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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1 사랑을 믿어요, 이미경의 암 발병이 답답한 이유? (8)



50회에서 김영호의 아내 이미경(선우용녀 분)이 암에 걸렸다는 검사 결과가 나옵니다. 우진과 윤희의 문제로 뒤숭숭한 집안에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평소 가슴이 답답하다던 소리를 자주 하던 이미경에게 설마 암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습니다. 모성에 가해지는 고통은 인간에게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가장 보편적인 소재가 될 수 있긴 합니다만, 단순히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것이죠. 또 이 드라마가 식상한 신파의 평범한 길을 답습하리란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파의 길을 답습하고만 있는 듯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가족드라마의 한계려니 생각하면서도 좀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없는가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렇게 엄마와 암이란 진부한 소재를 상상하지 못한 것은 금기된 관습을 건드리고 있는 우진과 윤희의 사랑이나 김동훈 서혜진의 갈등 해법, 그리고 희화되기는 했지만 권기창과 김영희의 관계 처리가 그런대로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관계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우진과 윤희의 관계에서 단호한 우진과는 달리 갈팡질팡하는 윤희의 모습이라던가, 김동훈과 서혜진의 경우에 서혜진의 다소 종속적인 태도 등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진부한 일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관계가 단순히 신파에 머물지 않고 인간 관계에 대해서 그 나름대로의 입장들과 의미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www.kbs.co.kr/drama/photo_gallery/popup_new.html?Drama_Type=&Img_Code=187009005&mcode=


그런데 이미경이 느닺없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암에 걸렸다는 설정은 드라마의 전개에 이물질이 낀 듯한 느낌입니다. 집안에서 가장 소중한 엄마의 존재가 암에 걸린다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충분히 그럴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존재만큼 고달픈 존재도 없습니다. 그렇게 고달픈 삶에 시달리다 암에 걸린다는 설정은 충분히 개연성도 있습니다.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적이고도 한 소재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진부하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믿어요>이 드라마에 앞서 방영되었던 <결혼해 주세요>의 내용을 잠깐 떠올려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엄마 고두심의 암 발병이 그렇습니다. 이제 대해 필자가 쓴 이전의 포스트 ‘결혼해 주세요, 작가와 제작진에 바라는 ’(http://ourvillage.tistory.com/1181)을 참조하시면 알겠지만 엄마와 암의 설정은 신이 드라마에 끼어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암의 발병은 다른 감정들을 위계화 시킬 정도로 막강하니까 말입니다.



엄마 이미경의 암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현재 발생하고 있는 갈등들을 순화시키면서 화해로 몰아갈 가능성이 커지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색해진 윤희와의 화해, 우진의 문제로 어색해진 윤화영과의 화해, 권기창과 김영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합니다. 이것은 엄마의 암이 다른 갈등들에 감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개연성을 덮쳐버릴 것입니다. 앞으로 12회를 더 연장 방영을 한다고 하니 필자의 이런 추측이 잘못된 것일 수 있겠지만, 엄마의 암 발병은 신파의 영향을 극대화 시킬 것 만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엄마의 암 발병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해피엔딩의 기반을 닦기 위한 가장 극대화된 장치이겠지만 이건 너무 식상하고 진부하기 이럴 때 없습니다. 우진과 윤희가 사랑을 위해 부모의 뜻을 좀 거스르면 어떻습니까? 시간이 약입니다. 윤화영이 가장 걸림돌이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런 불협화음도 조야하게 보여준들 무슨 잘못일까요? 그게 보다 현실적이고 드라마틱합니다. 김영희도 엄마의 암 발병에 갑작스럽게 변화할 가능성이 커질 것 같은데요, 권기창과 김영희는 드라마의 초반부터 워낙 희화화된 인물들이라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방적으로 자신의 작가의 길을 포기하다거나 전업주부로 되돌아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경의 암 발병으로 그냥 우려가 되는 것들, 감정에 묻혀 버릴 것 같은 점들을 지적해 보았습니다. 아무튼 엄마 이미경의 암 발병이 다른 인물의 관계에 너무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독립된 문제로 처리되면 좋겠습니다.



*이전 글 다시 올립니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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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왕비마마 2011.06.21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헌데~
    드라마에서는 꼭~ 할말없으면 스토리 막히면
    암이나 기억상실이던데...
    그만큼 그 병이 흔해진건가??? ^^;;;;;

    울 촌블님~
    오늘도 시원~한 하루 되셔요~ ^^

  2. 리우군 2011.06.21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상력의 한계겠죠.
    능력 부족이거나 ㅋㅋ 늘 그렇잖아요. 작가들이 글쓰다가 막히면....

  3. 노지 2011.06.21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날 심심하면 드라마에서는 암드립이로군요;

  4. 해바라기 2011.06.21 0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발병이 오히려 극을 재미없게 만들 수 있군요.
    위에 사진 선우용녀와 나문희가 입은 진분홍 치마 저고리가 모두 에쁘네요.
    잘 보고 갑니다.^^

  5. Tong 2011.06.21 15: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말드라마가 절정으로 치닫을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것이
    암발병 소재라고 알고있는데 ^^;
    사랑을 믿어요에도 어김없이 등장했군요.
    해피엔딩으로 넘어가길 바라요.

  6. †마법루시퍼† 2011.06.22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끄럽지 못한 답답한 드라마 구성이었어요.

  7. 사랑퐁퐁 2011.06.22 1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촌스런블로그님, 제대로 써주시는데요~^^
    읽으면서 가려운데 긁어주는 시원함?
    단순 줄거리만이 아니라서 더 좋네요~
    잘 읽고 갑니당^^

  8. 핑구야 날자 2011.06.22 23: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통상적인 진행이지만 이미 길들여진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