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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사랑을 믿어요

사랑을 믿어요, 서혜진이 걱정되는 이유?



가족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는 유쾌한 가족간의 훈훈한 모습을 전해주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와는 다르게 서혜진과 한승우는 유쾌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입니다. 참 이질적인 인물들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어느 한 사람 마음의 상처 없는 사람들 없을 겁니다. 남편의 폭압(?)으로 주눅들어 살아야 하는 김영희나 부부의 갈등을 겪고 있는 김수봉-윤화영 부부, 그리고 이 부부의 아들인 김우진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기는 하지만 사실 '웃음' 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행이라면 불행일 수 있고 비극이라면 비극일 수 있지만 희화화와 과장된 인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우울하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던 김우진마저 어머니 윤화영의 대저택(?)으로 들어가면서 그의 부모인 김수봉, 윤화영의 분위기에 동화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기본적으로 희극적인 성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캡처: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1030620392692827



그런데 예외적으로 서혜진과 한승우는 마치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처럼 겉돌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물들을 너무 희극적으로 그려놓고 있는 단점을 이들을 통해 희석시키면서 인물들의 스펙트럼을 넓혀보고자 하는 제작진의 시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배꼽 빠지게 웃다가 또 심각한 상황을 접하고 또 반대의 경우를 접하다 보니 감정의 기복이 참 커집니다. 권기창-김영희, 김수봉-윤화영 부부의 모습에 깔깔 웃다 서혜진-한승우의 모습으로 바뀌면 감정 컨트롤이 제대로 안될 지경입니다. 마치 10차선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2차선 도로에 들어 선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마치 스트레스 팡팡 날리는 코미디와 심각한 실존주의가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인간들의 삶의 모습이 다르단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이렇게 감정적인 널뛰기를 하다보니 답답한 느낌이 와 닿는 것이지요. 필자의 판단으로는 어차피 가족드라마를 표방했고 그 기본적인 감정의 주류가 희극이라면 너무 심각한 것은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지요. 시청율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TV드라마의 특성상  김동훈-서혜진-한승우로 이어지는 불륜적인(?) 관계를 가미한 듯합니다. 



김동훈의 아내 서혜진는 참 이해하기 힘든 인물입니다. 필자가 이전의 포스트에서 그녀를 다소 두둔(?)하기는 했지만 회가 지날수록 그녀 행동의 개연성이 자꾸만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가족사가 잠깐 드러났었고 본래 그녀의 성격이 사색적이고 내성적이란 점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고 서혜진이란 인물은 너무 작위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3년 동안의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음에도 남편 김동훈이나 딸 란이에게 보이는 모습은 너무 비현실적이고 비인간적입니다. 마치 곧 죽을 인간같이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만 있습니다. 실존주의의 나라 프랑스이기에 그런 것일까요? 적어도 3년만에 가정으로의 귀환이라면 남편과 딸에 대한 애정이 넘쳐나야 하는 것입니다. 프랑스 유학이 도피가 아니었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3년만에 귀국을 했음에도 남편과 딸에게 심드렁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reviewstar.net/news/articleView.html?idxno=255143



서혜진은 너무 우울해 가족과는 자꾸만 유리된 모습입니다. 이런 와중에 한승우가 서혜진의 주의를 맴돌고 있으니  설상가상입니다. 19회에서 남자 친구가 되어 줄수 없느냐는 한승우의 말에 서혜진은 남편에 대한 의리를 언급합니다. 자신을 프랑스로 보내준 남편 김동훈에 대한 의리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자신의 남편 김동훈은 자신이 대학 1학년 때 처음 만난 남자였다고 합니다. 서혜진의 이 말을 들으면서 김동훈과의 결혼생활이 마치 의무감에서 수행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아내의 바램대로 집을 팔아서 3년 동안 프랑스 유학을 보내주고 그 기간동안 딸 란이를 잘 키운 남편이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의리' 를 지켜야하는 존재로 표현하다니 정말 의외였습니다. 정말 서혜진 무서운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부부가 무엇입니까?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는 존재입니다. 그야말로 일심동체의 존재이지요. 그런데 모든 것 희생하는 듯한 남편 김동훈에 대해서 의리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주고 받고' 식의 사고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니 서혜진이 무서울 밖에요.



아마 드라마를 통해 서혜진이 어떻게 변해갈지가 큰 주제일 것 같습니다. 현재 그녀의 마음은 비정상적이며 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편과 딸, 가정이라는 현실에 발을 내딛지 못하고 비현실적 감정에 빠져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아들인 한승우의 접근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일지도 모릅니다. 회가 거듭될 수록 서헤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지 그리고 그녀의 우울증(?)이 어떻게 치유되어 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