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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1 지붕킥, 지훈과 세경 자살인가? 타살인가? (27)



지붕킥, 지훈과 세경 자살인가? 타살인가?


 


정말 실망스러운 결말이었다. 이런 결말은 작가가 너무 염세적이다라는 생각밖에 들게 하지 않는다. 지훈과 세경의 죽음은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살과 사고사와 작가에 의한 타살이 그것이다.


우선 자살이라고 했을 때 지훈이 자살을 선택할 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지훈이 물귀신도 아니고 이제 막 새로 시작하려는 세경과 함께 자살을 선택할 만큼 의지 박약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붕킥에서의 지훈의 모습은 자살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 어디를 보아도 죽음에 대한 암시나 성격적인 결함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다. 지훈이 세경과 함께 자살을 선택할 만큼 삶이 고통스러웠느냐, 아니면 세경의 고백을 듣는 순간 지나온 삶이 그야말로 후회스러울 정도로 정음과의 사랑이 자신의 삶이 자괴감에 사로잡혔느냐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세경과 함께 물귀신식으로 ' 함께 죽자' 라는 생각을 했을까?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죽음은 결코 자살이 될 수 없다.


세경도 마찬가지이다. 지훈이 잡고 있는 핸들을 잡아챘을 리도 만무하다. 그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그런 세경이었다면 이 <지붕킥>을 봐 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세경처럼 성숙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도 없다. 세경이 아빠와 신애를 두고 지훈과 자살을 선택할 만큼 무모한 아이는 결코 아니다.



둘째로, 사고인 경우는 상당히 개연성이 있다. 사고란 언제나 일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비가 많이 오고 차 안에서는 감상적인 이야기로 분위기가 한껏 다운이 되었다면 사고의 가능성은 커진다. 그러나 사고라는 우연이 남발된다면 특히나 결말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면 굳이 장시간 동안 드라마를 만들 필요나 삶의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이유가 있을까 싶다. 또한 인생은 허무하다, 부조리하다라는 사실을 시트콤에서 보여줄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사고사라 하더라도 그 사고의 심각성이 지훈과 세경의 정신적인 파멸의 심각성을 상징해야 하는 것이다. 이 마저도 납득하기가 힘들다. 사고가 나게 하는 필연적인 이유도 부족한 것이다. 만약 그것이 부조리와 허무에 기인한다면 사고 자체의 이유로는 가능하지만 가족이 모두 보는 국민 시트콤과는 걸맞지 않다. 그들의 죽음이 새로운 희망의 상징이라고 보는가? 예술에서의 허무적이고 부조리한 죽음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아둥바등 살아가는 대다수의 대중들에게 이러한 부조리한 허무주의를 보여주는 건 예술의 지나친 남용이라고 본다.


셋째로 그렇다면 타살인가? 타살이다. 이건 명백하게 타살이다. 작가에 의한 타살이다. 이야기는 등장인물들 스스로가 이끌어 나가야지 작가가 개입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작가의 철학에 의해서 등장인물들의 삶이 파멸을 맞게 된다면 이건 타살에 불과하다. 만약 지붕킥이 처음부터 시트콤이 아니라 부조리하고 허무적인 색채가 드라마의 전반을 지배해온 부조리극이라거나 허무즈이가 두드러졌다면 이러한 죽음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지붕킥은 국민 시트콤으로 순재가 자옥과 커플이 되고, 보석의 쾌할함과 신애와 해리가 화해를 하는 등 부조리한 삶보다는 희망을, 슬픔보다는 웃음을 제공해 주었다. 지훈이 정음으로 인해 마음 상처를 받고 있지만 그로 인해 감정에 하몰되어 죽음을 생각할 성격적인 결함을 가진 인물도 아니었다. 세경이 아빠를 찾아 새로운 희망을 시작하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작가가 이들에게 부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것은 작가의 개입이 이 드라마의 결말을 완전히 망쳤다고 본다. 대본을 쓴다는 것과 이야기 속에 작가의 힘을 행사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왜 삶을 이렇게 부조리하게 만들어 버렸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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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 걍 2010.03.21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TV를 잘 안보는데요.
    지붕킥은 블로거들 글을 많이 봤더니
    꼭 본거 같은 착각이 들었는데 끝났다니 왠지 아쉽네요^^

  2. 모과 2010.03.21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트콤에서 자살 설정은 좀 황당합니다.

  3. 바람처럼~ 2010.03.21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티비를 안 봐서 지붕킥은 잘 모르는데...
    오늘 우연히 티비를 보다가 연속으로 방영을 해서 막방까지 봤네요 -_-
    근데... 전혀 스토리를 모르는 제가 봐도 너무 허무하게 끝나긴 했네요
    정말 사고를 당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죠

  4. 달려라꼴찌 2010.03.21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에 의한 타살 맞네요 ^^;;;;

  5. ageratum 2010.03.21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냥 안보길 잘한거 같아요..
    처음부터 챙겨봤으면 정말 허망했을듯..;;

  6. 2010.03.21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살이라기보다.. 사고사라고 생각했는데요.
    갑자기 멍~해지는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이 하필이면 빗길이었다는 거죠.
    하지만 역시나 제작진에 의한 타살이기도 한데 작가만의 의지였는지 감독과 공모한건지 모르겠군요.
    이 두 캐릭을 이렇게 죽이자는데 감독도 공모했을테니 제작진에 의한 타살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네요.

  7. 해피맘 2010.03.21 2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음을 예술로 승화한다는 거 가족 시트콤에선 아니라고 보는데... 김피디님! 빵꾸똥꾸야!!!

  8. 김의목 2010.03.21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럴수도 있죠..

  9. 악랄가츠 2010.03.22 0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작진의 의한 타살!
    그것이 해답이네요! ㄷㄷ
    다음 작품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기대되네요! ㄷㄷㄷ

  10. 못된준코 2010.03.22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렇게 결말이 난건가요. 요즘 티비를 못봤는데....헉...
    뭔놈의 시트콤에서....자살을???
    참....당화스럽네요.~~

  11. pennpenn 2010.03.22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이렇게 해야 했는지 정말 한심해요~
    잘 읽었습니다.

  12. 세경자살설이 유력 2010.03.22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히려 죽어야할 이유는 세경이 제일 많습니다
    이른바 동반자살설이 유력하죠
    중졸.. 가진거 없는 빈털털이.. 동생을 책임져야하는 무거운 엄마의 무게..
    그러나 사랑하는 남자는 키크고 잘생기고 의사에 매너까지 좋은 그야말로 괴물(!)..
    세경이 무모한 아이가 아니라는건 그냥 해석이죠
    여자들, 연애할때 부모고 뭐고 없습니다
    거기에 동의 못한다면 아직 제대로 사랑을 못해본 여성이거나 남자인거죠

  13. blue paper 2010.03.22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화는 아직 못봤는데

    어제 저녁먹으면서
    옆자리 분들이;;; 너무 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시는바람에 ;;;
    다 알고 말았네요 ;;;

    참...
    충격적인 결말인데....

    작가들이 원망스러워요 ㅜㅜ

  14. 탐진강 2010.03.22 2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에 의한 타살이군요.
    결말이 영 찝찝하죠

  15. 나인식스 2010.03.22 2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이에요..ㅠ
    좀 해피엔딩으로 해주지,
    찝찝한 엔딩으로 마음만 디숭숭하네요;;

  16. ^^ 2010.03.23 0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 굉장히 수준 높은 글입니다.
    잘읽고 갑니다 ^^

  17. 빨간來福 2010.03.23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말들이 많더라구요. 오히려 이런 작은 소동을 바라지 않았나 하는....ㅎㅎ

  18. 신세경 의견이라면서 2010.03.25 1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에 떴던데...
    자신과 지훈을 함께 죽는 걸로 해달라고 말했고 그것을 감독만 승인했다고...
    무슨 시트콤이 자신과 남자주인공 한 명의 멜로물인 줄 착각했는지..
    거기다가 준혁은 어디로 두고 갑자기 지훈을...
    정말 이해 안가는 자기 중심으로만 세상이 돌아가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