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소식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왜 애잔할까?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왜 애잔할까?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은 마지 불문율처럼 7080년 세대들에게는 애잔한 낙인이 찍힌 날이다. 아마도 가수 이용의 불멸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의 영향이 절대적일 것이다. 우리의 가슴 속에 원래 시월의 마지막 밤이 애잔함을 자아내는 것인지 아니면 이용의 노래가 애잔함을 자아내는 날로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가슴 한켠에 애잔함이 서리는 그런 날인 것 만큼은 틀림이 없다. 


9월의 마지막 밤이 어감상, 감정상 더 좋다. 그런데 조금은 여름의 열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은 더운 기운의 짜증스런 습기가 서려있다. 9월은 그래서 조금은 짜증스럽다. 몸의 물기가 아직 마르지 않은 촉촉함이 느껴진다. 또 한 해가  끝나기에는 여전히 3개월은 길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2월쯤의 마지막 밤은 어떤가? 1, 2월은 출발 선상에 있는 시간이다. 누구와 헤어지기도 어중간한 계절이다. 아직은 꽃샘추위가 매섭다. 누군가를 보내주고 또 떠나기에는 생명의 기운이 감도는 계절이다. 생명을 잉태해야할 계절에 누군가와 이별의 감정을 나눈다는 것이 애잔한 김을 자아내지만 어딘지 현실적인, 좀 속되게 말하면 보험을 든 느낌이다. 허허벌판의 그 느낌이 아니다. 떠나보면 젊은 시절을 반추하고 앉아 있기에는 여전히 추운 계절이다.  바닷가도 그렇고, 노천 카페도 그렇다. 오히려 젊음 감정이 더욱 어울리는 계절이다.  

 
이미지 출처 http://cafe.daum.net/rnjschddhqkf/CwLm/393?docid=17KGq|CwLm|393|20080924152718


그리하여, 10월은 어떤가? 왜 10월인가? 그기엔 어떤 절묘함이 있는가? <잊혀진 계절> 탓일까? 10월은 길목의 계절이다. 11월과 더불어 12월의 끝이 그다지 아득하지 않은 계절이다. 끝이 보이는 계절이다. 터널을 빠져나오기 직전의 그런 지점. 애잔하게도 절묘하게도 죽음이 형형색색으로 묻든 낙엽이 되어 떨어져 준다. 마치 멋진 삶의 배경처럼 말이다. 이별하기 좋은 계절이다. 낙엽으로 떨어져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계절이다. 낙엽처럼 잊혀져 가는 계절이다. 물기 없는 계절이다. 지나온 계절들이 잊혀져 가고 끝의 정점을 향해 나아가게 될 때 뜻 모를 아쉬움에 젖어든다. 



노래 하나가 만들어준 관습이겠지만, 그래도 시월의 마지막 밤은 애잔함이 더한 계절이다. 감정은 절대적이고 계절을 탄다는 것이 넌센스이지만, 그럼에도 시월의 마지막 밤에는 술이라도 한 잔 기울이며 삶을, 사랑을, 추억의 아쉬움을 노래하고 싶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