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드라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11 지붕킥, 세경의 눈물이 사랑의 아픔만이 아닌 이유? (9)
  2. 2009.12.21 선덕여왕, 비담이 주인공인 이유는? (20)



지붕킥, 세경의 눈물이 사랑의 아픔만이 아닌 이유?



지훈에 대한 세경의 짝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으로 이어지면서 세경의 눈물이 잦아졌다. 이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는 듯 하다. 세경의 멜로드라마가 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세경의 모습이나 눈물이 너무 청승맞다는 해석에 이르기까지 그 생각들이 다양하고 그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세경의 경우에 과연 이러한 사랑의 모습이 단순히 통속적인 '멜로드라마' 인지 아니면 비극적인 세련미가 엿보이는 '전통극' 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TV의 시트콤이지만 이번의 <지붕킥>은 '통속적인' 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순수문학적인 요소가 참 많았다. 이전의 <베스트 극장> 처럼 문학성도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와 닿았다. 또한 눈물에 대해서도 단순히 청승맞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끝나버릴 수 있는지 아니면 보는 이들을 정화시켜주는 어떤 요소는 없는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경이 가정부라는 인위적인 설정이 거슬리긴 하지만 그 이후의 세경을 중심으로한 이야기의 전개는 세련되고 문학성까지 띄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세경의 눈물의 의미는 개인의 절망을 넘어 사회, 경제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다의미성을 가지기에 대단히 함축적이다는 생각이다. 만약 이것을 멜로 소설이나 청승맞다는 식으로 보아 버린다면 그 의미가 너무 협소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보는 사람들의 눈에 달려있다. 또 정답도 없다.  


그런데 세경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호불호를 떠나서 그 존재 자체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는 않을까 생각하기에 내용을 추가하여 다시 포스트를 올린다.




세경을 보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다. 현실은 이런 세경과는 다른 아이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화려한 것을 추구하는 현실에서 세경은 흑백의 사진처럼 빛이 바란 듯하다. 세경은 서울이라는 각박한 곳에서 살아가지만 여전히 시골 소녀이다. 신애에게는 자상한 언니이며 아빠를 끔찍이도 생각하는 효녀이다. 이런 세경의 모습을 보기란 그리 쉽지는 않다. 눈물을 자아내는 다큐에서나 볼만한 존재이다. 그러니 세경 같은 존재를 본다는 것은 정말 예외적이다.


그런데 사실 현실 속에는 세경과 같은 존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마치 예외적인 존재로 보이는 것은 우리의 눈이 과장이나 노출 빈도가 빈번한 현실에 적응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세경 같은 존재들은 많지만 볼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세경이 드라마 상의 가정부처럼 존재하듯이 소외된 곳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대중매체가 소개하는 아이돌 연예인들에 우리 젊은 세대에 대한 스트레오타입(stereotype)이 형성되기 때문일 것이다.


세경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걱정스럽다. 세경도 '성공' 이라는 단어를 추구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이 가출을 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꿈이 되어버린 연예인 같은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층 상승을 위해서는 정형화된 코스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즉, 검정고시를 치고 대학에 진학하여 사회로 나아가는 통로 말이다. 만약 세경이가 의사가 되고 변화사가 되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가 세경에게서 가졌던 연민은 그저 그렇게 끝나버리는 것이다. 세경은 좀 더 특별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좀 무너져 버리는 것이다. 세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일까?






사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세경과 같은 불행한 존재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세경은 가족사의 불행과 사회적인 불행을 동시에 겪고 있는 존재로 사회적인 모순의 결정체다. 아름답게 그리고 있지만 사실 너무나도 슬프고 불행한 존재이다. 순재 개인의 동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보호받는 그런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대중들은 젊은 아이돌들이 가출을 하고 연예인이 되는 과정을 슬프게 지켜보지만 사실 그건 성공한 케이스가 아닌가? 또한 이러한 것들은 상업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이면에는 수많은 불행들이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익숙한 것은 그 들 중에 성공했다고 하는 케이스인 것이다. 방송매체가 보여주는 것도 그런 성공의 생리인 것이다.


부질없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세상에 불행이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은 그저 이루지 못할 꿈이다. 다람쥐 쳇바퀴 처럼 세상은 그렇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세경에게 무언가를 특별하게 기대하는 것도 참으로 염치가 없다. 단지 '세경' 이라는 등장인물의 성격이 화려한 아이돌에만 익숙해진 우리의 눈을 정화하는 계기로 자리했으면 한다. 세경을 아름답다거나 착하다거나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 번 쯤 우리 주위에서 돌아보아야 하는 슬프고 불행한 아이로 말이다. 그러면 그녀의 눈물, 그녀의 아픔이 좀 더 새롭게 다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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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려라꼴찌 2010.02.11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그만 울었으면 좋겠습니다.

  2. Reignman 2010.02.11 0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준혁?인가 하는 애가 가장 불쌍한 거 같아요.

  3. 쿠쿠양 2010.02.11 1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컷 완전 청순해보이네요 ㅎㅎ

  4. 홍천댁이윤영 2010.02.11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경이 꾹꾹 참았던 아픔이 이루지못한 짝사랑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것 같다는 느낌이더라구요.. 안스럽고 마음아픈 인물입니다.

  5. 안녕!프란체스카 2010.02.12 14: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사랑때문만은 아니어도 너무 자주 우는 모습은 좀...
    저도 세경이가 안됐기는 합니다만 조금더 씩씩했으면 좋겠어요^^



선덕여왕, 비담이 주인공인 이유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결말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아쉬움이 앞선다. 사견이지만, 드라마 <선덕여왕>이 진행되면서 선덕여왕의 주인공이 과연 누구인지 애매한 생각이 들곤 했다. 미실에 대한 쏠림 현상도 있었다. 연기력에 대한 설왕설래도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선덕여왕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주인공을 판단하는 관점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 줄거리를 인물 중요도의 판단 근거로 놓을지, 아니면 내면적인 갈등을 근거로 할지 아니면 사극으로 볼지, 한편의 비극적인 드라마로 볼지 그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사극의 줄거리 중심, 아니 제목만으로 보면 선덕여왕이 당연히 주인공일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입장에서는 <선덕여왕>이 드라마이고 보면 한편의 비극적인 드라마로 가장 문제적인 인간의 관점에서 보고 싶다.
 

먼저 드라마의 내용을 보면 덕만과 미실의 갈등 구조와 미실의 죽음까지를 선덕여왕 상편이라고 한다면 비담을 중심에 놓고 돌아가는 이야기의 전개가 그 후편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여러 번의 비극이 있지만 미실의 죽음이라는 비극은 일종의 드라마 전개상 파국이라고 할 정도로 이야기의 전환적인 성격을 갖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실과 덕만과의 갈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의 전개는 서사적인 측면도 강했다. 타클라마칸 장면이라던지, 쫓고 쫓기는 추격의 장면이라던지 그 스케일에 있어서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적지 않았다. 각 등장 인물들의 내면적인 갈등이나 심적인 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미실파와 덕만파로 대비되는 집단과 집단과의 갈등적인 양상이 이야기 전개의 주 흐름이었다. 여기에 천명과 유신, 덕만의 삼각관계, 소희와 칠숙의 관계등이 양념으로 적절하게 뿌려지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비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후반 부분은 서사적인 성격보다는 서정적인 멜로드라마의 성격을 강하게 갖는다. 비담의 심리적인 갈등이 이야기 전개에 상당한 비중을 갖기 때문이다. 또 여기에 염종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을 유혹한다는 면에서도 그렇다. 즉, <햄릿>과 <오델로>와 <파우스트>, 그리고 <죄와 벌>의 비극적이고 심리적인 요소들을 골고루 연상시킬 정도이다. 비담의 성격적인 결함과 유혹에 의해 파국을 초래한다는 측면에서 전형적인 비극의 패턴을 따르고 있으며, 이야고와 메피스토클레스와 같은 염종의 존재가 그러하며, 우유부단하고 자기 고백적인 비담의 성격에서 햄릿과 라스콜리니코프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이러면 관점에서 보면 비담이야말로 비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임을 부인하기가 어려워진다. 드라마의 전반부 덕만과는 달리 후반의 선덕여왕은 갈등보다는 안주와 안정의 인물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모습과는 사실상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저 왕권의 강화에 힘쓰는 여왕 정도의 역할에 머물고 있다. 유신이나 알천 또한 마찬가지이다. 살아있는 고뇌하는 인물이라기보다 선덕여왕에 충성하는 정형화되고 고정된 인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잇다. 이에 비하면 비담의 존재는 심리적으로 너무나도 역동적이다. 고뇌하고 주저하고 증오하고 질투하는 비극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러한 성격적인 결함이 후반부의 제목을 <비담>이나 <비담과 선덕여왕> 정도로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비담은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주인공은 파멸의 원인이 자신의 성격적인 결함 같은 자기 내면에 내재하는 것으로 심리소설의 유형을 닮아있다. 유럽의 경우 15세기 르네상스를 걸치며 종교에 의해 억눌렸던 인간내면의 감정이 분출하면서 19세기 낭만주의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러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산업혁명과 과학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외되는 인간들과 인간성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비담이라는 인물은 7세기의 인물로서는 너무나도 앞서나간 근대적인 인물 유형이라 더욱 애착이 가고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선덕여왕>을 한편의 비극적인 드라마로 볼 때 그 중심에 놓을 수 있는 존재는 바로 비담이다. 성격적인 결함, 우유부단함, 고뇌, 낭만적인 사랑, 삶의 상처 등 대체로 근대에 이르러서야 성찰하게 되는 인간 내면의 풍경과 유형이 비담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런 의미에서 비담은 정말이지 매력적인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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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핫스터프™ 2009.12.21 2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1등으로!! 가문의 영광입니다 ㅜㅜ
    매일 챙겨보진 못해도 가끔 보면 비담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주변의 인물들이 짜증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비담의 비가 비운의 비인것 같아 불쌍하기도 하고요.

  2. ^^ 2009.12.22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담이 매력적인 캐릭터 라는 말씀 백번 공감합니다.
    저 복잡하면서도 순수하게 느쪄지는 인물이지요 ㅠ.ㅠ

  3. 악랄가츠 2009.12.22 0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에 너무 빡세게 놀아서 그런지, 초저녁부터 잠들어버려서
    선덕여왕을 놓쳐버렸네요 ㅜㅜ
    이제 정말 마지막 한편만 남겨 놓고 있네요 ㄷㄷㄷ
    오늘 밤은 꼭 본방사수를 하며, 대장정의 마지막을 두 눈으로 봐야겠습니다 ㅎㅎ

  4. 못된준코 2009.12.22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튼 비담 때문에 선덕여왕의 인기가 한층 더 올라간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여자들에게 상당히 어필하는 캐릭터죠. 그나저나 오늘 방송도 궁금해 지는군요.

  5. 탐진강 2009.12.22 2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상 비담이 주인공 같습니다.
    전반부는 미실이 주도했지만 결국 비담이 마무리하는군요

  6. 티런 2009.12.23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월화요일은 허전해지겠네요....ㅠㅠ

  7. blue paper 2009.12.23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담
    남자가 봐도 멋져요 ^^

    그나저나
    이젠 뭘 보나 ㅜㅜ

  8. *삐용* 2009.12.23 1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보다도 비담이 연기를 잘했다는~...
    아마 조금이라도 어색했으면 이런 스토리는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9. 내영아 2009.12.23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 어제 못봤는데 ㅜ 꼭봐야겠네요 ~
    어느블로그를가나 선덕여왕의 비담에 대한 글들이 많던데. 궁금하기도하고 왠지 전 보자마자 울어버릴것 같기도
    하네요 ^^

  10. 나비효과 2009.12.26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건, 전 비담이 지고지순한 남자가 아니라 미실을 이을 악역으로 그려지길 원했습니다. 뭐랄까 악랄함과 천진난만함의 '순수한악마적 포스'를 오가는 그 모습이 저는 미실 못지 않은 캐릭터성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주인공인 이요원(선덕여왕)의 존재감이 좀 약한 것 같아서 비담의 난을 제압하는 모습으로 좀 더 여왕답게 그려지길 원한 것도 있구요. 그리고 선덕여왕은 자식이 없었긴 하지만 다른 남자란 결혼했잖아요;;;;그걸 좀 표현해주길 원했는데....왠지 여왕의 자리가 '여자'로서 살기에는 어려운 자리로만 표현되는 게 좀 그랬습니다. 항상 여자가 주인공인 사극에서는 '여자'와 '왕, 영웅등'으로 이분법적으로 언짢아서 말이죠. 꼭 여자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것 같아서요.
    조금씩 비담이 선덕여왕을 좋아하는 느낌이 점점더 강하게 오기 시작하자 '설마..아니겠지?'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는군요ㅜㅜ 물론 이런 결말이 나쁘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