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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때문에 피겨 스케이트가 국민스포츠로?

 

김연아 때문에 피겨 스케이트가 국민스포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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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한국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가 200점을 훨씬 넘는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 해 초에 세웠던 207.71점을 갱신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경사입니다. 어려운 경제에 김연아의 우승 희소식은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러넣어주기에 충분합니다. 박세리 선수 생각이 납니다. 박세리는 1998년 LPGA US 오픈에서 '양말 투혼' 이라 불리는 감격의 샷을 선보이며 우승하는 쾌거를 세웁니다. 새벽에 그 경기를 보던 필자의 감정이 얼마나 격했는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는 IMF사태로 국가의 경제 사정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랬기에 그 감격은 더 컸는지도 모릅니다.  우승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떨쳐내고 역전 우승을 한 박세리의 '불굴의 정신'에  감탄하고 감탄하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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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골프가 대중화의 길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물론 골프는 아직도 사치스런 스포츠로 여겨지지만 골프 인구는 엄청 늘어난 듯 보입니다. 스크린 샷이나 골프연습장을 도처에서 흔히 볼수 있기 때문이며 골프 패키지 여행까지 생긴 걸 보면 그러한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인지 LPGA에서 그 이름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박세리의 우승 소식은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박세리 선수가 슬럼프에 빠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슬럼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떨치던 박세리는 이제 국민들의 마음에서 지워진 듯합니다.

박태환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시아인의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고 수영 자유형 400m에서 해켓을 물리치고 우승하던 장면, 그리고 북경 올림픽에서 우승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우리가 상상해 보지도 못한 꿈을 현실에서 실현에 놓은 박태환 선수는 진정 우리의 영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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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년 그리스 세계 선수권 예선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그 인기가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젊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박세리 선수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박태환의 경우도 안타깝긴 마찬가지입니다.

북경 올림픽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입니다. 북경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은 너무 잘 싸워주었습니다. 특히 역도의 장미란 선수 같은 경우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장미란 선수의 금메달은 정말 값진 것이었습니다. 박세리나 박태환의 우승과 버금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더 한 영광입니다. 왜냐하면 스폰스나 국민적인 지원이 상대적으로 열악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장미란 선수에 대한 찬사는 한 때의 소나기와 같았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충 추측해보자면, 돈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골프와 수영은 돈이되는 종목입니다. 역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박태환과 박세리는 광고 수입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스포츠 마켓팅의 필요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도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만약 장미란 선수의 외모가 작용했다면 그건 너무 천박한 스포츠 마켓팅의 속성이겠지요. 아무튼 장미란 선수는 박태환, 박세리 선수와 같은 사회적인 신드롬 효과를 얻어내기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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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상업주의가 국민들을 상대로 타켓팅 하고 확산시키는 메커니즘이 너무 천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또한 우리에게 수영과 골프, 피겨 스케이팅 같은 세련되고 사치스러운 것에 대한 동경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합니다. 같은 엘리트 스포츠라도 수영과 골프는 더욱 더 귀족적인 인식이 강합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와 명예에 대한 동경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사교육으로 만연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학벌의식과 경재의식을 더욱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입니다.

김연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김연아의 우승에 대한 찬사와 기대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습니다. 김연아의 우승은 우리 국민과 국가에 자랑스러움과 강한 자존심을 세계에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 아닙니다. 김연아에 대한 사랑과 찬사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서 지적한 두가지의 문제 때문입니다. 혹 김연아가 슬럼프에 빠질 수 있고 김연아를 능가하는 선수들이 갑자기 나타날 때도 김연아에 대한 애정은 지속되었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피겨 스케이트에 대한 사랑도 끊이지 안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째는, 장미란 선수의 경우에서 지적했듯이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트가 고상하고 세련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사회적인 키워드로 너무 확대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그 이면에는 역도도 있고 양궁도 있고 레슬링, 복싱도 있는 것입니다.  세련미와 고상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스포츠 마켓팅이 오히려 천박하게 보입니다. 가득이나 우리 사회가 학벌과 명예를 위해 지나친 경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설상가상으로 재능과 능력 마저도 그 고하가 고착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김연아 선수가 귀국할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우승은 그 우승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 마켓팅으로 우리 사회를 휘저어 놓지 않기를 바랍니다. 좀 더 차분해졌으면 좋겠습니ㅏ.