 태호를 중심으로 정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그런 태도를 다소나마 옹호하고자 한다.


대학교수인 태호가 일방적으로 정임을 ‘촌스럽게‘ 여기지는 않았다. 태호의 입장에서는 대학교수라는 신분에 어울리는 최소한의 자질만을 기대했을 뿐이다. 그러나 정임에게는 과거의 삶이 관성으로 작용하는 듯 대학교수가 된 태호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세련된 아내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적당히 보기좋은 아내의 모습은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임은 언제나 악착같은 아줌마의 모습에 가까웠다. 이러한 정임의 태도 그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그러나 아내와 아줌마의 차이는 대학교수가 된 태호에게는 너무나도 크다.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는 말이다.  이왕이면 아줌마의 모습보다는 아내의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정임은 아내보다는 억센 아줌마에 가까웠다.


태호에게 정임은 어떤 존재로 비칠까? 태호는 정임이 대학교수의 교양있는 아내를 원하는 것 같다. 굳이 이러한 바램을 표면적으로 드러내 놓치는 않지만 정임에 대한 요구가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태호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정임은 아줌마 같은 존재로 자리한다. 태호는 정임에게 옷을 사주었지만 비싸다는 이유로 입었던 옷을 도로 벗어 놓는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모처럼 이들 부부가 간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디저트를 먹는데 자신이 가져온 떡을 꺼내 놓고 먹어라고 한다. 인터뷰에 입고 온 옷은 작아도 너무 작다. 교수 부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수준은 유지해야 하는 데 말이다.


무엇보다도 부부 인터뷰 장면에서 태호에게 남정임과 윤서영의 존재는 큰 차이가 나는 존재였다.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 주면 좋으려만, 정임은 과거의 관성에 젖어 태호의 입장은 좀 체로 고려하지 않았다. 정임은 자신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겠지만 남편인 태호의 입장을 맞추어 주지 못했다. 아니 맞추어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뷰 현장에 나타난 윤서영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인터뷰 질문에 대해 별스러운 것들을 말한다. 태호가 자신을 위해 훌라춤을 추었다는 이야기까지도 서슴없이 내뱉고 말이다.
 

http://www.artsnews.co.kr/news/87927


특히 인터뷰 현장에서 방송 관계자가 즉흥적으로 집에서의 아내 정임과 직장에서의 아내( 워킹 와이프라고 한다) 서영을 구분해서 인터뷰를 하자고 제안을 한다. 정임에게 이러한 것은 참 화가 나고 기분이 언짢은 일이긴 하지만 인터뷰 현장에서 이러한 업무상의 일들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었다고 여겨진다. 아무튼 인터뷰가 다 끝나고 태호, 정임, 서영을 비롯해서 다 같이 술을 한잔 하게 되는 데 이 자리에서 정임은 학벌상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에세이 이야기가 나오고, 책 등 교양과 관계된 이야기가 나오자 정임은 소외된 듯한 느김을 갖는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임이 너무 자격지심을 갖고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결국 정임은 마음 속 깊이 괴로워하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고 취하게 된다. 이 이후에서의 에피소드가 참 재미있기는 하지만 태호와 정임의 관계를 주로 다루고자 하기에 이후의 에피소드는 생략한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태호의 태도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임에게도 문제는 없지 않다. 태호가 정임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아내로서의 정임이다. 그러나 정임은 아내 보다는 당차고 뻔뻔스러운 아줌마의 모습을 보이기만 한다. 여기에서 태호와 정임은 엇박자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이다. 앞으로 윤서영을 사이에 두고 태호와 정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 지 참 궁금하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너돌양 2010.07.05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대체 대학교수 사모님은 어떤 자격을 가지고있어야하는지 ㅡㅡ;

  2. 보링보링 2010.07.05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해주세요는...아직 본적이 없어서...ㅎㅎ한번 봐야겠네요~



드라마 <결혼해 주세요>는 우리 사회의 지식 계층(좀 더 급진적으로는 계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물론 등장인물(개인)을 통해 그 개인들이 범주화 되는 계층의 특성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학교수인 김태호, 김연호의 맞선 상대이고 결혼을 고려하고 있는 변호사, 의사 송인선의 언행을 통해 지식인 사회의 특성을 어느 정도나마 짐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선, 대학교수 김태호의 사고방식과 언행이다. 드라마상으로 김태호는 오랫동안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처럼 보인다. 아내 남정임의 뒷바라지가 컸다. 만약 남정임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태호는 대학교수라는 직함을 결코 갖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교수가 되고 난 이후의 태호의 변화이다. 막상 대학교수가 되고나니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대학교수가 뭐길래 아내 남정임에게 그렇게도 유세를 떠는 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아내 남정임을 비롯해서 이전의 모든 것들이-과장 좀 보태서-대학교수와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김태호에게 아내 남정임은  대학교수라는 자신의 신분과는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한 잡지사의 부부 인터뷰가 아내를 보는 김태호의 시각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아내에 대한 무시로 이해할 수 있음과 동시에 대학교수라는 지적 우월성, 그리고 현실(실제)과 괴리되는 추상적인 지식(이론)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연호와 목하 열애중인(?) 변호사(이름은 모르겠음)의 모습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일반적으로 그 신분의 성격 그대로 차가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법이란 이성적인 사유 체계와 연관을 시키기에 그러한 냉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떠올릴뿐 변호사라는 존재가 차갑거나 냉정해야만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단지 변호사라는 존재가 냉정하고 차가워야 하는 때는 법정에서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는 그 누구보다도 깊이 있고 따스해야 한다고 본다. 단지 그것을 지키는 수단이 법이기에 법정에서만은 차갑고 냉정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변호사란 존재가 자신의 삶속에서 조차 법처럼 빈틈없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만 산다면 진정하 변호사도 진정한 인간도 아니라고 본다.
 

연호와 만나는 변호사는 참으로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인간이다. 그야말로 빈틈이 전혀 없다. 이렇게 비인간적인 기계 같은 인간이 어떻게 진정한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http://www.mhj21.com/sub_read.html?uid=30327&section=section3


셋째로는 의사라는 직업의 본질이다. 
의사란 어떤 존재이어야 할까? 단순히 인간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의학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존재일까? 만약 의사가 병의 원인은 무시한 채 단지 병의 증상만을 치료하고자 한다면 그 의사는 진정한 의사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단지 도구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본다.


사실 드라마에서 의사로 나오는 송인선(이휘향분)은 아직 구체적인 언행을 보여주고 있지 않아 그 특성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자신의 딸인 유다혜에 대한 태도로 보건데 의사로서 세대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엄마로서 다혜가 아무리 걱정스럽다고 해도 집에만 가두어 두려는 태도는 엄마로서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인간의 병을 고쳐야 하는 입장에 있는 의사가 오히려 다혜가 답답한 마음에 집 밖으로 나와서 술을 마시게 만들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실(실제) 괴리된 추상적인 지식(이론)을 가진 대학교수, 인간성이 메말라있는 변호사, 마음의 병을 이해하지 못한 체 증상이라는 결과만을 치료하는 의사는 이러한 개인들이 소속된 계층의 성격을 제대로 드러낼 수는 없다. 한 사람의 대학교수로 대학교수 집단 전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적어도 이러한 개인들의 모습에서 계층 전체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우려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지식인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항상 건강하면 좋겠다.

 
첫번째 이미지: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0062806470785642&outlink=2&SVEC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07.04 0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