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언니, 외로운 사람들끼리 사랑해야 할 이유!



혼돈의 시간은 참 길었다. 대체의 드라마들이 그렇듯이 <신언니>도 이제 갈등들이 해소되면서 질서가 잡혀가는 느낌이다. 아니 질서가 잡혀 간다기 보다는 인간들 사이의 갈등들이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시청자들은 바다 위에서 흔들리는 손바닥만한 배를 지켜보듯이 그렇게 혼란스러운 인간의 마음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모두다 한결 같이 상처 입은 인간들이고, 그 상처 때문에 서로의 운명이 어긋나기도 하는 그런 존재들이었다. 이 어긋났던 운명들에 대해서 두서없이 언급해 볼까 한다.


우선, 부모와 자식의 어긋남이다. 이 어긋남의 절대적인 피해자 중에 한명이 은조이다. 은조의 내적인 상처가 가장 대표적이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어린 시절부터 은조는 송강숙에 의해 심적인 상처를 받았다. 냉소적이고 무감한 여자아이로 변했다. 무엇보다도 속물 같은 엄마 송강숙에 대한 분노와 엄마라는 사실의 모순적 현실에서 방황하는 약한 딸이기도 했다. 은조는 아빠의 얼굴도 모르는 처지다. 사생아인지도 모른다. 이런 은조에게 구대성의 사랑만큼 특별한 것이 있을까? 구대성이 은조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임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기훈 또한 마찬가지이다. 은조와 처지가 너무 비슷하다. 어린시절 자신으로 인해 엄마가 죽고 새엄마의 냉대속에서 자식 같지 않은 취급을 당하며 살았다. 기훈이 대성참도가로 들어 온 것도 그것에 대한 반항심이다. 은조처럼 기훈의 젊은 시절 방항도 바로 부모와의 어긋남에 있는 것이다. 기훈에게도 구대성의 존재가 소중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둘째는, 인간들 사이의 피할 수 없는 오해와 소통의 부재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나만이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너만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은 고독한 나를 의미하며, 합일이 불가능한 상황을 의미한다. 세상을 둘러보면 이 오해를 통해 생기는 갈등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인간이 천국을 꿈꾸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현실이 꿈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신데델라언니>에서 일어나는 오해들은 인간의 운명이라는 사실이다. 이 오해를 해소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지난한 과정임을 은조-기훈-효선의 갈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끝가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소통의 이룸이다.


셋째, 사랑과 외로움이다. 사랑과 외로움은 동전의 양면이다. 아내와 사별한 구대성의 외로움이 그렇다. 구대성은 뼛속까지 외로운 사람이었다. 송강숙이 쉽게 대성참도가의 안방을 차지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 구대성의 외로움인지 모른다. 그리고 한없이 선량한 마음도 이 외로움이 열어 놓은 것일 테다. 속물인 송강숙도 마찬가지이다. 그녀가 하느님, 부처님과 맞짱을 뜨며 철저하게 자신의 딱딱한 껍질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외로움의 한 형태이다. 남자들에게, 현실에 계속해서 배신을 당하면서 속물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송강숙은 누구보다 사랑이 필요한 외로운 존재였다. 그러니 구대성으로부터 사랑을 확신하는 순간 송강숙은 부끄러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말이다. 은조가 사랑을 그토록 갈구한 것도, 기훈과 효선이 사랑을 바란 것도 바로 그런 외로움이다.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존재들인가? 그러기에 얼마나 사랑을 갈망하는 존재들인가? 그 사랑이 육체적인 것이던, 정신적인 것이던 말이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사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인간의 삶은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희극은 이 비극 위에 핀 꽃이다. 비극적인 본질에 대한 위안이고 위로이며 망각의 제스처이다. 희극으로 감싸진 삶이 좋긴 하다. 즐겁고 유쾌하다. 하지만 가끔씩 그 희극의 속살을 헤집고 저 밑바닥 비극의 본질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어긋나는 것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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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ueRoad 2010.06.04 0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현듯..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라는 글귀가 떠오르네요..

  2. Angel Maker 2010.06.04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언니는 개인적으로 소통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요.
    단지 아쉬웠던것은 초반부의 강력한 캐릭터성이 후반에 들면서 무너져 내리는듯한 느낌이어서 ...

  3. Joa. 2010.06.04 14: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드라마 한두번 밖에 못봤는데..
    대사도 그렇고 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런게 있나보더라구요.
    종영하면 처음부터 찬찬히 봐야겠어요-

  4. 인생이란 즐거운 롤러코스터 2010.06.04 14: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다른 이야기인데~ 일본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를 보고있답니다!!
    제가 집에 티브이가 없어놔..ㅜㅡ

    피돌이로 다운받아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보는데...
    그런말 나오더라구요!
    "즐거운것을 알고나면 그때부터 괴로워진다...라고!!"
    오오옷!!

  5. 유머나라 2010.06.05 2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외로운 사람끼리 사랑해야 하는 것..

  6. pennpenn 2010.06.06 0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피엔딩으로 끝난게 참으로 다행입니다.
    휴일 잘 보내세요~



신데렐라언니, 은조가 아닌 송강숙의 죽음이 보인다?



죽은 구대성의 일기장을 보고 넋을 놓고 있는 송강숙에게서 죽음의 그림자를 읽는다. 그런데 그녀에게 어둠으로 몰려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란 것이다. 진실한 사랑이란 것이다, 송강숙은 단 한 번도 사랑을 받지 못한 존재였다. 오직 생존을 위한 욕구만이 뱀의 독아처럼, 곤충의 더듬이처럼 돋아나 삶을 더듬으며 살아가는 존재였다. 송강숙에게는 오직 자신의 독아에 걸리는 존재만이, 자신의 더듬이에 느껴지는 그 표면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런 생존의 본능만이 도사리고 있는 존재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개인적으로 굳어진 것인지, 사회적인 방어의 일종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이런 송강숙은 거친 생존의 과정을 거쳐왔다. 생존이 본능인 그녀에게서 죽음을 읽는다는 것은 다소 황당할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결코 생각할 수는 없는 인간처럼 보인다. 파란만장한 삶의 질곡 속에서도 굿굿하게(?) 생존해온 송강숙이고 보면 죽음이란 너무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런 송강숙이 죽음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송강숙에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러한 암울한 그림자다. 송강숙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우선, 그녀가 죽은 구대성의 진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만났던 어느 남자들과는 달리 구대성은 그녀를 진실하게 사랑한 인물이다. 속물인 송강숙에는 처음으로 느끼는 충격이다. 송강숙의 변화를 어떤 식으로든 보여주려고 한다면 과연 그 변화는 어떤 성격의 겻인지 분명하다. 그것은 송강숙의 철저한 자각이다. 구대성은 송강숙에게는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문인 것이다. 죽은 구대성을 따라간다는 것은 송강숙의 육체적인 죽음만이 아니라 진정한 자각의 은유가 되는 것이다.

 


둘째로는, 단순한 생물적인 엄마로서의 은조와의 관계이다. 구대성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송강숙은 은조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은조에게 자신은 어떤 존재였던가? 은조의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에 뒤늦은 생각은 양심의 가책 그 이상일 것이다. 이런 자각은 은조에게 정신적인 엄마로서의 모습을 간절하게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송강숙이 개과천선하고 은조를 다독이는 그런 설정은 맥이 풀리는 설정이다. 이 지점에서 송강숙의 죽음을 은유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게 보인다. 죽음을 통한 새로운 탄생이라고나 할까.


셋째로, 그녀가 대성도가의 안방마님으로 남아있기가 힘들다는 판단이다. 대성도가는 동화적인 상상력의 세계이며 남아 있어야 할 존재들이 한정적이라는 생각이다. 송강숙이 동화적 세계인 대성도가를 짖밟은 존재라면 그곳을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이다. "왕자와 공주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신데렐라 언니>는 동화를 비틀고 있기에 이러한 결말이 빗나갈 가능성은 크지만 송강숙의 죽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동화적인 결말의 고루함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것은 권성징악적인 식상한 결말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송강숙이 대성도가를 떠나는 것이 반드시 죽음만일 이유도 없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송강숙의 죽음은 여러모로 강한 진폭을 가지게 될 것이다.


송강숙이 철저하게 자각한다면 송강숙이 죽을 개연성이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개연성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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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녁노을* 2010.05.15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솔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니 변화했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ㅎㅎ

    잘 보고 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3. 2010.05.15 1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장 그럴싸한 결말이 아닌가 생각하네요..

    등장인물들이 서로한테 복수하기엔 너무 많이온거같아요..

  4. ㅋㅋ 2010.05.15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분인가 서우에 문근영에 이어 송강숙까지..
    신언니에 나오는 사람 다죽으면 드라마 이상할듯 ..

  5. 이 글에... 2010.05.15 1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를 붙이셔야할듯 -ㅅ-,,,

  6. PinkWink 2010.05.16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방갑습니다....^^
    드라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올리시나봐요..
    그 짧은 방영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시나봅니다...
    (전 단순무식한 공대생이라 그저 입벌리고 보기만 할뿐...ㅠㅠ)
    신언니는... 저도 관심있게 보는 드라마거든요...
    (그러나 아직 추노의 허전함에서 벗어나질 못한 일인이랍니다..ㅠㅠ)
    하여간 다시 방갑습니다...^^

  7. pennpenn 2010.05.16 2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시각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8. 핑구야 날자 2010.05.16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틀려져서 평을 듣는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주말 잘 보내셨죠

  9. candyboy 2010.05.17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선이에게 한없는 용서를 구하며 처절하게 살아주어야지요.
    죽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10. 불탄 2010.05.17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는 보지 않지만 이 포스트는 재밌게 읽었어요.
    멋진 한주 열어가시길 바랍니다.

  11. 탐진강 2010.05.17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불탄님처럼 드라마는 거의 못보지만 블로그 글도 접하고 있어요^^

  12. Lynne. 2010.05.18 0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못본지 좀 되는데.. 이런 이야기까지 진행이 되었군요~
    드라마 종영하면 몰아서 봐야겠어요 ^^;;
    중간을 못본 저로선 효선이한테 연극으로나마 친절했던 엄마로 다시 돌아왔으면.. 싶은데 말예요 ㅎㅎ

  13. skagns 2010.05.18 04: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는 은조가 죽고 송강숙은 후회하며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송강숙이 죽을 수도 있겠군요. ^^ 역시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예상이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화요일 되시구요~!

  14. 푸른봉황 2010.05.18 06: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은조가 죽지 않을 이유로써 송강숙의 죽음.혹은 세상에서의 은거를 짐작해본적이 있지요.
    효선의 내제된 본성이 제대로 깨어난다는 가정하에서 그 분노를 식혀줄 제물로써 말이죠.
    (그 외 다른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모성만큼은 포기하지 못한..그녀의 존재는 제물로썬 정말 적격인 부분이 많죠.ㅎㅎ)

  15. 못된준코 2010.05.18 0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시나리오 작가를 하셔도 충분할 듯...분석력이나 드라마에 대한.....
    통찰력이 굉장한듯 합니다.~~~

    저도 그냥....드라마는 드라마로써 보지만...이렇게 뭔가 스토리를 구성해보는것도 재미있을듯 싶어요.~~

  16. 감성PD 2010.05.18 1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드라마를 꾸준히 보는 편이 아니라서 벌써 이렇게 진행된지 몰랐네요
    가끔 볼때 이미숙은 결국에 어찌되려나 생각했는데 말이죠..ㅎㅎ

  17. LiveREX 2010.05.19 0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보고 방문했습니다~ 자주 인사나눠요 ^^

  18. 자 운 영 2010.05.19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보고 있어요 저동 ^

  19. 둔필승총 2010.05.21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이제 4회 남았나요?
    결말이 대충 예상이 되네요.~~

  20. mami5 2010.05.24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넘 재미있게 보고있는 중이라 듣고보니 그럴것두 같으네요..
    이제사 사랑을 알았으니..^^

    한주도 행복한 시간이되세요..^^

  21. 미자라지 2010.05.24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를 안봐요ㅠ.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