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을 믿어요>가 62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원래 50회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12회 연장을 하였습니다. 62회로 이어져오는 동안 슬픔과 기쁨을 전해주었습니다.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고, 불만스러운 부분도 있었으며, 갈등이 화해로 이어지는 곡절도 많았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변화와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몇 가지 점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서혜진과 김승우의 애매한 관계가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관계를 불륜으로 볼 것인지 우정으로 볼 것인지는 쉽게 규정하기가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김우진과 윤희의 사랑과 결혼의 문제였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후자의 문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우진과 윤희는 이종 사촌간입니다. 우진의 아버지 김수봉과 윤희의 양아버지인 김영호는 형제지간으로 사실상 이들의 사랑과 결혼은 도덕과 관습상 용인되기 힘듭니다. 윤희가 김영호의 양녀로 13년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실제적인 혈족의 위치에 있으며 사회적인 규약상의 딸이기에 이들의 사랑과 결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민법상으로도 용인되지 않는 관계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reviewstar.net/news/articleView.html?idxno=269772


이 문제에 대해 백두대간님께서 적절하게 지적해주셨습니다. 우진과 윤희의 결혼은 민법상 금지조항에 해당이 됩니다. 민법의 809조 1,2항, 815조 4항은 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님은 제작진이 아직 법적인 입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하면서 혼인에 법적인 하자가 없게 한 것은 13년 동안 양부모-양녀라는 사실상의 혈족으로 함께 살아온 김영호-김윤희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천박한 발상” 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님의 이렇게 날카로운 지적 앞에서 우진과 윤희의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필자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우진과 윤희의 결혼에 대해서 상식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왔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법적인 고려는 생각지도 못했으며 비록 관습적이고 도덕적인 문제점은 제기했지만 당사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근친간의 혼인에 대해서 참 무지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만약 당사자가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는 경우 민법의 조항이 이를 강제할 수 있는가의 의문이 일었습니다. 실제로 민법상의 금지 조항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우가 흔히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들기도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드라마의 제작진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닌지 궁금해지기도 했구요. 필자의 거친 판단으로는 우진과 윤희의 근친간 혼인이 단순히 시청율을 높이기 위한 낚시에 불과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도덕적, 관습적, 법적으로 비난의 대상만 된다고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진 - 윤희의 결혼과 관련해서 천주교 신부인 윤희의 큰 아버지의 반응은 이 문제에 대한 종교적인 해석까지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의 반응은 이들의 결혼에 대해 참 관용적이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종교적인 관용은 종교의 보수적인 성격을 생각해 보면 의외일 수 있습니다. 실제 캐톨릭의 입장과는 다른 드라마상의 가상적인 반응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판단으로 볼 때 남녀의 진정한 사랑에 대해 종교는 세속적인 법의 강제와는 달리 관용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형수를 위해 기도를 하고, 악인을 용서하는 종교라면 우진-윤희의 진정한 사랑과 결혼을 축복해 주지 않을까요.   
  

또한 비록 민법이 금지하는 근친간의 혼인이지만 그 사랑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진정한 사랑이라면 혈족과 인척의 그 당사자들(김영호, 이미경, 김화영, 김수봉 등등)의 반응과 태도도 아주 중요하며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합니다. 필자의 입장이라면 양부모인 김영호와 이미경의 입장과 흡사할 것 같습니다. 양자도 당연히 혈족이지만 사실상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관계입니다. 도덕, 관습, 민법은 혈족이라 강제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포괄하지 못하는 인간의 감정까지도 강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법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시대적으로 개정되고 변화를 겪어 왔습니다. 우리사회와 법의 관계를 되돌아보면 그 당대의 인간의 생각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형법도 그러했지만, 민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민법이란 사람들의 가치 충돌을 중재하는 측면이 강하기에 그러합니다. 바로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의 우진과 윤희의 결혼이 이러한 가치 충돌의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유럽, 미국등에서 동성간의 결혼이 합법화되는 추세가 그런 것인데요,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는 현실적으로 법적인 충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진과 윤희의 결혼도 비록 민법의 금지조항에 해당하지만 진정한 사랑까지도 강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의혹을 제기해 볼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민법상 양자에 대한 혼인 규정에 한정해서 말입니다.)


<사랑을 믿어요> 제작진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구요, 앞으로도 더 좋은 드라마 제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너무 고생 많으셨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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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나푸르나516 2011.08.02 0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다가 화딱질나서 일찌감치 시청포기한 드라마 입니다.... ^^

  2. garden0817 2011.08.02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너무 재미있게봤고 윤희 우진의 결혼이 처음에는 문제가 된다고 느꼈지만
    엄밀히 따지면 남인데 결혼도 상관없지않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는 둘의 결혼을 찬성했습니다 ㅎ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3. 클라우드 2011.08.02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은 그만큼 강하다란 메세지를 안겨준 드라마였어요.^^
    해피엔딩 이라서 더더욱 좋았구요.
    마지막 엔딩 부분..넘 멋지지 않았나요..?^^
    8월도 홧팅!~하시길 바래여~^^*

  4. racyclub 2011.08.03 0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보고 꾹꾹누르고 갑니다.

  5. 2011.08.03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해바라기 2011.08.03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동안의 내용 잘 보고 갑

  7. 달콤 시민 2011.08.04 14: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봤던 드라마입니다.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네요. 저 역시 여러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설정인데요.

    글쎄요...법적 판단은 따로 정해져있더라도 사람마다 생각할 수 있는 여지는 넓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소설계의 거목이신 박완서님이 지병인 담낭암으로 타계를 하셨습니다. 너무나 정정하셨는데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그의 작품들을 많이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언제나 미루기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 가까이 있어서 그랬을까요. 박경리님이 타계하셨을 때도 그랬습니다. 이렇게 작가들에게 눈처럼 미안함 마음만 쌓아두고 있습니다. 





40여년을 문학에 전념해 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40대에 등단을 해서 가사와 병행해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박완서님은 문학에 삶을 던지신 분이었습니다. 남편이 잠자리에 들면 머리맡에서 어둑한 불빛 아래에서 작품을 써셨다고 합니다. 그 밤 시간은 참으로 힘든 자신과의 싸움이었을 것이고 또한 동시에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소설만이 남았습니다. 박완서님의 분신들입니다.  40년동안 오로지 치열한 문학 정신으로 시대를 표현해 오신 소설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여전히 우리에게는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박완서님, 그 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시대에 대한 걱정 내려 놓으시고 편안히 가십시오. 



 이미지 출처: http://www.mooye.net/sub_read.html?uid=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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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또웃음 2011.01.23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목'부터 시작해서 박완서님의 많은 작품을 접했더랬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Sun'A 2011.01.23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소 박완서님의 책을 많이 보고 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 여강여호 2011.01.23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럴 때면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독자로서...
    박완서 작가의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는데....그저 남들이 얘기하는 것만 듣고
    드라마를 통해 각색된 내용만 얼핏얼핏 알고 있다가...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작가 박완서님의 명복을 빕니다.

  4. 초록누리 2011.01.23 1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허전하고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 혜진 2011.01.23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6. 작가 남시언 2011.01.23 1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제 소설이 남아있네요...
    독자로서 안타깝습니다...

  7. 해바라기 2011.01.23 1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금 창밖엔 눈이 펑펑 내리고 있네요.
    휴일 오후 잘 보내세요.^^

  8. 빨간來福 2011.01.25 0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완서님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습니다. 두부라는 작품에서 보여주신 삶의 통찰력에 무한한 감명을 받기도 했구요. 정말 너무 허전하네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그 시대적인 배경이 60,70년대입니다. 2000년대와는 30여년의 시차를 두고 있습니다. 이 30년이란 시간 동안 수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발전을 통한 물질적인 풍요가 있었고 물질적인 풍요 한켠으로는 정신적인 삭막함이 엿보이기도 합니다. 시대에 따라 인간의 행동과 사고에 대한 가치 판단도 변화해왔습니다. 특히 남성의 권위주의에 억압당해온 성, 여성, 아이, 교육 등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두드러지게 변화해왔습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남성의 권위주의와 가부장제가 강력하던 60,70년대를 시대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지금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6070 세대가 아니라면 드라마 내용상 현실과의 괴리와 모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10대의 고등학생이 이 드라마를 본다면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물론 현재를 기준으로 하기에 60,70년대를 시대적인 배경으로 하는 <제빵왕 김탁구>의 내용을 이해하기는 커녕 오히려 엽기적이고 이상한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시대가 다르다는 상대적인 입장보다는 현재라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아주 열등하고 잘못된 문화로 치부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6070 세대라면 이 드라마의 내용이나 남자, 여자, 아이에 대한 생각을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이미 삶의 경험을 통해 이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드라마에 공감하고 추억을 반추할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헐벗고, 굶주리면서 삶이 얼마나 피곤했는지 모릅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을 그저 기차를 타고 가면서 스쳐지나가듯이 피상적으로 본다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빵왕 김탁구> 가 19세 이상 관람가능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10대, 20대, 심지어 30대까지는 그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사실 19세이상 등급 판정을 내렸지만 이 결정은 야하다거나 성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인 이유가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10대,20대들에게는 이 드라마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19세 이상 관람가능하다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19세 미만인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좀 힘들 다는 배려에서 일까요?


*이전 글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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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과 2010.06.24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60대가 좋아 할 스타일의 드라마입니다. 어제 모임이 있어서 못봣습니다.
    내용이 궁금합니다.

  2. 루비™ 2010.06.24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드라마이지만
    전광렬이 나온다고 하니 관심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