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결혼해주세요

결혼해 주세요, 마법의 성에 갇힌 강호-다혜 커플



강호-다혜 커플 참 걱정이 됩니다. 강호의 부모 김종대나 오순옥, 다혜의 엄마 송인선이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일 것입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필자도 동화로 보자고 자위를 했겠습니까? 11회에서 결혼만을 주장하는 강호와 다혜 커플을 보면서 이미 그들은 자신들만의 동화적인 세계에 빠져 있습니다. 임신이 곧 결혼이라는 단순한 등식으로 자신들을 묶으며 현실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마법의 성에 갇힌 모습입니다. 


그들만의 마법의 성에 갇혀 결혼을 주장하고만 있으니 결국 현실과 동화의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과 동화는 물과 기름처럼이나 조화를 이루기가 어렵다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부모이고 강호-다혜 커플의 결혼을 흔쾌하게 승낙할 부모는 없다고 봅니다. 이전의 포스트2010/07/18 - [드라마/결혼해주세요] - 결혼해 주세요, 강호와 다혜에게 비상구는 있을까?)에서도 언급했듯이 강호-다혜 커플은 정신적으로 유치한 아이에 불과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임신을 하고 결혼을 한다고 하면 제 3자의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부모의 입장이라면 도무지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동화적인 순수함을 내세운다고 해도 부모에게는 통하지가 않는 것입니다.


엄마 송인선의 입장에서 딸이 덜컥 임신을 하고 들어와 결혼해 달라고 하면 그 사실 자체가 어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애 아빠가 누구인지 이것저것 따져보고 현실적인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임신 여부와는 관계없이(오히려 절호의 기회로 여기며) 결혼을 쉽게 승낙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따지는 전형이 되겠지요. 사실 대부분의 부모들이 다 그러리라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직장도 없고, 그렇다고 경제력도 없는 경우라면 누가 소중한 딸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임신과 출산을 하고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일입니다. 동화속 세계가 아닌 것입니다. 아이가 앙앙거리고 먹을 것 달라고 보채는 순간 동화의 세계는 깨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니 직장도 없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면 결혼 승낙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http://www.artsnews.co.kr/news/90679


그런데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임신이란 게 문제입니다. 임신을 했기에 분노하지만 임신을 했기에 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임신만 아니라면 부모 자식 사이 끊어버린다는 배수진을 치고 결혼 승낙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임신을 했다면 상황은 묘하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제 자식이 이런 상황이라면 기분 더럽게 나쁘고 자식 부모 사이 끊고 싶을 정도로 화가나겠지만 결국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식이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은 부인 할 수 없는 현실인 것입니다. 현실적인 부모들은 이 현실적인 '임신' 이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모의 결혼 반대에 직면한 커플들이 '임신' 을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겠죠.


결국 임신이 마법의 성에 빠진 강호- 다혜 커플의 비상구가 되는 셈입니다.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지만 부모로서도 어쩔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론은 뻔해지는 것이지요. 김종대나 송인숙이 결혼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나저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앞뒤도 돌아보지 않고 결혼이라는 마법의 성에 갇힌 강호-다혜 커플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그 이후가 더 걱정입니다. 결혼은 단지 현실로 들어가는 관문에 불과합니다. 결혼 생활이라는 현실 속에서 그저 동화처럼 소곱장난이나 하면서 살아 갈 수 있을까요? 아무리 마법의 성에서 그들 둘 만이 호의호식하며 걱정 없이 살아간다고 결국 현실로 돌아와야 할 텐데 말이죠. 아 정말 갈수록 태산인 커플입니다.


첫번째 이미지: http://news.jkn.co.kr/article/news/20100719/6287993.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